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은둔·고립, 즉 외로움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적합한 단체라는 제안이 나왔다. 외로움 문제가 국가 정책적 과제로 떠오를 만큼 관심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교계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30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시민청 동그라미홀에서 열린 ‘한국은둔고립자지원기관협의회’ 창립 행사에서다. 위기에 몰린 청년·청소년을 위해 오랜 기간 은둔·고립 청년과 그 가족을 발굴·지원해온 전국 민간기관들이 한데 뭉쳐 연대체를 결성한 것이다. ㈔지엘청소년연구재단을 비롯해 8개 기관이 동참하는데 향후 각 기관의 인력과 자원을 활용해 은둔·고립자를 사회로 다시금 끌어내는 마중물이 되자는 게 이 단체의 창립 취지다.
이런 기관이 절실한 이유는 통계가 말해준다. 보건복지부가 최근 발표한 ‘2023년 고립·은둔 청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 청년 2명 중 1명은 신체·정신적 문제가 있다고 호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19~39세 청년 2만1360명 가운데 1만2105명이 ‘객관적 위험군’에 속해 있었다. 협의회 창립과 함께 열린 포럼에서는 외로움 사각지대에 놓인 청년·청소년을 위한 각 기관의 전문가들이 제언이 잇따랐다. 김진선 노원구 청소년상담복지센터장은 “청소년기에 은둔생활을 시작할 경우 청년기에 시작한 경우보다 은둔생활이 장기화된다”며 조기발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윤철경 지엘청소년연구재단 상임이사는 교계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토론에 앞서 별도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청년들의 외로움 문제 해결에 가장 적합한 단체로 교회를 꼽았다. 교회가 가진 인적·재정적 자원을 비롯해 교회 공동체가 지닌 유무형의 자원을 십분 활용한다면 외로움 사각지대를 발굴하는 동시에 대상자에 대한 회복 사역을 펼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윤 이사는 “멘토링을 통한 고립 청년·청소년 교육과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고립된 그들을 세상 밖으로 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교회 안에서 이뤄지는 연령·관심사·지역별 등 다양한 목적으로 한 모임도 활용할 수 있다”며 “상담이나 멘토링 역할을 할 수 있는 인력자원도 풍부해 마음만 있다면 예방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02.03.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