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리우드가 하고 싶은 것들을 성경에서 빌려왔다

I교회 담임 이재근 목사

[지난 8월 1일부터 5일까지 ITS 한국어 프로그램 여름집중강의 “기독교신앙과 영화읽기” 강의를 인도한 이재근 목사(북가주 팔로알토에 위치한 I교회 담임)를 만났다. 이재근 목사는 서울장신대학교 학부를 졸업한 뒤 목회학석사(M.Div.)와 조직신학 전공으로 신학석사(Th.M.) 학위를 취득한 뒤 지난 2005년 9월 미국으로 유학 왔다. 유학을 오기 전 10년간 교육전도사부터 풀타임 사역까지 10년간 사역을 한 바 있다.]

“학부 때부터 유학을 결심하게 되었어요. 좋은 학교에서 Ph.D까지 공부한 뒤 서울장신대학교로 돌아와 후학들을 위해 기여를 하고 싶었거든요.” 경기도 광주 시에 위치한 서울장신대학교 90학번인 이재근 목사는 신학을 하게 된 계기는 교회에서 학생부활동 등이 영향을 주게 되었다고 밝혔다. “제 집안이 4대째 장로교 가정입니다.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교회에서 자랐어요. 원래는 무역 쪽에 관심이 있었는데 교회에서 학생회 활동부터 봉사를 하다 보니 신학을 하고 싶고 목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01년 목사안수를 받고 2005년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GTU(Graduate Theological Union)에 입학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예장통합측 목회자가 유학길에 오를 때는 프린스톤신학교를 진학하게 되는데 GTU로 진학하게 된 것에 대해서는 입학허가를 가장 먼저 받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입학지원서를 낼 때 학업계획서를 내야 했어요. GTU를 가게 된 것은 가장 먼저 입학허가가 난 것도 있지만 장신에서 Th.M 논문을 성령론에 대해서 썼던 것도 한 몫 하게 된 것이고요. 그리고 9개 교단이 GTU와 관계를 하고 있기에 폭넓은 신학적인 경험을 가질 수 있기도 하고요.” 현재 보스턴대학교에서 문화전도학을 전공하며 Ph.D.과정 중에 있는 이 목사는 한국 신학계에서는 생소한 영화를 비롯한 대중문화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GTU에서 시네마 수업을 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0대 시절에는 빨리 Ph.D까지 해서 교수가 되고 싶었어요. 하지만 목회를 하면서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정말 Ph.D를 해야 할까? 라는 질문을 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기도하면서 고민을 하게 됐는데, 제 기질에 잘 맞는 공부를 하는 것이 좋겠다 싶었어요. 그러다가 GTU에서 시네마 수업을 들었는데 그때 든 생각은 ‘이걸 해야겠다’라는 것이었습니다.”

GTU를 졸업하고 보스턴대학교 박사과정(Ph.D)에 입학을 한 후 영화분야 공부를 할 때 자칫 흐트러질 수 있는 신학적인 기반은 서울장신에서 조직신학을 전공했던 것이 영화에 대한 신학적인 구조를 잡아주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또한 영화에 대한 공부를 할 때, 많은 격려를 받았던 것이 힘이 됐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 신학교의 심리학교수인 루이스램보 박사님이 제가 영화관련 공부를 한다고 하니까 ‘나 자신이 시네마 수업을 하고 있지만 박사를 기를 정도는 아니라고... 하지만 이 분야는 신학계에서 앞으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라고 말씀하시면서 격려를 해주셨고 박사과정에 입학할 때도 추천서를 써주시기도 했어요.”

보스턴대학교에 재학하면서 KBS 통신원으로도 활동했던 이 목사는 KBS PD가 이쪽 분야를 공부한다는 말에 학위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게 되면 독보적인 존재가 될 것이라는 말도 들었다며, 아마 영화를 비롯한 대중문화는 한국 신학계에서 미개척분야이기에 나오는 이야기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보스턴대학교에서 학업을 이어가면서 그리고 영화관련 강의를 교회나 학교에서 하면서 자주 듣는 질문으로 반기독교적인 영화와 기독교적인 영화라는 이분법적인 것을 접하게 된다고 말했다. “헐리우드에서 제작되는 영화들이 반기독교적인 성향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럴 때 마다 생각하게 된 것은 기독교적인 영화가 무엇일까? 또 반기독교적인 영화는 무엇일까? 입니다. 보편적 가치에서 선한 가치가 충분한 기독교적 신앙과 양립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정말 실질적인 복음을 이야기하려고 하면 이런 논리는 성립하지 않게 됩니다. 헐리우드에서 성경이야기를 왜곡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그들이 하고 싶은 것들을 성경에서 빌려온 것이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보는 성경의 내용역시 당시 문화적 상황의 것을 차용해서 쓰여졌듯이요. 그런걸 보면 순수한 크리스천 문화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비성서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라는 분야로 박사공부를 하는데 있어서 애로사항은 개척자이기에 맞이하게 되는 것들이라는 것이다. 즉 신학계에서는 생소한 분야이고 자신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모르게 될 때라는 것이다. “어떠한 분야든 첫 번째로 도전하는 분들이 공통적으로 갖는 어려움일거에요. 저 역시 그렇거든요. 신학적인 부분에서 영화와 대중문화를 다룬 Ph.D 논문이 전무하다시피해요. 그리고 이쪽 분야에서 제가 처음이다 보니 제대로 가고 있는지도 불분명해질 때도 있고요. 어떨 땐 시대착오적인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에 대해 고민이 될 때도 있어요. 그럴 때 방향을 잡아주고, 저를 객관적으로 봐줄 수 있는 분이 계셨으면 하는 아쉬움이 생깁니다.” 앞으로 이재근 목사와 같은 영화와 대중문화 분야에 뛰어드는 후배 신학도들에 대해 그는 이렇게 말한다.

“영화 쪽을 깊이 있게 알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보스턴대학교에서 1년간 수업시간에 크리티시즘에 이야기하는데 이해를 하지 못하고 지나간 적이 많거든요. 이러한 경험을 비춰볼 때 일찍 영화판을 경험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방배동 성민교회, 예능교회, 동부제일교회에서 10년간 교육전도사에서부터 찬양사역과 전임교구장사역까지 경함한 이재근 목사는 현재 아이교회에서 담임목사로 사역하고 있으며 실리콘 밸리 지역에서 대중문화, 아트미디어 등을 통한 사역을 실행해 나갈 계획이다.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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