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많은 “뉴스 침입”, 뉴스 회피하는 사람들 점점 늘어간다!

BBC, 2022 디지털 뉴스 보고, “기분을 가라앉게 한다”는 이유로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Reuters Institute for the Study of Journalism)의 '2022 디지털 뉴스 리포트'에 따르면, 10명 중 거의 4명(38%)이 '종종' 또는 '때때로' 뉴스를 피한다고 답했는데, 이는 2017년에 29%가 '그렇다'고 한 비율에서 증가한 수치다.

영국과 브라질에선 지난 5년간 뉴스를 피하는 사람들의 수가 두 배 증가한 각각 46%와 54%로 나타났다.

응답자 36% 가운데 특히 35세 미만은 뉴스가 기분에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대유행과 같은 이슈들 때문에 단신 뉴스, 뉴스 프로그램, 기사를 피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2015년, 뉴스에 '매우' 또는 '극도'로 관심이 있다고 한 응답자가 67%로 집계됐지만, 이번 조사에선 절반에도 못 미치는 47%를 기록했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의 응답자의 거의 절반인 43%가 뉴스 의제가 반복되는 것을 뉴스를 꺼리는 이유로 답했다. 특히 너무 많은 정치 뉴스와 코로나 관련 보도가 지목됐다.

영국의 한 여성 응답자는 "솔직히 나는 주류언론 뉴스에 너무 연연하지 않는다"며 "뉴스 내용이 반복적이고 부정적인 것 같다"고 전했다(Digital News Report: Depressing stories turning more people off).

 

뉴스의 신뢰도 역시 영향을 끼쳤다. 조사 대상자의 29%가 뉴스를 신뢰할 수 없거나 편파적이라고 답했다. 반면, 조사 대상 국가의 절반에서 신뢰도가 떨어졌고 작년과 비교해서는 7개 국가에서만 상승했다.

그러나 뉴스에 대한 신뢰도는 코로나 사태 이전보다 높아져 믿을만한 미디어의 중요성이 강화된 것으로도 풀이된다.

평균적으로 응답자 42%가 상당수의 뉴스를 '대부분 신뢰한다'고 답변했다. 반면 한국 응답자는 30% 만이 그렇다고 답해, 아시아 대상 국가에선 두 번째로 낮은 뉴스 신뢰도를 보였다.

뉴스를 잘 안 보는 이유에 대해선 '피하고 싶은 언쟁으로 이어져서'(17%), '무력감을 느끼게 해서'(16%)라는 답변이 나왔고, 아예 '모든 뉴스를 피한다'는 응답도 5%에 달했다.

이번 조사엔 46개국에서 93,000명 이상이 참여했다.

BBC 미디어&예술 전문 기자의 분석에 따르면, 뉴스를 외면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세상이 혼란스럽다는 신호이다.

코로나 사태에 이어 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이와 관련된 모든 경제적, 사회적 영향까지 전 세계는 불안한 일들로 넘쳐났다. 사태가 진정됐다고 보도하는 뉴스룸이 드물어졌을 정도다.

과연 국제 정세는 수십 년 전과 비교해 훨씬 악화한 걸까?

과거와 달리 현대인들은 감당할 수 없는 양의 보도에 노출된다.

10년 전만 해도 59%의 사람들은 매주 종이 신문을 읽었다. 그랬던 것이 지금은 17%로 떨어졌다. 10년 전 79%의 사람들은 각 방송사의 메인뉴스를 정기적으로 시청했지만, 지금은 그 비율이 53%로 줄었다.

온라인 시대가 열리자 많은 사람은 집에 있는 컴퓨터로 뉴스를 접했다. 2022년 현재, 사람들이 아침에 일어나 처음으로 뉴스를 접하는 압도적인 경로는 휴대전화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뉴스를 소비하는 방식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예전엔 많은 이가 고정된 시간에 뉴스를 소비했다면 알람과 팝업창이 넘치는 뉴스를 끊임없이 소비한다.

사방이 뉴스인 시대가 되니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은 뉴스의 '침입'으로 우울감을 겪게 됐다.

뉴스 산업은 디지털미디어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생긴 수익 감소로 수년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한 해답 가운데 하나는 최대한 많은 플랫폼을 통해 시청자와 독자에게 다가가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틱톡은 업계의 개척자로 부상한 플랫폼 중 하나이다. '조니 뎁-허드 소송'과 같은 특정 주제의 영상 조회수는 수십억을 기록하기도 한다.

이제 영국에선 '뉴스 회피자' 수가 '뉴스 중독자'보다 훨씬 압도적으로 많다.

20년 전만 해도 사람들의 지갑을 열게 했던 뉴스라는 상품이 이젠 많은 이의 일상생활에 우울감을 주는 침입자 같은 신세가 돼버렸다. 뉴스 생산자들은 이에 주목해야 한다.

본 조사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기 전 마무리 됐지만, 로이터연구소는 폴란드와 독일 등 전쟁과 밀접한 5개국을 추가로 조사해 관련된 내용을 담았다.

그 결과 사람들이 뉴스를 선택적으로 소비하고 회피하는 성향은 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아마도 어렵고 우울한 보도 내용 때문일 것이다.

이번 로이터 보고서의 주요 저자인 닉 뉴먼은 "이러한 연구 결과는 특히 뉴스 산업에 도전을 준다"며 "정치적 위기, 국제 분쟁, 세계적 유행병 등 언론인이 중시하는 주제들을 사람들은 외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젊은 뉴스 소비자를 확보하는 것은 전통적인 뉴스 매체의 지속적인 도전과제다.

이번 조사에서 젊은이들은 뉴스 브랜드와의 연결성이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틱톡 같은 소셜 미디어 플랫폼으로 뉴스를 접하다 보니 해당 뉴스가 어떤 브랜드 출처인지 알지 못하는 것이다.

언론사의 웹사이트나 앱에서 직접 뉴스를 접하는 비율은 4분의 1 미만(23%)으로 2018년 이후 9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18세에서 24세의 응답자들은 소셜 미디어, 검색 엔진, 모바일 뉴스 모음 사이트를 통해 뉴스를 접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페이스북보다는 인스타그램과 틱톡과 같은 좀 더 시각적인 플랫폼으로 뉴스 소비자들이 이동하고 있다고도 분석했다. 이들 플랫폼에선 예능성 콘텐츠와 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이 크다.

07.16.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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