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2명 중 1명 “늘지 않는 성도 수와 일꾼 부족 고민”

한국교회지도자센터 17일 설문조사 발표

지방에서 10년 넘게 담임목회를 하는 A목사는 최근 들어 부임 초기보다 성도들의 봉사와 헌신이 줄어든 것을 체감하고 있다. 그는 “주일에 쉬고 싶은 맞벌이 부부가 늘어난 데다 코로나19로 성도들이 교회와 멀어지면서 일어난 현상이라고 본다”며 “다른 교회들도 구역예배 순장이나 청년지도자를 세우는 게 어려워졌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런 목회자들의 고민이 수치로 고스란히 드러났다. 한국교회 목회자 2명 중 1명은 ‘현재 목회의 가장 어려운 점’으로 ‘성도수가 늘지 않는다’와 ‘교회 일꾼이 없다’를 꼽았다. 한국교회지도자센터(한지터·대표 박종순 목사)는 17일 이 같은 내용의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기도 여주 마임비전빌리지에서 온·오프라인으로 개최한 ‘제16회 바른신학 균형목회 세미나’에서다. 설문조사는 지난 8월 17일부터 일주일 동안 담임목사 43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현재 목회의 가장 어려운 점’으로 ‘새신자 유입 감소’(52.1%)와 ‘헌신된 평신도 일꾼 부족’(50.0%)이라고 복수 응답했다. ‘현장예배 출석률 저조’(34.3%)와 ‘헌금 감소·재정 부족’(27.0%) 등이 뒤를 이었다.

내년 목회 계획에서 목회자들이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현장예배 강화’(40.3%)와 ‘소그룹 강화’(36.4%)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흩어진 성도들을 다시 모이게 만들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영역별로는 다음세대 분야에서 ‘교회학교와 가정의 연계 교육’(48.2%)을 1순위 계획으로 꼽았고, 소그룹 분야는 ‘교제와 친교 강화’(57.8%), 세계선교 분야는 ‘교인들과 단기 선교’(32.5%)를 가장 주된 사역으로 삼겠다고 응답했다.

목회자 10명 중 6명 정도(63.1%)는 현재 자신의 영적 상태가 ‘지쳐 있다’고 답했다. 영적 침체의 극복 방안으로 ‘평소처럼 목회하면서 기도와 묵상 시간을 늘린다’가 40.1%로 가장 높았다. 교회를 벗어난 휴식이 여의치 않은 현실을 보여준다. 은퇴 후 걱정되는 점은 ‘경제적 어려움’(59.9%)이 가장 많았다. 목회자의 절반이 넘는 54.8%는 ‘노후 준비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세미나에서는 목회자들의 지도력을 회복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임성빈 장신대 교수는 “목회 지도력은 목회자 개인의 인격과 덕에서 시작하지만 교회 공동체가 기본 맥락이다. 따라서 공동체적이며 제도적 차원에서의 동역과 지원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어 “개교회주의를 넘어 지역교회와 교단 차원의 인적, 물적, 제도적 네트워크의 강화가 절실하다”며 신학교에서 목회 친화적 신학교육 과정을 구성하고 지속적인 현장 교육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박종순 목사는 정체성 회복을 꼽았다. 박 목사는 “영혼을 돌보는 목사는 보통 사람이어선 안 된다. 살 때도 죽을 때도 목사다워야 한다”며 “정도를 지키는 목회, 화려한 중도 포기보다 느려도 완주하는 목회를 하자”고 독려했다.

10.22.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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