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경기도 가평에 있는 가평양떼목장에서는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볼 수도, 들을 수도 없는 시청각장애인들이 참여한 이 행사에서 장애인들은 양들에게 먹이를 주고 이들의 보드라운 털을 만지면서 동물과 교감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같은 행사를 개최한 곳은 밀알복지재단 헬렌켈러센터였다. 헬렌켈러센터는 2019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시청각장애인지원센터로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시청각장애인의 권익 향상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목장 견학에 필요한 비용이나 차량 등을 후원한 곳은 온누리선교재단, 온누리교회(이재훈 목사) 사회선교본부와 누리사랑부, 한국교육녹색환경연구원, 동남로타리클럽, 동성실업이었다. 이 중 온누리교회 누리사랑부는 성인 지체장애인 성도들로 구성된 공동체다. 누리사랑부를 대표해 행사에 참여한 이강혁 목사는 5일 “이번 나들이를 통해 서로가 가진 것을 공유하면서 서로 도움을 줄 수 있어 기쁘고 감사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헬렌켈러센터에 따르면 국내 시청각장애인은 1만명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보지도, 듣지도 못하는 중복 장애 탓에 사회생활을 하는 데 많은 제약을 받고 있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이 2017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개월간 외출한 적이 없다는 시청각장애인 비율이 14.5%로, 전체 장애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설문 결과(5.2%)보다 3배 가까이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홍유미 헬렌켈러센터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외부와 단절된 시간을 더 많이 겪어야 했던 시청각장애인들이 오랜만에 세상과 교감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며 “뜻깊은 나눔을 실천한 후원 단체들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12.10.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