손수건도 준비합니다

김성국 목사

발행인, 퀸즈장로교회 담임

여러 목사님들이 격려를 해주신다. '준비하시는데 많이 힘드시지요' 질문도 해주신다. '어떻게 준비하시나요?' 질문에 대한 분명한 답변이 필요하다. 오는 5월에 교단 총회가 뉴욕에서 열린다. 필자가 속한 노회와 교회가 준비하여 섬기게 될 총회이다.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까. 그 네 가지 준비는 이렇다. 첫째는 예배이다. 수백명의 목사님, 장로님, 사모님 그리고 성도들이 함께 모여 존귀하신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가 얼마나 장엄할지 생각하면 벌써 가슴이 벅차오르고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목마른 사슴이 시냇물을 찾기에 갈급함 같이 하나님의 임재가 가득한 예배 중심의 총회가 되길 갈망하며 준비한다. 부르신 총회에서 우리는 예배드릴 것이다. 어떤 상황에도 예배드릴 것이다.

 

둘째는 축제이다. 5월은 축제의 계절이다. 온 세상이 축제를 펼치기에 가장 멋진 계절이다. 어떤 축제에 가야 할지 망설일 정도로 다양한 축제가 사람들에게 손짓한다. 그러나 이리로 오시라. 오는 5월의 총회는 가장 화사한 축제가 될 것이다. 그리웠던 아름다운 사람들과의 만남이기 때문이다. 길고 슬펐던 팬데믹의 터널을 지나 새롭게 다가온 시간과의 만남이기 때문이다. 오래 움츠렸던 어깨를 펴고 함께 어깨를 걸고 덩실덩실 춤을 추며 기쁘게 노래할 것이다. 지상의 어떤 축제가 우리의 축제와 견줄 것이며, 세상의 어느 누가 우리의 기쁨을 앗아갈쏜가.

 

셋째는 위로이다. 이민 목회 여정은 찬바람이 휘몰아치는 광야의 길과 다름없다. 이민 목회자의 쓰라린 아픔은 주님만이 아신다. 그 험한 목회 길을 눈물을 머금고 함께하신 분들이 있으시다. 자신의 이름을 자신도 잊은 사모님들이시다. 정호승 시인은 이렇게 말한다.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것이다.' 이렇게 바꿀 수 있지 않겠는가. '울지 마세요. 외로우니까 사모님이신가 보아요. 사모님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시는 것인가 보아요' 그날에 주님이 사모님들의 눈물을 꼭꼭 닦아 주실 것이다. 그 흐르는 눈물을 잠시나마 닦아 줄 손수건이 이 땅에서도 필요하지 않을까. 총회가 사모님들의 눈물을 닦아줄 손수건의 역할을 하였으면 한다. 사모님들의 마음을 따듯하게 위로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넷째는 계승이다. 총회는 여러 회무가 논의되고 안건이 처리되는 가운데 교단의 정체성을 견고케 하는 중요한 시간이다. 그 정체성을 확인하는 것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다음세대에 계승하는 일도 동시에 중요하다. 우리의 성경적인 유업들을 다음세대에 차질없이 계승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총회에서 처리되는 안건들이 성경에 엎드리는 모습을 보인다면, 그리고 회무 밖에서도 우리 모두가 성경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다음세대는 손을 내밀어 우리가 계승하고자 하는 유업들을 자랑스럽게 이어받을 것이다. 계승의 총회를 위해 성경의 다림줄이 회무와 일상에 선명히 드리워지도록 기도하며 준비한다. 

 

02.04.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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