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바알에게 무릎 꿇지 않은 7천을 찾아라!
인/터/뷰

김승천 목사(파리 퐁뇌프장로교회 담임)

“파리는 유럽 뿐 아니라 북아프리카 불어권 선교의 전진기지로 중요한 역할을 감당할 수 있는 곳입니다. 선교대국으로서 한국의 미래선교에 큰 능력을 발휘하게 될 지역이지요. 현재 파리 시내 한인교회가 15개 정도 되는데 이중 7개 교회가 새벽예배를 함께 드릴 정도로 연합이 잘되고 있습니다.”

파리(퐁뇌프장로교회)에서 목회하는 김승천 목사가 집회 차 뉴욕을 방문했다. 1987년 말 여행차 파리를 방문한 김승천 목사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목회의 길을 걷게 됐다. 프랑스에는 학생, 주재원, 대사관 직원 등 1만5천명 정도가 거주하며 파리근교에 1만 명이 살고 있다. 그러나 교회 출석은 2천여 명. 한국인 숫자에 비해 저조한 이유는 드러나고 싶어 하지 않는 개인주의 때문이다. 그러나 한인교회들은 잡음 없이 잘 연합하고 있다.

다음은 김승천 목사와의 일문일답.

-어떤 비전을 갖고 있는지?

목회적 비전은 프랑스와 유럽 목회사역을 잘 성장시키는 것이다. 불어권 아프리카를 겨냥한 유럽선교정보센터(CIME)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 교회들이 아프리카와 아시아에서 성과주의 모습을 보이는데 이를 파리에서 걸러줄 수 있는 브리지 역할을 하고 싶다.

파리는 2세 선교의 좋은 자원을 가졌다. 즉, 불어권 선교와 모슬렘 선교 두 가지를 묶어서 할 수 있다. 현재 유럽에는 재 복음화가 탄력을 받고 있다. 지난 2월에도 순복음교회를 빌려 유럽 재복음화 선교컨퍼런스를 가졌다. 다시 한번 유럽 복음화의 불길을 붙일 수 있는가가 최대 선교이슈였다. 현지 지도자를 초청해서 매달 선교 세미나도 개최한다. 프랑스 교단 신학교 관계자들도 한국교회에 관심이 많다. 또 한국인이면서 프랑스 교회를 목회하는 2세가 있고 1세 중에도 있다. 2세들을 잘 길러서 도전을 주기 위해 유러비젼 포럼을 매년 한다. 내년 코딤넷(선교동원가) 선교한국 전문가들이 파리에서 회의를 하는데 파리 젊은이들이 선교에 많이 동참하기를 바라고 있다.

-선교사 지망생들에게 하실 말씀이 있다면?

하나님은 여전히 당신이 가장 기뻐하시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선교 사역지로 많은 사람들이 헌신하고 나오기를 기대하신다. 그러나 선교지는 할일 없는 사람들의 집결지가 아니다. 지금까지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준비 없이 선교에 뛰어들었다. 그래서 선교지에서의 시행착오들을 무용담을 지나 영웅담처럼 이야기 할 때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아무리 최선을 다한 준비에도 부족은 늘 있겠지만 그래도 너무 어처구니없는 실책은 그만큼 선교를 더디게 한다.

선교는 언어의 준비만 필요한 게 아니다. 문화도 알아야 하고 그들의 필요도 알아야 한다. 복음을 어떤 그릇에 담아서 전할 것인지에 대한 면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그래서 한번도 가보지 않고 그냥 선교지에 도착해서 부딪히기 보다는 몇 번에 걸친 답사와 문화의 적응 훈련을 갖고 전략적으로 계획이 수립되면 좋겠다. 또 선교는 돈으로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선교사로 나가기를 원하면 우선 선교사역보다는 후원자들의 모집을 위해서 더 많이 기도하면 좋겠다. 오랜 시간 비전을 함께 나누는 사람들의 기도와 물질의 후원을 받으며 선교 사역을 시작하면 좋겠다.

선교사들 중에는 관계성이 약한 분들이 너무 많다. 훈련되지 않은 까닭이다.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가족이나 목회자들부터 비전의 동역자를 삼고 친족과 친구 그리고 하나님이 만나게 하시는 사람들과의 관계 훈련을 잘 가지며 선교사를 꿈꾸면 좋겠다. 물론 모든 준비보다 우선하는 것은 늘 맑고도 뜨거운 영성이며 하나님을 사랑하고 한 영혼을 사랑하는 열정에 붙들려 있어야 한다.

-한국 교회나 미주 한인교회들과 목회자들에게 해주실 말씀은?

한국 교회나 디아스포라 한인교회들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과 기대가 충만한 것을 믿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다만 외국에서 오랜 시간 사역하면서 한국 교회를 볼 때 너무 본질로부터 먼 것에 집착하고 있는 모습을 많이 보게 된다.

개인적으로 대형교회를 비판하는 입장은 아니다. 그러나 대형 건축물에 집착하는 것은 지금의 지향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형교회를 이루기 위해서 대형 건축물이 필요한 게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그렇지가 않다. 한국 교회는 대형 예배당 건축과 교회의 역동성을 바꾸고 있다. 유럽에 오래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유럽의 많은 성당들과 교회들이 건물의 무게 때문에라도 변화를 꽤하지 못한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지금까지 방문한 한국의 많은 교회들 중에서 이 교회는 정말 건축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한 교회가 건축을 추진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요즘 미국이나 혹은 해외에 있는 목회자들이 한국 교회로 많이 유입되고 있다. 복음의 열정이 뜨겁고 목회적 관점이 분명한 많은 목회자들이 한국 교회를 새롭게 했으면 좋겠다. 미주 한인교회들 중에는 한국보다 더 한국적인 교회도 있고, 역동적이고 새로운 교회들도 많이 있다. 그래서 한국 교회가 결코 쉽게 무너지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엘리야의 때에 바알에게 무릎 꿇지 아니한 7천을 담겨 두신 것처럼 모든 목회자들이 퇴행하는 관점을 가진 것은 아니다. 늘 감동적이고 감격적인 하나님과의 관계를 소망하면서 오늘도 한 영혼을 사랑하기 위해서, 나라와 민족, 전 세계의 복음화를 위해서 진정성을 가지고 하나님 앞으로 나아가는 많은 목회자들이 세계 구석구석에 있다는 것을 믿는다.

-그 외에 특별히 강조하고 싶은 것과 비전이 있다면? 토미 테니의 “하나님의 드림팀”이라는 책에서 계속 언급하고 있듯이 하나되는 꿈을 이루어가는 교회가 되기 위해 공동체의 울타리를 허무는 사상의 작은 여우들을 잡아내고 사단의 세력으로부터 교회를 더욱 공교하게 지켜야겠다.

많은 사람들이 안티 기독교인들을 두려워한다. 그보다는 믿음 없는 성도들이 더 두려운 것이고 그 심각성을 모르는 교회가 더 두려운 것이다. 하나님의 심판은 언제나 그 시대나 상황이 악해서라기보다는 그 속에 찾으시는 믿음의 사람이 없기 때문이었다. 세상이 우리를 망하게 할 수는 없다. 하나님을 바로 구하지 못하는 우리 스스로 망한다면 모르겠지만...

* 김승천 목사는 1987년 도불했으며 유럽선교정보센터(CIME) 대표, KOSTE 유럽 후원이사장, 퐁뇌프장로교회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으며, ‘파리지성’ 칼럼니스트이기도 하다. 저서로는 “왼손 돕는 오른손”, “뒷문을 막아라” 등이 있다. 부인 인선애 사모와 성지, 성식, 성아 1남2녀가 있다.

이메일: pontneuf_k@yahoo.co.kr <유원정 기자>

Leave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