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선교의 두가지 축

송종록 목사

(크로스 선교전략 연구소)

 

2015년 을미년의 해가 밝았다. 올해 세상은 어떻게 요동칠 것인가? 한치 앞을 가늠할 수가 없다. 거친 세상, 도전하는 세력에 하나님의 선교는 어떻게 나아가야 하나? 기독교 선교가 시작된지 어언 2014년이 되었다. 초대 안디옥교회를 발원지로 그간 교회는 많은 희생을 감내하며 타민족 선교를 이루어왔다. 소아시아와 로마로 그리고 서유럽을 통한 아프리카와 아메리카로 복음이 확장되었으며 이제 아시아에서 치열한 영적 전투가 전개되고 있다. 문제는 그 찬란했던 초대교회와 서구교회가 지금 어디 있느냐는 것이다. 과거의 한 때 사명을 감당하고 조용히 사라지는 생물학적 전철을 밟는 것이 성경이 말하는 교회상인가? 만일 아니라면 왜 역사적 족적을 남겼던 수많은 교회들이 자취를 감추었는가? 왜 기독교는 2000년 동안 다른 민족에게 복음을 전하는 수평적인 세계선교에는 성공했는데 자손대대로 신앙을 전수하는 수직선교는 실패했는가? 구약의 지상명령, 쉐마를 잃어버리고 신약의 지상명령만 강조했기 때문이다. 이제 21세기 한국선교는 더 이상 서구가 깔아놓은 수평선교의 전통적 패러다임을 무비판적으로 따라가서는 안된다. 한국교회가 살아남을 뿐만 아니라 땅끝까지 선교적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교회를 통한 기존의 수평선교를 지속하되 가정을 통한 수직선교가 병행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오늘 우리 한국교회도 언젠가는 서구교회 궤적을 따라 쇠락해갈 수밖에 없다. 이미 그 증상이 도처에 나타나고 있다.

1. 문제의 진단

교회사를 보면 한 때 흥왕하던 교회들이 시간이 흐르면서 쇠퇴하고 소멸하기를 반복했다. 일반적으로 교회는 발아, 성장, 개화, 결실, 쇠퇴, 소멸의 단계를 거친다. 이 과정은 보통200-300년을 주기로 한다. 한 교회가 성장, 개화, 결실기에 들어서면 타 지역에 복음을 전하고 자신은 죽어간다. 그리고 새로이 복음을 받은 교회 역시 비슷한 전철을 밟은 후 소리 없이 역사의 무대 뒤로 사라진다. 왜 교회가 지역을 바꾸어 가면서 흥망성쇠를 반복하는 것인가? 교회가 시대마다 부흥하고 쇠퇴한 데에는 여러 학자들의 의견들이 있다. 선교학자 Herbert Kane은 북아프리카 교회가 몰락하고 이슬람화한 원인을 정치사회학적과 선교학적으로 해석했다. Charles J. Speel은 정치와 종교의 합작품인 ‘반달 아리안주의’(Vandal arianism)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흐름은 교회의 흥망성쇠 현상을 하나님의 주권적 섭리나 역사 개입으로 해석하는 사람도 있다. 이것은 복음의 서진론으로 전개되며 장차 Back to Jerusalem 운동으로 종결된다는 견해이다. 아무튼 여러 이론들이 의미 있는 내용을 함축하고 있으나 근본 해답은 될 수 없다.

2. 역사적 예증

교회는 원론적으로 주님 다시 오실 때까지 존재해야 하며 세상에 빛과 소금된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 따라서 신약교회가 오래 가지 못하고 안개처럼 소멸된 것은 하나님의 뜻이라 할 수 없다. 이는 순전히 인간의 오류 때문이다. 그간 교회는 오순절 성령강림 이후 오로지 수평적 선교에 치중해왔다. 이스라엘의 영적 공동체처럼 자녀들에게 복음을 전수하는 수직선교를 모르고 있었거나 아니면 알았다 해도 소홀히 했다. 그 결과 남을 살리는 선교는 큰 업적을 남겼지만 불행히도 모 교회는 세월과 함께 없어졌다. 반면에 이스라엘은 4,200년 동안 나라 없이 유랑하며 모진 핍박가운데 인고의 세월을 보내왔다. 헌데 이스라엘은 장구한 세월과 고난에도 세대 차 없이 살아남았을 뿐만 아니라 튼튼한 영적 공동체를 이루며 말씀전수가 되어왔다. 그들의 생존비결은 무엇인가? 그들은 한마디로 하나님의 말씀을 자자손손 대물림하는 수직선교에 생명을 걸었기 때문이다.

3. 구원의 계획

인간이 에덴동산에서 죄를 범한 이래로 하나님의 일관된 관심사는 타락한 인류를 구원하시는 것이었다. 하나님께서는 창 3:15절에 약속하신 메시아를 보내어서 타락한 인류를 구원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으로서 아브라함을 선택하여 한 나라를 이루고 그 씨를 통하여 메시야를 보내기로 작정하셨다(창12:1-3; 마1장). 그래서 마태복음 1:1절은 아브라함과 다윗의 혈통을 따라서 메시아이신 예수님이 오셨다고 말씀하고 있다. 이와 같이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선택하신 가장 큰 이유는 그와 그의 후손 이스라엘 백성들이 초림 메시아의 길을 예비하기 위함이었다. 그 방편으로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민족에게 예수님이 오시기까지 하나님의 말씀을 대대로 전수할 것을 명령하셨는데 이것이 구약의 지상명령이다(창18:19). 만약 아브라함의 자손인 이스라엘 백성들이 자자손손 하나님의 말씀을 전수하지 못했다면 우리가 믿고 따르는 메시아가 정한 때에 오실 수 있었을까?

4. 두 명령의 상호성

하나님은 타락한 인류를 구원하시기 위해 두 가지 지상명령을 주셨다. 구약의 지상명령은 초림 메시아 예수님을 준비하기 위함이고 신약의 지상명령은 초림하신 예수님을 모든 민족에게 전파하여 구원을 얻게 하기 위함이다. 전자가 ‘쉐마’에 기초한 가정사역의 사명이라면, 후자는 교회공동체가 해야 할 이웃전도와 세계선교의 사명이다. 전자는 부모가 가정이라는 성전에서 자녀를 말씀으로 양육하여 제자 삼는 일이라면, 후자는 목회자가 교회라는 공동체에서 구원받은 이웃들을 말씀으로 제자 삼는 일이다. 구약의 지상명령이 혈통적 유대인을 중심으로 한 가정사역이 본질이라면(창18:19; 신6:4-9), 신약의 지상명령은 구원받은 교인을 중심으로 한 교회사역이 본질이다(마28:19-20, 행1:8). 전자가 수직전도라면 후자는 수평전도이다. 결국 이스라엘 백성들은 수직선교는 잘했지만 수평선교를 못했고 기독교인들은 수평선교는 잘하지만 수직선교를 못했다. 그러므로 이스라엘 백성들과 기독교인들의 문제는 서로가 서로에 대한 해답을 가지고 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기독교인들로부터 예수님이 왜 메시아인가를 배우고 기독교인들은 이스라엘 백성들로부터 어떻게 자녀들을 제자 삼아 말씀을 전수할 수 있는가를 배우면 된다. 전자는 구원사적 접근이고 후자는 교육신학적 접근이다.

맺는 말

초대교회 죽었다. 유럽교회 다수가 죽었다. 미국교회 죽어가고 있다. 한국교회 죽기 시작했다. 교회가 이렇게 일정기간 역할을 하다 소멸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인가? 아니라면 무엇이 문제인가?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핵심은 선교학의 부재다. 지금까지 선교신학은 사마리아나 땅 끝이라는 수평적 선교에만 귀착되어왔다. 그러기에 수직선교를 간과하게 되었고 그 결과로 많은 교회가역사의 장에서 사라져 갔다. 수직선교가 없는 수평선교는 힘을 쓸 수가 없다. 따라서 이제는 우리 교회가 자손 대대로 말씀을 대물림 하는 수직선교의 기초 위에서 열방을 향한 수평 선교가 진행되어야 한다. 성령의 촛대는 결코 지역을 바꾸어가며 교회를 쓰신다고 보지 않기 때문이다. 인간의 무지와 무능 그리고 무책임 때문 파생되는 결과를 하나님의 섭리로 합리화하는 신학을 과감히 배격해야 한다. . 이메일: jrsong00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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