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심장 갖고 주님의 선교해야

김호동 목사(GMS 인터내셔널 디렉터)

[세계 선교사 파송국 수위를 다투는 한국이 ‘선교한국’이 된지는 꽤 된다. 한국 장로교단 중 최다 교회를 보유한 예장합동 해외 선교회 GMS(Global Mission Society)의 인터내셔널 디렉터로 2년째 사역 중인 김호동 목사(전 불가리아 선교사)가 뉴욕을 방문했다. 김호동 목사는 한국 선교계의 근황을 전하며 선교가 나가야 할 방향과 비전을 제시했다. ]

“불가리아에서 20년을 사역하고 본부로 돌아와 2년째 GMS를 섬기고 있습니다. 그동안 GMS내의 어려운 상황들을 정리하고 선교지를 순회하면서 선교지 사역관리와 선교지의 사역 방향성이 제대로 되었는가, 즉 지역적 실정에 맞는 선교를 하는가 등에 대해 점검하고 있습니다.”

GMS는 현재 102개국에 2003명의 선교사를 파송하고 있다. 100여 개국을 모두 순방하지는 못했지만 70여 개국을 다녔을 것이라고 밝힌 김 목사는 지역별 대륙별 선교사 모임에 참석하며, “모든 선교사들이 열정을 갖고 사역하지만 현장 검증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선교 정책 및 철학은 현장 재생산”이라고 못 박은 김 목사는 선교지에 ‘큰 교회 하나 세우기’가 목적이 아니고, 노회나 총회의 기능을 갖고 신학교 등과 유기적 조직을 갖고 사역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성공적인 예로 필리핀의 경우를 들었다. 30년 전 선교사를 파송한 필리핀은 교회를 개척하고 신학교와 교단을 조직해 현재 250여 교회가 유기적 재생산이 이뤄지고 있다. 그에 반해 태국은 선교역사는 깊지만 사역이 산만해 결집력이 없어 힘이 없다며, 그러나 지금이라도 재정비 재정렬하면 현재 160개 교회가 하나의 총회로 결성돼 많은 결실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 선교사들이 개인적으로는 사역을 잘하는데 본부와의 연결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우즈벡스탄 같은 곳도 늦게 시작돼 여건이 어렵지만 신학교, 교단을 세워서 규모는 작지만 조직을 갖춰 자생적 구조를 만들었다. 어떤 지역은 조직교회가 잘되어 있고 또 어떤 지역은 교회조직이 잘돼 있지만 활력이 없기도 하다. 특히 공산권 하 선교사들이 있는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 목표라고 김 목사는 설명했다.

김 목사는 “한국교회가 위기상황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목회자나 교인들이 심각하게 깨닫지 못합니다. 경제가 침체됐다고 해도 피부에 와 닿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것처럼 기독교도 수치로 보게 되는데 교회성장의 바로미터가 선교입니다. 한국교회가 힘이 약해지면 선교비가 줄어들고 선교사 파송이 줄어듭니다. 지난달 유럽 지부장 회의를 주재했는데 우크라이나에 파송된 11가정 중 4가정만이 파송교회가 있었습니다”라며, “현재 한국선교는 체질개선에 몸부림을 치고 있습니다. 완만한 하향곡선이 아니고 절벽위에 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유럽교회와 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목사는 선교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목회자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선교학은 필수이며 기본이라는 의식이 신학교부터 있어야 한다며 한국교회는 토마스, 언더우드, 아펜젤러 선교사들이 꽃피운 결과라고 말하고 “선교는 교회의 본질”임을 역설했다. 아울러 김 목사는 “요즘 한국교회가 가치기준 및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다”며 “많은 프로그램들을 왜 해야 하는가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목사는 목사로서 성도는 성도로서의 본질성을 회복하고 교회가 방향성을 가지고 나가면 추진력이 생긴다”고 말했다.

또 김 목사는 “예수님의 지상명령은 12사도에게만 하신 것이 아니고 모든 성도들에게 주어진 부담이다. 선교적 삶을 살아야 행복하고 가치가 있다. 콩나물 팔아도 하루 3끼 삶이 선교적 삶이라고 생각할 때 행복하다. 전도적 삶을 살 때 비즈니스도 하나님이 축복하신다”고 말했다. 현재 예장합동 1만3천교회 중 선교사를 파송하는 교회는 580교회뿐이다. 신학교를 졸업하고 교회를 개척하더라도 선교하면서 시작하는 교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한 김 목사는 “교회는 교회로서의 본질과 정체성을 회복하고 선교사는 선교의 방향성을 회복함으로 자기 주관이 아니라 주께서 원하시는 방향성을 찾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현지인 사역자 양성이 가장 중요하다. 교회개척 숫자가 문제가 아니라 현지 리더십 양성이 중요하다. 요즘 추세는 선교사 파송도 중요하지만 선교자원을 현지에서 조달하는 선교자원 발굴이 요청된다. 재정, 인적 자원선교비가 꼭 한국에서만 갈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또한 선교 추천지역으로 “쿠바 등 선교사 극소수 지역이 많다, 세르비아도 3가정뿐”이라며, “요즘은 정보가 오픈돼있으므로 선교지망생들이 더 잘 알고 있다”고 말하고 “전략적으로 어떤 선교지를 택하겠는가 하는 문제는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얻기 바란다”고 말했다.

“결국 하나님이 보시는 눈이 다르다. 제자들은 네 달이 지나야 한다고 말했는데 예수님은 희어져 추수할 때가 됐다고 하셨다. 삶의 열매가 없는 것은 주님과 시각의 눈높이를 못 맞춰 그렇다”고 강조했다. 김호동 선교사는 마지막으로 선교사 지망생들에게 “주님의 선교를 해야 합니다. 선교는 내 사역이 아닙니다. 그럴 때 팀 사역을 할 수 있습니다. 선교는 주님의 심장 가지고 현장에 맞는, 그 나라에 필요한 교회를 세우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유원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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