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속 다비다처럼… ‘싱글맘’ 보듬은 30년

‘싱글맘의 친정’ 다비다자매회

7년 전 남편과 헤어진 허윤숙(42) 집사는 어린 아들 둘과 함께 세상에 남겨졌다. 건강이 나빠지면서 하던 일도 접게 된 허 집사에게 남은 삶은 두려움투성이었다. 수입도 없이 아이들을 어떻게 키울지, 세상의 눈초리에 어떻게 담담해질 수 있을지 걱정만 앞서던 때 그를 잡아준 곳이 다비다자매회였다.

28일 서울 성북구 다비다자매회 사무실에서 만난 허 집사는 “다비다 자매들과 사역하면서 시커먼 먹구름 같던 내 얼굴빛부터 달라졌다. 살아갈 용기와 마음의 치유를 얻었다”며 “지금은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생명을 살리는 새로운 꿈을 꾸며 신대원에서 공부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싱글맘의 친정’ 역할을 하고 있는 다비다자매회(회장 이주은 목사)가 올해 설립 30주년을 맞았다. 다비다자매회는 지난 30년 동안 사도행전에서 과부들이 입을 옷을 만들어주던 다비다처럼 싱글맘의 필요를 채워주고 미소를 되찾아줬다. 28년간 회장을 맡았던 김혜란 목사는 “제자훈련과 큐티모임 등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게 해주고 아플 때는 반찬을 싸 들고 문병을 가며 보듬어왔다”고 설명했다.

싱글맘에 대한 사회 인식은 30년 전에 비하면 훨씬 나아졌다. 그러나 아직도 부모와 자녀로 이뤄진 가정 위주의 사역을 하는 교회 안에서 마음 아픈 경험을 하는 경우가 많다. 김삼임(69) 권사는 “싱글맘도 충분히 교회를 섬길 수 있는데 직분 임직할 때 차별받는 경우가 있었다”고 토로했다. 정영미(61) 집사는 “5월만 되면 설교부터 구역모임 교재까지 부부와 관련된 이야기만 나와 씁쓸하고 민망하기도 하다”며 “다비다자매회에서 회복된 이들이 섬기는 교회에서 싱글맘을 섬기는 역할을 하고 있다. 교회도 이들에게 따뜻한 시선을 보내주고 배려를 해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다비다자매회는 27일 서울 이수성결교회(박정수 목사)에서 30주년 기념예배를 드렸다. 이수성결교회는 오랜 시간 다비다자매회를 후원하며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줬다. 이날 싱글맘들은 성경 속 다비다의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 ‘욥바항의 사랑’을 무대에 올리며 애환도 함께 나눴다.

02.03.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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