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 수가 측정되는 기부 플랫폼 애플리케이션을 켜고 교회 문을 나선다. 주일인 22일 오후 공원을 지나 음식점 거리를 거쳐 전통시장을 통해 아파트 단지 정문으로 들어서도 4000보로 절반이 안 됐다. 버스 정류장 네 곳을 걸어온 셈이지만 아직 전반전도 못 마쳤다. 또다시 앱을 켜고 아파트 단지를 지나 공원을 거쳐 호수까지 한 바퀴 돌아 비로소 1만보를 채웠다. 각자 좋아하는 장소를 걸으며 우리 주위의 다문화가족을 생각하는 기부 챌린지의 일환이다.
국제구호개발 NGO 월드휴먼브리지(대표 김병삼 목사)는 21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다문화가정을 돕기 위한 ‘WALK TOGETHER(워크 투게더) 다문화가족축제’를 진행 중이라고 22일 밝혔다. 월드휴먼브리지는 ‘일상의 걸음을 통해 나눔을 실천하자’는 모토 아래 기부 플랫폼 체리 앱과 함께 걷기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앱을 내려받은 뒤 챌린지 참여를 눌러 곧바로 1만보 걷기에 참여하면 된다. 한 걸음 한 걸음 옮길 때마다 이 땅에 함께 살고 있는 다문화가정을 생각하고 그들을 도운 손길이 선순환을 이루며 나눔의 씨앗을 옮긴 과정을 생각한다.
월드휴먼브리지 허한나 팀장은 “캠페인 참가비용은 1만원이며 다문화가족의 일상을 돕는 추가 후원으로 일주일 식비 3만원, 공과금 지원 5만원, 병원비 부담 10만원을 도울 수 있다”고 소개했다. 캠페인을 통해 모인 기금은 네팔 은혜교회, 베트남인 교회, 영원한 찬양 몽골교회, 탈북민들이 모인 여명교회, 필리핀인들의 열방교회 등 교회와 기관 9곳의 다문화가족들에게 전달된다.
월드휴먼브리지는 2012년부터 다문화 걷기 축제를 이어왔다. 코로나 팬데믹 당시부터 온라인 기부 플랫폼 체리와 함께 ‘따로 또 같이’ 진행하는 ‘랜선 걷기’를 병행하고 있다. 오프라인 축제도 예정돼 있다. 다음 달 6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만나교회(김병삼 목사) 인근에서 세계음식, 벼룩시장, 다문화 체험부스, 키즈존 등 다문화가족들과 함께하는 부스가 설치될 계획이다. 지방자치단체의 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외국인주민지원센터 등도 참가할 예정이다. 월드휴먼브리지는 “어려운 환경에서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다문화가정과 어린이들이 많다”면서 “1만원의 참가비만으로도 이들 가족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다문화가족들이 한국에서 안정된 일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꾸준히 도울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09.28.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