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와 동정 같이 가야 한다!

CT, 복음주의진영, 트럼프 반이민 행정명령에 개혁요구 풀뿌리 민주운동으로 확산 보도
안보와 동정 같이 가야 한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에 드디어 복음주의자 리더들이 나섰다. 지난주, 미 전역 50개주를 대표하는 복음주의 리더, 목회자, 학자들이 워싱턴포스트에 트럼프의 이민 정책의 문제점들을 조목조목 비판하면서, 국가 안보를 위해 성경적 가치이자 미국의 전통적 가치인 “동정(Compassion)”을 유예시키는 것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세계구호기구(World Relief)주도로 진행되고 있는 이 운동은 워싱턴포스트나 웹사이트(www.worldrelief.org/blog/a-letter-to-president-trump-and-congress)에 실린 전면 공개서한을 통해 1)어렸을 때 미국에 온 70만 명의 30세 미만 불법체류자들(Dreamers, DACA 프로그램의 수혜자들)의 추방이 우려되기에 법적 보호 장치가 요구되며 2)난민 입국 제한 3)이슬람 7개국 입국 제한으로 이란, 이라크, 시리아에서 박해받다가 종교적 망명을 신청한 크리스천들이 오히려 감소되고 있기에 이를 변경해야 하며 4)미국 시민으로서, 영주권 신청을 통해 가족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는 희망이,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 때문에 무기한 지연되고 있다는 점을 호소하고 있다. 크리스처니티투데이(CT)는 이번 운동에서 더욱 더 놀라운 사실이 바로 복음주의 진영에서 이제까지 한 번도 이러한 정치적 쟁점에 등장하지 않았던 팀 켈러나 맥스 루카도, 베스 무어와 같은 리더들이 대거 전격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Max Lucado, Beth Moore, and Hundreds of Evangelicals Call for Immigration Reform … Again: A year after their letter opposing the refugee ban, the biggest names in the church are defending Dreamers, persecuted Christians, and more).]

먼저 ‘반이민행정명령’을 간략하게 살펴보자. 취임하자마자 오바마케어를 무용지물로 만들고, 멕시코에 장벽을 세우겠다던 트럼프 대통령은 테러로부터 자국민을 보호하겠다며, 작년 1월 27일 '반이민행정명령'을 기습으로 서명, 공표했다. 관련 부처인 미국 국무부와도 전혀 논의하지 않았기에 최측근 외에는 당일 아침까지도 아무도 몰랐던 일이다. 난민과 무슬림 다수 국가 총 7개국(이란, 이라크, 시리아, 리비아, 소말리아, 수단, 예멘) 국적자들의 입국을 즉각 막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은 미국 전역의 공항을 마비시켰다. 결혼 준비를 하느라 본국에 드레스를 가지러 다녀온 신부가 공항에 억류돼 결혼식에 못 가기도 하고, 남편의 클라이언트처럼 투자 이민이 다 결정되고 비행기를 타고 오고 있던 외국인 사업가가 공항에 발도 못 디딘 채 돌아가기도 했다. 대량 학살을 피해온 난민들 역시 공항에 억류되어 있다고는 하는데, 해당 부처(Customs & Border Patrol)는 누가, 얼마나 공항에 갇혀 있는지 정보를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어 지구촌이 충격에 빠지게 됐다. 트럼프의 반이민 행정명령은 크게 3가지 내용으로 나뉜다. 그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Refugee Ban'-난민수용 120일 유예명령

기존의 미국 난민 수용 프로그램(U.S. Refugee Admissions Program, USRAP)을 120일간 유예하되 시리아 난민 수용은 무기한으로 연기한다. 2017년 미국의 난민 수용 인원을 50,000명으로 제한하기도 했는데 이미 오바마 정부 때 29,895명을 승인, 20,000명이 대기 중이므로 오바마 정부에서 수용하기로 한 5만명 이외에는 더 이상 난민을 받지 않겠다는 것이다. 현재 진행형인 만큼 난민 수용이 가장 시급한 시리아의 난민 수용을 무기한 유예하는 것 역시 난민을 받을 의사가 없다는 것으로 읽힌다. 시리아 난민이더라도 미국의 국익에 부합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미국에 입국할 수 있다는 예외 조항이 있기는 하지만, 미국의 국익에 부합한다는 규정이 모호해서 영사관 등 현장에서 실제적으로 적용되기는 어렵다.

2. 'Muslim Ban'-무슬림 다수국가 90일 비자 금지명령

90일간 무슬림 다수 국가 7개국(이란, 이라크, 시리아, 리비아, 소말리아, 수단, 예멘)의 비자를 전면 금지한다. 90일 중 30일은 7개국으로부터 테러리스트의 입국을 막기 위해 어떠한 정보를 받아야 할지를 자체적으로 검토한 후, 60일 동안에는 7개국 정부에 필요 정보를 요청하겠다고 한다. 그 중 협조적인 국가의 국민에게만 비자를 허용하고 아닐 경우에는 영구적으로 비자 발급을 금지하겠다고 한다. 얼핏 테러 방지를 위해서 필요한 조치처럼 들리기도 하지만 이미 미국 국무부는 보통 2년 정도 걸리는 길고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비자 발급 및 미국이민을 승인하고 있다. 물론 그 과정에서 필요한 정보를 각국 정부로부터 제공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9.11 테러와 같은 사태를 막기 위해서 7개국에 대해서 비자 금지령을 내렸다고 설명했지만, 정작 9.11 테러 주범들의 출신 국가들은 이번 무슬림 비자 금지령에서 제외됐다. 9.11 테러 주범 19명 중 15명이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나머지는 UAE, 이집트, 레바논 출신이지만, 그 중 단 한 곳도 이번 비자 금지령의 대상이 되지 않았다. 트럼프 본인의 비즈니스가 있는 국가들은 제외, 엉뚱한 이슬람 국가들을 지정, 비자를 전면 금지한 것이다.

3, 비자 갱신 인터뷰 면제 프로그램 유예

영주권 등 이미 비자가 있는 경우, 비자를 갱신할 때는 인터뷰를 생략할 수 있었으나, 이 조항에 따르면 비자를 갱신해야 하는 모든 사람이 인터뷰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행정 처리가 워낙 느리고 비자 심사 인력이 달리는 상황이기 때문에 취업 비자 등 적시에 비자를 갱신해야 하는 개인들에게는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사법부가 이를 막았다. 트럼프의 행정명령에 법적 제동을 걸어, 시행을 전격적으로 유예시킨 것이다. 그러자 트럼프는 9월 24일, 북한·베네수엘라·차드를 추가하고 수단을 제외한 8개국 국민의 입국을 제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수정 조치로 이미 여행 금지에 올랐던 5개국에 대해서는 즉각 연장, 새로 목록에 오른 3개국에 대해서는 10월 공식 발효될 예정이었으나 또 하와이 주가 소송을 걸었고, 호놀룰루 연방법원은 행정명령이 연방 이민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판단하는 등 하급 법원에서 잇단 제동을 걸었다.

그러나 지난 12월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수정된 '반이민 행정명령’ 완전 시행을 허용했다. 하급 법원에서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동안에도 전면 시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백악관은 항소법원에서 제동이 걸린 수정 반이민 행정명령이 시행될 수 있도록 해달라며 연방대법원에 요청한 바 있다. 백악관은 대법원에 “이번 행정명령은 절차와 본질적 측면 모두 이전의 명령들과 다르다”며 “이번 명령은 종교적 반감이 아니라 국가안보와 외교적 목적에 근거를 줬다”는 취지를 대법원에 호소한 것이다. 그러나 복음주의 진영은 “국가 안보와 동정과 자비는 미 건국 이래 같이 걸어온 양 기둥”이라며, 온전한 이민 정책 구현을 위해 전면적인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이번 반이민 행정명령 개정 운동은 단지 복음주의 진영만의 요구 사항이 아니다. 지난 1년 동안 트럼프의 반이민 행정명령으로 추방 위기에 직면한 라티노 커뮤니티, 무슬림 인도네시안 커뮤니티 그리고 ‘드리머들’이 다니고 있는 미 전역의 대학들 그리고 트럼프의 이민 정책에 개혁이 필요하다는 미국인들의 정서가 최종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따라서 이번 공개서한에는 정치인들까지 동참하고 있다. 이민 개혁을 통해 미국의 보편적인 가치를 지키자는 보통 미국인들의 정서를 정치권이 읽은 것이다. 오크라호마 상원의원 제임스 랭크포드와 메인 상원의원 앵거스 킹은, 복음주의자로서, 국회 차원에서도 개혁 요구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그만큼 미국의 도덕적, 윤리적 책임감을 이민 정책에 실현시켜야 한다고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진행될 이번 운동에서 복음주의 진영은 다음과 같은 핵심 전략들을 구체적으로 진행시킬 예정이다. 1. 복음주의 리더들은 4개월간의 난민 동결과 입국자 제한을 강력하게 반대하며 2. 미국 복음주의자들이 동 운동을 풀뿌리 민주주의로 미 전역에 확대시켜 나갈 것이며 3. 지구촌 특히 이슬람 국가에서 박해받는 크리스천들의 종교적 난민 허용에 최선을 다한다. 결론으로, 이번 공개서한은 미국의 모든 크리스천들이 정치인들과 공직자들을 위해 기도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정치적인 야심이나 책략이 아닌 하나님께서 트럼프 행정부에 지혜를 주셔서 미국이 앞으로 가야할 바를 결정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한다. 그리고 정말로 하나님을 믿는다는 이유 때문에 박해받는 이슬람 국가의 크리스천들이 미국에서 자유롭게 신앙생활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릴 수 있어, 희망의 끈을 붙잡을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를 부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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