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지키스탄 출신 러시아인이자 고려인 3세인 다이애나(35)씨는 현재 아신대 신학대학원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구약학 전공인 그는 매 주말 경기도 남양주시 동부광성교회로 출근한다. 영어예배부 전도사로 4~7세 미취학 아동에게 영어로 하나님을 전하기 위해서다. 다이애나씨는 “학교가 있는 양평에서 남양주의 교회까지 오가는 게 힘들지만 순수한 아이들과 지내다 보면 저절로 힐링이 된다”라고 말했다.
K팝 K드라마 K푸드 등 K-컬처(한류 문화)가 세계를 휩쓰는 시대다. 팬데믹 기간엔 주춤하긴 했지만 2013년부터 10년간 학업을 위해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유학생 수는 해마다 증가 추세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고등교육기관 외국인 유학생 수는 16만6892명에 달한다. 외국인 유학생 수가 정점(16만165명)을 찍었던 2019년보다 더 높은 수치다. 이 가운데 다이애나처럼 국내 신학대학원에서 미래를 준비하는 유학생도 적잖다.
러시아와 중국 유학생인 이들은 한국인 선교사나 교수의 영향으로 한국 유학을 결심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장로회신학대 신학대학원 목회학 석사과정 2년차인 중국 유학생 천후이(32)씨는 고교 시절 부흥회에서 만난 한국인 선교사 추천으로 국내 신학대에 입학했다. 중학생 때 가정교회에서 복음을 접한 그는 대학에서 교회음악을 전공하길 꿈꿨는데 이를 알게 된 교회 목회자가 한국인 선교사를 소개하며 한국 유학을 권했다. 천씨는 “그때 만난 선교사님의 도움으로 2015년 서울신학대 교회음악과에 진학했다”며 “학부 졸업 후엔 장신대 교회음악대학원에 진학했는데 교수님께서 ‘나중에 사역하려면 신대원 석사 학위가 있는 게 좋다’고 했다. 그래서 신대원에도 진학했다”고 말했다.이들이 한국 신학교의 강점으로 꼽은 건 ‘전문성 높은 신학교육’과 ‘정통 신학 추구’ ‘신학교와 교회 간 연계가 끈끈하다’는 것이다. 학교에서 배운 걸 현장에 바로 적용하는 실습 구조도 뛰어나다”고 평했다. 이어 “아무래도 배출하는 신학도 수가 한국이 훨씬 더 많아서 그런 게 아닌가 싶다”며 “한국어를 더 잘했으면 풍부한 학술자료와 교회 구조 등 여러 강점을 익힐 수 있을 텐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양씨 역시 “학교와 교회 연계가 체계적”인 걸 한국 신학교의 강점으로 꼽았다. 대학 관계자들은 “장학금 때문에 한국 신학교를 찾는 시대는 이제 지났다”고 본다. 장신대 신대원 교학실 관계자는 “해외 선교지에도 신학교가 점점 세워지고 있어 굳이 한국에 오지 않고 본국에서 공부하는 사례도 늘어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02.04.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