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부모(싱글)모임 인도자를 위하여(21) 이런 데가 있네…

한부모(싱글)모임 인도자를 위하여(21) 이런 데가 있네…

정기모임에 처음 참석하는 분들의 눈이 동그래지는 것을 보는데 그들의 눈은 이렇게 말하는 거 같습니다. ‘신기하네… 혼자된 사람들이 많은 건 알지만 이렇게 온통 싱글들만이 모여 예배드리며 서로 얘기를 나눌 수 있는 데가 있네?’라고...

 

물론 다양한 모임을 통해 만나던 분들도 있지만, 일하면서 자녀들 양육하느라 외부와는 담을 쌓고 살면서 세월을 보낸 분들도 의외로 많습니다. 기독교인으로 교회에 가시는 분들 역시도, 부부로 참석하는 분들 앞에 스스로 위축되어 예배만 참석하곤 외골수로 지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얼마 전에 새로 온 한 여성분은 다른 싱글들은 어떻게 보내는지 궁금해 하면서 남성 멤버에게 ‘무얼 어떻게 만들어 먹느냐’는 질문을 해서 다 같이 웃기도 했습니다. 때로 어떤 분들은 제 사역을 보며 ‘정말 좋을 일 한다’고 격려해 주며 힘을 실어주기도 합니다.

 

그런데 장성한 자녀를 두고 경제적으로도 어느 정도 안정선에 들게 되고 장수시대를 살아간다고 하니, 남은 생애 혼자서 살 자신이 없는 듯 배우자를 찾으려하는 분들도 생기게 됩니다. 그런 분들이 때로 단체 내 커플이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인도자들은 긴장하게 됩니다.

 

사역자로 오랜 기간 지내오면서 그들의 성품에 대해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다고 생각할 경우, 누가 낫고 못하다는 뜻에서가 아니라 두 사람이 여러 면에서 맞지 않을 것 같은 마음에서, 또한 ‘이번에 실패한다면 자녀들을 포함해서 주위의 친지나 지인들로부터 무시당하지 않겠는가’하는 노파심에서 ‘한 번 더 생각해보라’는 조언을 하게 되는데 이미 가까워진 경우에는 참고가 전혀 되지 않고 관계만 불편하게 되는 것을 경험하곤 합니다.

 

10여 년 전 초창기 때만 해도 서로 가까워지는 두 사람을 보게 될 경우, “참석하는 교회의 목사님 모시고 국수라도 대접하면서 하나님 앞에 약속의 예식을 올리고 법적인 절차도 마쳤을 때, 당연히 닥칠 (초혼과 비교했을 때 더 많은 난관에 부딪치는 것이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것이기에) 위기를 견딜 저력이 생기지 않겠는가?”하며 권하기도 했습니다. 이 주제로 서로 뜨겁게 토론도 했었지요. 하지만 세상이 빠른 속도로 변하듯이 이 모임에도 큰 변화가 있어서 이젠 이런 비슷한 얘기도 못합니다.

 

둘이 하나가 되는 것이 영적으로도 하나 되는 크고 비밀한 것이라는 데에 무게를 두지 않은 채 안타깝게도 부담 없이 멀어지는 것을 봅니다.

 

성경말씀 중,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소서” (마 6:10)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인도자가 할 것은 본인 스스로 기도해보라고 하는 것과 주님의 인도하심이 있기만을 기도하는 것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주님의 뜻이 아니면 정리될 수 있도록, 주님 뜻이라면 복되게 살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것만이 최선의 방책이 될 것으로 믿어집니다. 그러나 하나님 뜻이라고 느껴진다면 여러 사람으로부터 축복기도를 받을 수 있는 예식을 거치라고 권면해서 아무쪼록 고생 끝에 만난 그들의 노후가 주안에서 아름답게 마무리 되도록 도와야 할 것입니다.

hyojungyoo2@yahoo.com

09.23.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