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숙 박사 (좋은나무성품학교 대표, 교육학박사)
행복한 관계를 만들어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싶다구요? 그럼 먼저 꼬리표를 떼세요! “너 같은 게으름뱅이는 처음 본다.” “지지리도 못났어. 정말!” “당신이 잘하는 게 뭐 있어요?” 이렇게 말해본 적 있으세요? 그렇게 말한 뒤 어떤 반응이 돌아왔는지 기억나세요? 상대방을 비하하고 비난하는 이런 말들은 당장 그 반응이 나타나지 않을지라도 어김없이 관계를 일그러뜨리고 맙니다. 이런 말을 듣고도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면 오히려 뭐가 잘못되었거나 기적이지요.
자녀와 부모의 대화도 마찬가지입니다. 행복한 자녀로 키우고 싶다면 부모가 먼저 행복한 대화 방법을 선택해야 합니다. 관계를 망치는 대화를 자세히 살펴보면 몇 가지 특징을 발견합니다. 상대방을 존중하지 않는 이런 대화는 내 생각대로 행동하지 않는 아이를 무시하거나 나쁘다고 판단해버리는 말을 하기 십상입니다. “넌 언제나 이래.” “너무 이기적이어서 탈이야.” “그렇게 느려서 언제 성공하려고 그러니?” “늘 그렇지 뭐, 또 그 모양이니?” 이런 말들, 아이의 생각이나 행동을 단정 지어 꼬리표를 붙여버린 말들이지요. 이런 말들이 우리 아이들을 괴롭히고 상처주어 행복한 성장을 멈추게 합니다. 꼬리 붙이기를 하기보다 아이의 다양한 가치를 인정하고 내 아이가 소유한 재능과 장점을 발굴해주는 대화를 훈련해야 합니다. 아이가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존중하는 마음으로 대화에 나설 수 있습니다.
관찰하며 대화하세요. 이른바 관찰 대화법입니다.
상대방을 존중하는 사람의 특징은 상대방을 관찰한다는 사실입니다. 아이가 한 행동이 마음에 든다 안든다를 판단하기 전에 관찰한 것을 그대로 이야기하는 대화를 연습해 보세요. 존중이란 상대의 가치를 인정하고 공손하고 예의 바르게 대하는 태도지요. 자녀를 존중하면 자녀를 관찰하게 됩니다. 자녀의 생각이나 감정의 상태,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관찰하면 우리는 자녀의 행동에 대해 드러난 행동만으로 평가하기보다 그 행동이 나오게 된 동기를 알게 되고 그럼으로써 자녀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느낌 뒤의 욕구를 찾아 대화하세요.
우리가 자녀와 대화할 때 자주 실수하는 대화방식이 자신의 느낌만으로 이야기하는 습관입니다. 이런 대화는 자칫 자녀들의 마음을 당황하게 만들고 윽박지르는 대화로 이어지게 만들지요. 대화의 달인은 다름 아닌 느낌을 말하는 자녀의 숨어있는 욕구를 찾아 이해해줌으로써 친밀한 관계를 만들어내는 사람입니다.
긍정적인 말로 요청하세요.
“또 입던 옷을 침대에 걸져 놓았네. 이놈의 버릇은 언제 고칠른 지 원...” 이렇게 투덜대면서 아이 방을청소할 때가 많습니다. 이럴 때는 아이에게 구체적인 행동을 요청하세요. “엄마는 우리 아들이 빨래바구니에 빨래를 골인시키는 걸 보고 싶어요”라고. 물론 당장 고쳐지지는 않겠지요. 그러나 잔소리로 발전시키기보다 엄마의 숨어있는 욕구를 분명하게 전달해주는 버릇이 친밀한 관계를 만드는데 도움이 되지요.
칭찬은 아이의 자존감을 세워줍니다.
아이가 칭찬들을 일을 했을 때는 “엄마는 너 때문에 행복해!” “아빠는 네가 있어서 살맛이 나는 것 알고 있지?”라고 말해주세요. 아이들은 부모의 이런 칭찬 한 마디로 자존감을 키워갑니다. 아이의 구체적인 행동을 언급하면서 칭찬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성서에는 “때에 맞는 말이 은쟁반에 옥구슬 같고 좋은 기별은 뼈를 윤택하게 하여 마치 보약과 같다”고 표현했습니다. 아이의 성품을 키워주고 친밀한 관계를 만들어가는 대화는 무엇보다 은쟁반에 옥구슬 구르듯 맑고 경쾌하게 하며 좋은 기별처럼 우리 삶을 윤택하게 만들 것입니다. 그리고 행복한 대화법은 무엇보다 연습으로 이뤄진다는 점이 다행스러운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