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 우리는 누군가

김성국 목사

발행인, 퀸즈장로교회 담임

그들은 누군가. 그들은 남은 자였다.

거친 폭풍이 몰아치는 40년 광야를 지나는 동안,

주신 사명 다 이루고 하늘에 이른 자 있었다.

남은 사명 이루라고 그 땅에 남겨진 자도 있었다.

여호수아와 함께 요단 강변에 남겨진 이스라엘 백성들.

그들은 남은 자였다. 남은 그들 앞에 무엇이 있었는가.

그들의 목숨을 다 삼키겠노라며 요단강이 매섭게 넘실거렸고

요단강 건너편 저 가나안 땅에는 장대한 일곱 족속과 

난공불락의 성들이 무섭게 버티고 서있었다.

 

하나님은 그 때, 그곳에, 남겨 둔 그들에게 무엇을 원하셨는가.

머무르던 자리에서 지체 없이 일어나 떠나라고 하셨다. 

앞서가는 언약궤에 잠시라도 눈을 떼지 말고 따르라고 하셨다.   

요단강에 발을 담대히 내디디며 거침없이 건너라고 하셨다. 

가나안 족속을 진멸하여 확실하게 

그 약속의 땅을 되찾으라고 하셨다. 

떠남에 기이한 내일이 있고, 따름에 

풍요한 희망이 있고, 

건넘에 찬란한 승리가 있고, 

찾음에 그윽한 안식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면 우리는 누군가. 우리도 남은 자이다.

2020년 불어 닥친 거센 코비드19 폭풍 가운데, 

주어진 길 다 달리고 이제는 

은혜로우신 주님 품에 안긴 자도 있다.

이 땅에서 아직도 가야할 길이 있기에 남겨진 자도 있다.

그 남은 자가 바로 우리이다. 

남겨진 우리 앞에 무엇이 있는가.

이제껏 볼 수 없었던 지독한 

절망의 강이 기세등등하게 출렁이고 있고

사단의 교묘하고 견고한 진들이 

모든 영역에서 주인처럼 자리 잡고 있다. 

 

하나님은 이 때, 이곳에 남겨진 

우리들에게 무엇을 원하실까.

지금 머물러 있는 자리에서 시간 낭비하지 말고 

과감히 떠나라고 하신다.

저기 앞서가시는 예수님만 똑바로 바라보고 

잘 따르라고 하신다.

거친 절망의 강줄기를 대담하게 

갈라 치며 건너라고 하신다.

모든 영역에 들어앉은 견고한 진들을 

부수고 뺏긴 것들을 다시 찾으라고 하신다.

떠남에 놀라운 미래가 있고, 따름에 영원한 소망이 있고,

건넘에 온전한 성취가 있고, 

찾음에 하나님 영광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 남은 자는 그날까지 결코 낙오되지 않는다.

우리 남은 자는 끝 날까지 남은 자로만 살 것이다.

 

06.06.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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