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면예배 전면 금지는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가.’
이에 대한 법원 판결이 엇갈리면서 교계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일부 법원에서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 방역당국의 대면예배 전면금지 조치가 적법했다고 판시한 반면 대면예배 금지는 종교의 자유 침해라는 판결도 나왔다.
교계는 법원의 판단과 흐름에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종교 및 신앙 활동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는 문제이면서 판례에 따라 당국과 교계간의 향후 대응 방향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29일 대구지방법원 행정 2부(신헌석 부장판사)에 따르면 전날 대구지법은 경북지역 26개 기독교 개신교회가 경북도지사를 상대로 낸 교회의 대면예배 금지 처분 등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대구지법 재판부는 “대면예배를 하는 자유는 ‘종교 행위의 자유’와 ‘종교 집회·결사의 자유’”라며 “이는 신앙의 자유와 달리 절대적 자유가 아니다. 질서유지, 공공복리 등을 위해 제한할 수 있는 자유”라고 판시했다.
앞서 대전지법도 지난 9월 새로남교회 등 대면예배 금지 조치에 반발한 대전 교회 10곳이 제기한 행정소송을 기각한 바 있다. 재판부는 “국민의 생명권 등을 보호하기 위해 제한이 불가피한 경우라면 행정청은 관련 법령에 근거해 (대면 예배를) 제한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반면 대면예배 금지 조치가 위법이란 판결도 잇따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 11부(부장판사 강우찬)는 지난 7월 서울 염광교회(전두호 목사) 등 ‘예배 회복을 위한 자유시민연대(예자연)’ 소속 교회와 목회자들이 서울시장을 상대로 낸 대면예배 금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측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당시 “이 사건 처분은 종교의 자유에 대한 본질적인 부분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비례·평등 원칙에도 반한다”고 짚었다. ‘비례 원칙’은 기본권을 최소한의 선에서 제한해야 한다는 헌법상의 원칙이고 ‘평등 원칙’은 공평하게 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헌법상 원칙이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결혼·장례식 등과 같이 종교 시설도 참석 인원에 제한을 둬서 밀집도를 완화하는 방법이 충분히 가능했을 것”이라고 짚었다. 법원은 또 “정신 건강을 지원하는 교회가 생산 필수 시설에 비해 중요도가 덜하다고 볼 수 없다”며 교회 손을 들어준 바 있다. 이에 서울시는 항소한 상태다.
대구·대전지법이 최근 방역 당국의 대면예배 금지 조치를 적법한 조치였다고 판시한 상황에서 서울시 역시 반전을 거머쥘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법무법인 로고스 심동섭 변호사는 대면예배 금지 조치를 둘러싼 법원의 엇갈린 판단에도 교계의 최종 승소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대면예배 금지 취소 소송에서 교계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심 변호사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대면예배를 드리는 자유는 질서유지, 공공복리 등을 위해 제한할 수 있는 자유라는 대구지법 판결에 동의한다”면서도 “그렇다고 방역 당국의 대면예배 금지 조치가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은 건 아니다. 비례·평등 원칙에도 반하기 때문”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그는 “코로나 확산 초기 방역 당국이 비대면 예배만 허가한 건 비례 원칙 위반이고, 교회에만 제재를 가했던 건 평등 원칙 위반”이라며 “소송에 나선 교회만이 아닌 모든 교회가 부당한 방역 조치의 피해자다. 빼앗긴 권리를 함께 복원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12.03.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