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원으로 온정을 나눠요”…연탄 한장의 힘!

25년째 연탄나눔 봉사 펼치는 허기복 목사

‘평균연령 80세’인 서울 송파구 화훼마을은 올 여름 폭우로 큰 피해를 입었다. 물은 주택 안으로까지 밀려들어와 무릎까지 들이찼고, 겨울을 대비해 쌓아둔 연탄은 비에 휩쓸려갔다. 주민들은 갑작스런 재해로 상실감에 휩싸였다. 다가오는 겨울이 두렵다. 이들이 결국 도움을 요청한 이는 밥상공동체·연탄은행 대표 허기복 목사다. “연탄이 없다”는 전화 한 통에 강원도 원주에서 서울까지 한걸음에 달려온 허 목사를 지난 24일 화훼마을에서 만났다. 그는 올해로 25년째 연탄봉사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연탄은행 후원이 크게 줄었다고 들었다.

“코로나19 여파에 경제불황까지 겹치면서 연탄 후원과 봉사자가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57%, 41% 이상 줄었다. 코로나19가 끝나가면서 작은 기대를 해봤지만, 아직 반응이 소극적이다. 다들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마음의 여유가 줄어들지 않았나 싶다. 현재로서는 어르신들이 추운 겨울을 보내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가장 크다. 사회적 문제도 있지만 성경적으로 봤을 때 한국교회가 시대적 책임을 감당해야 할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 올해 폭우로 집집마다 연탄이 (비에) 쓸려가거나 부서졌다는 피해 보고가 늘었다. 일단은 급한 불만 끄는 수준이다.

-이번 캠페인 주제가 ‘따뜻한 대한민국 만들기, 경제불황, 연탄은 밥이 되다’이다.

“사실 어르신들한테 밥만큼 중요한 것이 연탄이다. 하루라도 밥을 먹지 않으면 힘들 듯이, 연탄이 없으면 맹추위를 맨몸으로 견뎌야 한다. 건강이 쇠약한 어르신들에게는 매우 치명적이다. 연탄 한 장의 가격은 800원이다. 한 장을 태우면 최대 6시간까지 간다. (가구당) 하루에 연탄 5장을 태우는데, 4000원으로 누군가의 하루를 따듯하게 할 수 있다. 많은 관심과 사랑이 절실하다.”

-한국교회에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교회들도 많은 관심을 두고 있는지.

“그렇다. 특별히 개척교회와 중소형 교회에서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한국교회가 긍휼사역에 힘을 더 쏟으면 좋겠다. 구제사역을 하는 교회가 많지만, 이면에는 같은 신앙인임에도 차별적인 시각이 존재한다. 한국교회가 ‘낮음에 대한 고백’이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다는 생각보다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10.29.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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