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종말시계, 현재 밤 11시57분30초

지구종말시계, 현재 밤 11시57분30초

[지진·화산폭발·허리케인·산불뿐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터지는 정치 분쟁과 자연·인공의 위협 속에서 때때로 세계가 이미 무너지고 있지 않나 생각된다. 그래도 인류는 가끔씩 아슬아슬해 보이기도 하지만 근근이 버텨나간다. 그러나 앞으로는 상황이 달라질지도 모른다. 미국 핵과학자들과 유튜브의 과학채널 에이섭사이언스(AsapSCIENCE)는 인류의 종말을 초래하는 큰 위협 요소 리스트를 작성했다. 우리 스스로 일군 세상에 관한 슬픈 비평이다. 난데없는 소행성 충돌이나 슈퍼화산 폭발처럼 완전히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것도 있지만 다음과 같은 4대 위협은 모두 우리 자신이 초래한 것들이다(The 11 Greatest Threats To Humanity). 따라서 ‘지구종말시계(Doomsday Clock)’는 지난해보다 30초 앞당겨져, 밤 11시57분30초로 결정됐다.]

인구 문제: 인구가 너무 많아지면 지구에서 나오는 식량과 기타 자원으로도 지탱할 수 없게 되며 높은 인구 밀도로 인해 전염병 위협이 증폭된다. 반대로 생식률이 떨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결과도 있다. 출산율이 떨어져 인구가 점차로 감소하다가 소멸될 수도 있다. 기후변화: 이런 우려보다 더 심각한 건 기후변화일지 모른다. 지구 기온상승으로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상승하면 미국 플로리다 주와 방글라데시 대부분뿐 아니라 여러 해안 도시가 물에 잠기게 된다. 그리고 허리케인, 폭염 같은 천연재해가 더 강력해지면서 많은 인명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 기후변화는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 빙하의 해빙이 화산폭발을 촉발할 수 있으며, 기온상승이 해양생태계를 위협해 동물을 멸종시키고, 가뭄을 유발해 식물을 죽이고, 인간들 사이에 치명적인 전염병을 초래할 수 있다. 이런 재해는 물 부족과 이상기후로 인한 경제난으로 고통 받는 국가들 사이에 더 많은 전쟁을 촉발할 수 있다.

핵전쟁: 북핵 문제로 이 같은 위협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러시아와 미국이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핵탄두가 7000개를 웃돌며 영국·프랑스·중국·인도·파키스탄·이스라엘·북한이 핵을 보유한다. 원자과학자회보가 개발한 지구종말시계는 핵전쟁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인공적인 글로벌 재앙의 가능성을 나타낸다. 현재 자정 즉 지구 종말의 날에 2.5분을 남겨두고 있다. 소규모 핵전쟁이라도 핵겨울을 초래해 지구를 냉각시키고 오존층을 파괴하면서 궁극적으로 10년 이상 지속되는 가뭄이 찾아올 수 있다.

인공지능: 현재 모든 과학자가 최대 위협으로 꼽는 것은 인공지능(AI)이다. 산업·농업 혁명과 견줄 만한 수준으로 계속 성장한다면 2075년에는 자율로봇이 인간에 근접한 지능을 갖추게 된다. 이 기계들이 인간에게 악의를 갖지 않더라도 킬러 로봇이 악당의 손에 들어가거나 좋은 의도로 프로그램 된 AI가 파괴적인 수단을 활용할 수도 있다. 또한 미국 핵과학자(Bulletin of Atomic Scientists) 들 역시 인류가 멸망에 더 가까워졌다고 진단한다. 한마디로, 2017년보다 지구종말시계가 30초 앞당겨졌다., 미국과 러시아의 핵무기 현대화, 북한의 핵실험, 기후변화, 민주주의에 대한 불신 등이 주요 위협으로 지적됐다. 북한은 지난해 두 차례 핵실험을 했고, 평균적으로 매달 두 차례 계속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그리고 핵 문제 외에 각국이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점도 인류 존재에 위협이 되고 있다.

또 사이버 공격 등 신기술도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된다. 러시아가 지난해 사이버 해킹을 통해 미국 대선에 개입한 것은 선출된 정부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훼손해 민주주의를 손상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핵과학자회보”는 인류에 대한 위험을 낮추기 위한 7가지 방안 가운데 하나로 북핵 문제해결을 위해 국제사회가 노력을 기울일 것을 촉구했다. 미국, 중국, 러시아와 관련국들이 북한의 핵 위협을 낮추기 위해 북한과 심각하게 대화하라고 촉구한다. 그러면서 지금은 북한을 더욱 고립시킬 때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종말시계는 미국의 핵 개발에 처음 참여했던 과학자들이 설립한 핵과학자회보가 1947년부터 해마다 발표하고 있다. 이 시계는 자정 7분 전에서 시작해 지난 70년 간 22차례 조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