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부모(싱글)모임 인도자를 위하여(19)

한부모(싱글)모임 인도자를 위하여(19)

유효정 목사

(LA비젼교회 협력)

여름이면 캠핑하러 가는 것이 일년 계획 중에 있습니다. 지난 10여 년 거의 매해, 같은 장소로 갔던 만큼 손바닥 보듯이 알기에 별 부담없이 말씀준비와 음식준비만 하면 되었습니다. 그런데 반란이 일어났던지, 한 분이 대표로서 여론을 반영한다고 하면서 다른 장소로 가자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일을 분담해서 하는 지혜로운 리더쉽을 가졌다기보다는 혼자서 해치우려는 고달픈 리더쉽을 가진터라 새로운 장소에서의 야영은 생각만으로도 엄청난 무게로 다가왔습니다. ‘늘 가던 곳에서는, 이른 저녁후 반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폭포로의 하이킹, 돌아와서 예배후 모닥불 등 눈에 익고 손에 익은 스케줄이지만 새 장소에서는 뭐가 어디에 있는지 조차 모를 뿐더러 우리 모임의 야영 취지는 같은 아픔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자연 속에서 치유로 한발 다가서고자 하는 것이지 새로운 곳을 찾아다니는 여행클럽이 아니라’고 긴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그러던 중에 성령님의 간섭하심이었는지 ‘한번 사전 답사를 해보면 될 터인데…’ 라는 마음이 강하게 들어 서너분과 함께 가 보았습니다. 훨씬 넓은 만큼 자연의 느낌이 물씬 나는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산이 깊은 만큼 서로의 전화 연락이 가능치 않은 장소이고 다들 초행이기 때문에 잘 만날 수 있을지에 대해 신경을 써야 했습니다. 당일이 되어 많은 고생을 하고 찾아온 사람도 있었지만 많은 분들이 모여서 반가운 만남을 가질 수 있었고, 특별히 15분정도 거리의 호수는 지난 겨울 비가 많았던 만큼 주위의 푸른 나무들과 어울려, 어떤 영화의 한 장면보다 더한 아름다움을 쏟아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해가 수그러들자, 교회 직분 혹은 본교회서 예배보기 위해 내려가신 분이야 할 수 없지만 ‘준비 없이 와서 내려가겠다’고들 하며 거의 반수가 산을 내려갔습니다. 많이 서운했지만, 남은 분들은 주위에 널려있는 통나무로 원없이 불을 지펴 고구마, 옥수수를 구워가며, 별과 달의 조명 아래 한 많은 싱글들의 이야기 잔치를 성대히 치를 수 있었으니 감사한 마음이었습니다. 밤이 깊어지자 정해진 텐트로 들어갔는데… 아, 잔인하도록 추운 초여름의 밤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초행 장소로 신경 쓸 일이 많아서 였는지 개인 침구를 충분히 챙길 여유가 없었던 건데 결국은 뒤척이다가 해가 뜰 즈음에 몸을 일으켜 모닥불을 지폈습니다.

믹스 커피를 들고 ‘불멍’하면서, ‘같은 장소가 지루하다며 목소리 높인 분들 덕에 자연의 멋을 볼 수 있었음에 감사하는 마음과 더불어 우연인지 바로 그분들이 밤이 깃들기 전에 내려가 버린 것에 대한 섭섭함이 커피향보다 진하게 올라왔습니다. 

아침의 따사로운 햇볕 속에 주일 예배를 드린 후에 임원들과 상의했습니다. "이제 일 년 계획에서 캠핑순서를 없이할까 아니면 산에 올라 캠프파이어만 하고 다같이 내려갈까… " 여러 의견이 오가던 중, 산공기를 들이키며 감격해하던 사람들의 모습이 떠오르게 되자 건강이 허락하는 한, 하던 대로 지속할 것으로 결정을 내리게 됐습니다.

시편 119편 90절을 보면, “주의 성실하심은 대대에 이르나이다”라는 말씀이 있는데,  하나님은 ‘변함이 없이 동일하시며 신실하시다’는 뜻이지요. 한부모 사역자 여러분들, 아무쪼록 하나님 앞에 헌신하시기로 한 만큼 그분의 성품 중의 하나인 성실하심을 따라 변함없이 일한다면 하나님께서 기억해 주실 것이 믿어집니다.

hyojungyoo2@yahoo.com

07.29.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