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SIDE DOWN KINGDOM

-3.1 독립선언 100주년에 부쳐-
김성국 목사

발행인, 퀸즈장로교회 담임

“기미년 삼월 일일 정오 터지자 밀물 같은 대한독립만세 태극기 곳곳마다….”

3.1절 노래는 정오라고 하지만 실제는 1919년 3월 1일 오후 2시였다. 기독교인 16명을 포함한 민족대표 33명이 태화관에서 모여 미리 준비된 3.1독립선언서를 선포했다. 그 날 탑골공원에서도 외쳐졌다. 그 후 전국에 들풀처럼 번진 독립선언은 일본의 강점에 눌리고 시달린 모든 한국인 스스로에겐 보다 분명한 항일 독립운동의 방향과 용기를, 일제에겐 당혹함과 두려움을, 비슷한 처지의 주변국가에는 희망을, 세계만방에는 경이로움을 안겨주었다. 이 작은 씨앗이 다양한 요인과 함께 어우러져 마침내 1945년 8월 15일의 광복을 이루어내었다. 광복 후 만 5년이 되기 전에 북한이 도발한 6.25전쟁과 보리 고개의 골짜기를 거치는 크나 큰 위기도 있었으나 대한민국은 끝내 큰 발전을 이루었다. 

하나님의 나라는 “전복(顚覆)의 나라(UPSIDE DOWN KINGDOM)”이다. 약한 자가 강해지고 강한 자는 약해진다. 그 나라에선 눈 먼 자가 눈을 뜨고, 걷지 못한 자는 다시 걷게 된다. 지극히 작은 겨자씨가 큰 나무로 자라나는 것이 그 나라의 원리이다. 얼마 전 한국에서 제작된 “말모이”라는 영화에서는 일본 강점 하에 우리나라 말을 빼앗긴 아픔을 처절히 보여주었다. 한국말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던진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실화적 영화였다. 일본에게 왜 말만 빼앗겼겠는가. 

그토록 약하고 처참했던 대한민국이 3.1 독립선언 이후 놀랍게도 100년 만에 여러 면에서 거대한 나라가 되었다. 대한민국이야말로 upside down kingdom의 진면목을 잘 보여주었다. 이런 한국의 모습을 앞서 보여준 나라는 어디인가? 이스라엘이다. 애굽에서 노예 생활하던 이스라엘도 upside down kingdom이 되어 가나안 땅에서 번영을 이루었다. 안타깝게도 이스라엘은 그 번영을 제대로 이어가지 못하고 남북으로 나뉘었다가 앗수르와 바벨론에 의해 멸망당하고 말았다. 이스라엘 나라가 애굽에서 가나안으로, 가나안에서 바벨론으로 계속 upside down kingdom 된 것처럼, 지금의 한국도 upside down kingdom이 반복될 위기를 맞고 있다. 왜 이런 일이 빚어지는가. 그것은 upside down kingdom 속에 있는 하나님의 현존을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려울 때는 눈물콧물 쏟으며 하나님을 찾다가 조금만 잘 되면 다 자기가 잘나서 그렇게 된 줄 아는 것이다. 번영의 때에 하나님을 찾지 않고 또 다시 바벨탑을 쌓으려는 기세를 보인다. 

새 시대를 선언한 기미독립선언서 자체에서는 어디에서도 교만함을 엿볼 수 없다. 그 선언문이 기초되고 완성되고 외쳐지고 확산되는 데는 기도의 눈물들이 겸비하게 서려있다. 그 눈물을 기억하신 하나님께서 약한 나라를 강하게 역전 시키사 upside down kingdom으로 만들어 주셨건만 100년 전의 그 겸손은 어디가고, 강한 자가 약해지는 재역전의 upside down kingdom을 자초하려함은 무슨 일인가.

...아아, 新天地(신천지)가 眼前(안전)에 展開(전개)되도다. 威力(위력)의 時代(시대)가 去(거)하고 道義(도의)의 時代(시대)가 來(내)하도다....

 

02.23.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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