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교회에서 유아세례를 줄 때나 병자를 위한 기도를 할 때 어떤 목회자는 기도 받는 사람의 머리에 십자가를 긋는 것을 보았는데 그것이 과연 성경적인지 알고 싶습니다. 그리고 어느 권사님이 기도할 때 담임목사님을 당회장 목사님 혹은 성직자라고 하는데 이 칭호도 옳은 것인지 답변해 주시기 바랍니다.
- LA에서 신학생 드림
A: 좋은 질문입니다. 질문이 3가지인 것 같습니다. 유아세례나 치유를 위한 기도 때 아이나 사람에게 십자가를 긋는 문제가 첫 질문입니다. 과거 초대교회 예배는 형식적인 면에서 단순했고 내용면에서 철저하게 말씀 중심이었습니다. 그러다가 4세기 초 핍박의 시대가 지나가고 예배에 세상적 요소가 가미되면서 예배가 점점 화려해지고 복잡해지며 형식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예배 때에 성호를 긋고 분향하는 등 인위적인 요소들이 많이 가미되었고 사제가 성만찬 할 때도 실제 그리스도의 살과 피로 변한다는 화체설을 주장했기에 그것을 받아먹을 때 성찬상을 향하여 무릎을 꿇었습니다. 그러나 종교개혁자 쯔윙글리는 성경중심의 원칙주의자로 성경에 근거한 예배의 회복을 주장하였습니다. 그는 철저히 카톨릭의 잔재 청산을 밀어 붙였습니다. 그는 성경이 명하지 않은 것은 모두 거부했고 “성경이 정확히 하라고 명하지 않았으면 우린 해선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로마카톨릭의 전통적 상징을 가차 없이 떼어내고 불태우고 버렸습니다. 수많은 사제들과 수녀들이 결혼했습니다. 칼빈주의의 영향을 받은 청교도들 역시 성직자들이 카톨릭의 신부들과 비슷한 화려한 예복을 입는 것에 반대했고 세례를 줄때 성호를 긋는 것이나 무릎을 꿇고 성찬 받는 것을 다 카톨릭의 잔재로 보고 거부했습니다. 그러므로 십자가를 긋는 것은 카톨릭의 잔재라 볼 수 있고 개혁교회에서는 하지 않습니다.
두 번째는 담임목사님을 당회장 목사님이라 기도 때 칭하는 문제는 삼가하는 것이 좋습니다. 심지어 예배순서를 실은 주보나 게시판에도 당회장이라 쓰는 경우를 보는데 이것은 한국교회에서나 보는 현상입니다. 당회장은 영어로 Moderator라 부르는데 토론이나 회의의 사회자 혹은 중재자를 말합니다. 그러므로 당회를 주관하는 때에만 당회장이라 부릅니다. “당회 의장”이란 뜻입니다. 그 외의 시간에는 담임목사를 당회장이라 부르는 것은 바른 호칭이 아닙니다. 그냥 담임목사라고 칭하면 됩니다. 무지와 불안을 감추려고 권위 있는 척 애쓸 필요가 없습니다. 목사님들의 화려한 가운도 비성경적입니다.
세 번째는 목사님을 성직자로 칭하는 호칭 역시 옳지 않습니다. 개혁파 신학에서는 모든 성도의 직업은 다 거룩한 성직이며 교회의 모든 직분 역시 성직입니다. 그러므로 목사도 장로도 집사도 권사도 다 성직이요 성직자에 해당합니다. 정암 박윤선 박사의 개혁주의교의학을 보면 “목사에게만 하나님의 종, 하나님의 사자라는 칭호도 반대하고 목사나 장로나 집사 등 모든 직원은 동등한 것으로 직분의 동등성(Parity of ministry)을 강조하였습니다. 사역상 동등교리는 중세교회의 계급적 사제주의로 말미암은 교권횡포를 개혁하기 위한 개혁자들의 성경적 교리입니다. 이와 같은 동등의 원리가 지켜지지 않는 교회에서 지도자들에게 고집과 독재와 권리남용의 폐단이 생길 뿐 아니라 시기와 적대심이 성행하여 교회를 해치고 하나님께 욕을 돌린다”라는 달렌(Dellen)의 주장을 인용했습니다.
08.15.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