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행물윤리위원회(간윤위)가 초·중·고 도서관에 비치된 유해 도서들을 심의하면서 심의도서 모두 “유해성이 없다”고 결정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앞서 간윤위는 해당 도서들에 대한 심의 거부로 논란을 빚은바 있다. 간윤위의 행태를 두고 특정 성향에 치우친 편파적 심의라는 지적이 학부모·시민단체들로부터 제기된다.
27일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간윤위는 최근 심의위원회를 열고 학부모·시민단체가 문제제기한 초·중·고 성교육 도서들 66권 가운데 11권에 대한 유해성 심의를 진행한 결과 모두 유해성이 없다고 결정했다. 나머지 55권은 오는 4월까지 순차적으로 심의한다고 간윤위는 밝혔다.
간윤위의 심의 결과를 두고 시민단체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심의가 이뤄진 성교육 도서들은 성인들이 보기에도 낯 뜨거운 내용들로 가득차 있기 때문이다. 인체의 특정 부위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것은 물론 각종 성행위 및 동성애와 관련한 묘사, 그림들도 담겨 있다. 시민단체 뿐만 아니라 학생들을 가르치는 현직교사들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윤명화 덕은한강초 교사는 “통상적으로 ‘음란물’은 보통 사람의 성욕을 자극, 도발하고 보는 이로 하여금 수치심 및 불쾌감을 갖게 하는 그림이나 영상을 말한다”면서 “문제의 도서들은 청소년에게 성적 자기결정권이 당연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 청소년의 가치관 형성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고 개탄했다. 최윤경 부천도당중학교 교사는 “청소년들은 18세 이후 전두엽 발달로 무엇이 옳고 그른지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데 이런 단계를 무시한 채 해당 도서들을 활용한 노골적인 성 교육은 안 좋은 자극이 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번 결정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에는 이번에 문제가 된 도서들보다 수위가 낮은데도 유해 도서로 결정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간윤위가 특정 성향에 치우쳐 편파적으로 심의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03.02.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