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여름 남미 아르헨티나의 한겨울 온도가 30도에 이르면서 117년간의 기상 통계 중 전례 없는 이상 고온을 기록했다. 비슷한 시기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 시작된 산불은 한반도 면적 이상의 토지를 태웠다. 이로 인한 탄소배출량은 2.9t이나 됐다. 지난 8월 그리스에서는 유럽연합(EU) 관측 사상 최대 규모의 산불이 발생했는데 얼마 후 1년치 비가 단 하루 만에 내렸다. 폭우는 역사상 최악의 홍수로 기록됐다.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창 1:25)고 말씀하신 창조 세계가 심각한 기후위기에 직면한 사례들이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와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은 7일 서울 동작구 KWMA 세미나실에서 ‘2023 지구와 선교 포럼’을 열고 해외 선교지의 기후위기를 조명했다. ‘선교지의 기후위기 대응’을 주제로 한 포럼에서는 해외 선교지에서의 미흡한 기후위기 대응 실태가 확인됐다.
KWMA와 살림이 지난 7월 말부터 2개월간 선교사 22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선교 사역 중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교육 또는 실천 캠페인 여부’에 대해 응답자 중 65.5%가 “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반면 ‘기후 변화에 관한 관심’에 있어서는 선교사 10명 중 7명 정도(69.3%)가 “많다”고 답했다. 선교지의 기후환경 해결을 위한 한국교회의 협력 방안으로 선교사들은 ‘기후 환경 교육 콘텐츠 제공’(43.9%)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환경 선교에 대한 인식 제고’(31.2%) ‘선교지 기후위기 현황 공유’(12.7%) 등의 순이었다.
유미호 살림 센터장은 “앞으로 선교사들이 현지에서 펼치는 제자훈련, 지도자 양육 등의 사역에 기후위기 대응에 대한 움직임이 일어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용구 KWMA 센터장은 “그동안 선교사가 현지인에게 창조세계에 대해 가르치고 크리스천의 사명과 책임을 알리는 역할을 놓친 것 같다. 한국 선교계가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데 앞장서 달라”고 요청했다.
11.11.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