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놉흔 일홈 챤숑하고/ 너른 은혜 감샤하야/ 우리들의 노래 소래/ 한 곡됴로 놉혀보세.”
한국 최초의 연합 찬송가인 1908년 발행 ‘찬숑가’에 수록된 우리나라 최초 5음 음계 찬양 ‘놉흔 일홈 찬숑하고’가 울려 퍼졌다. 전북 김제 ‘기역(ㄱ)’자 예배당엔 한복을 입은 성도들이 모였고, 여자석과 남자석 사이엔 100년전 모습 그대로 서로 얼굴을 보지 못하도록 휘장이 드리워졌다. 찬송가 반주는 우리 귀에 익숙한 풍금을 사용했으며 구제연보 순서엔 옛날식으로 막대기가 있는 헌금용 채가 등장했다.
이자익목사기념사업회는 지난 6일 전북 김제 금산교회 기역자(ㄱ) 예배당에서 제8회 이자익 목회자상 수상 감사예배를 드렸다고 10일 밝혔다. 기념사업회 상임이사인 문성모 강남제일교회 목사의 집례로 박영 오정교회 장로가 풍금을 맡았고, 100년전 예배와 성찬식을 재현하기 위해 1925년 발행 ‘대한예수교장로회 예식서’를 참고했다. 예배에 쓰인 성경은 1906년 출간된 ‘신약젼셔’였다. 설교문은 1951년 이자익 목사가 장로회보에 누가복음 2장 49~52절 말씀으로 기고한 글 ‘예수 그리스도의 독립하신 품행’이 김종원 김제 금산교회 목사의 육성으로 낭독됐다.
이자익(1879~1958) 목사는 2004년까지 역사 속에 묻혀있던 무명의 인물이었다. 장로교단의 전무후무한 3선 총회장이었지만, 조용히 농촌교회 목회를 이어갔기에 세상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문성모 목사는 2004년 대전신학대 총장 당시 학교 50년사를 쓰면서 초대 교장이던 이 목사에 주목했다. 이후 금산교회 역사 속에서 지주였던 조덕삼 장로와 피고용인으로 속해 일했던 이 목사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교회역사가 김수진 목사 등과 함께 발굴해 책으로 펴냈다.
기념사업회는 “이자익 목회자상은 교계의 유명 인사들에게 수여하는 상이 아니며, 이름 없이 빛도 없이 농촌교회와 선교지를 섬기는 종들을 발굴해 세상에 소개하고 격려하는 상”이라고 전했다. 1회는 지리산선교동지회, 2회 방파선교회 총무 김영곤 목사, 3회 한산성광교회 조병상 목사, 4회 김귀환 선교사, 5회 금산교회 이인수 목사, 6회 충북 보은 보나콤공동체, 7회 덕암교회 박경천 원로목사 등에 이어 올해 8회 김종양 아프리카 에스와티니 선교사가 수상자로 선정됐다.
10.15.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