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비가 온데요”

송찬우 목사 (시애틀 임마누엘장로교회 원로)

비가 올 것이라는 예보입니다. 이 예보를 듣는 순간, 저 자신도 모르게 "반가운 빗소리 들려 산천이 춤을 추네 ~" 하는 가사가 담긴 찬송이 저의 입술을 통해 흘러나왔습니다. 물론 이 찬송이 그렇게 되어 있는 것은, 그만큼 갈급한 우리의 심령에 하나님의 은혜가 절절하다는 것을 뜻하는 것을 몰라서 그런 것은 아닙니다. 지금 그만큼 가뭄이 오래 계속되고 있어서 정원에 심겨진 각종 화초들도, 그리고 작은 채마밭에 심겨있는 갖가지 채소들도 제가 뿌려주는 물을 머금어가며 힘겹게 견디어가고 있는 모습이 안타까웠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생각해봅니다. ‘모든 만물이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고는 존재 자체를 유지할 수 없는데 그 은혜를 거부하고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비가 온다는 예보가 반가운 것은 꽃밭에 물을 주는 것이 힘이 들어서도 아니고, 물 값이 많이 나와서도 아닙니다. 

비가 오면 불편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요, 비는 오가는 것부터 시작해서 모든 활동을 불편하게 하지만 그래도 비는 와야만 합니다. 이유는 셀 수 없이 많습니다. 하지만 제가 경험하는 것은 이것입니다. 

제가 아무리 물을 줘도 시들시들 하고 생기가 없던 잔디며 채마밭의 각종 채소들이며 정원의 정원수들과 화초들이 비에 반응하는 모습은 얼마나 생생한지 모릅니다. 그런 것을 보며 저는 "하나님의 은혜가 최고야 최고"라고 반응하곤 합니다. 

그래서 비가 온다는 예보를 들으며 "반가운 빗소리 들려 산천이 춤을 추네"라는 찬송이 저의 입을 열고 나왔습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제게 하나님은 이렇게 다가오셨습니다. 

 

"… 만물이 주에게서 나오고 주로 말미암고 주에게로 돌아감이라 그에게 영광이 세세에 있을지어다 아멘(롬 11:36)."

08.10.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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