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여행(Mission Trip)과 단기선교(Short Term Mission)

송종록 목사

(크로스 선교전략 연구소)

 

해마다 여름철이면 선교지는 몸살을 앓는다.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목적으로 방문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지나간 자국은 긍정적 효과도 있지만 팀에 따라서는 후유증을 남기는 경우도 허다하다. 만일 문제가 있다면 현지에 있는 선교사는 그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이제 우리는 냉정한 마음으로 그간 “단기선교”라는 이름으로 해왔던 사역의 양태와 결과를 평가해볼 필요가 있다. 문제는 일반적 방문이나 단순여행이면서도 많은 경우 “단기선교”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있다는 것이다. “단기”라는 단어에 초점을 두다보면 선교를 이해하기보다는 방문 쪽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된다. 이는 문화여행 또는 선교지 답사 정도로만 인식하기 쉽다.

선교는 지역적인 경계보다 문화적인 경계를 넘는 것이 더 중요한 개념이다. 단일 문화적 토양 위에서 자란 한국선교 팀은 많은 장점에 비해 타 문화이해와 존중, 복음을 토속문화에 맞추어 전달하는 훈련, 외국어 능력 등에 있어 태생적 약점이 있다. 더욱이 열정적인 사람들은 현지사정을 아랑곳 하지 아니하고 공격적으로 복음을 전하다 큰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었다. 선한 동기와 목적으로 시간과 물질을 들여 헌신하는데 결과가 좋지 못하다면 큰 유감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오늘 한국교회에 하나의 문화로 자리매김한 단기선교에 대한 혼선은 무엇이며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가?

선교여행(Mission Trip)

이는 대체적으로 선교지 이해, 선교훈련, 협력사역이란 3가지 목표가 있다. 기간은 2주 전후이며 인원은 7-15명 정도가 좋다. 첫째로 선교지 이해를 위해 현장을 방문하여 직접 보고 느끼는 것이다. 명승고적, 박물관, 시장, 백화점, 대학가, 현지인 가정방문 등이다. 어떤 이들은 우리가 선교지에 왔는데 “사역만 할 것이지 이렇게 둘러볼 필요가 있는가?”라고 회의를 갖기도 한다. 첫 걸음부터 타 문화권에 대한 이해도 없이 무슨 일을 하겠다는 것인가? 생명의 씨도 중요하지만 그 씨를 심을 토양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둘째로 선교훈련을 위해서는 강의를 들으며 공동체 생활을 하게 된다. 선교지 역사와 문화, 생활습관, 사회적 이슈(Issue), 현지교회의 현황, 언어훈련, 선교학, 공동체 생활 등이다. 특히 일정기간 짜여진 틀에 따라 함께 생활한다는 것은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자기를 발견하고 다듬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셋째로 협력사역이다. 내용으로는 땅 밟기 중보기도, 성경학교, 청소년 캠프, 전도, 교육, 간증, 설교, 상담, 치료, 사회봉사 등등 각자 준비된 것으로 사역을 하는 일이다. 협력이란 방문자가 새로운 일을 창안해내는 것이 아니다. 말 그대로 현지 사역을 건강하게 세우며 뒷받침해주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교사와 함께 선교사를 통해서 일이 진행되어야 한다.

단기선교(Short Term Mission)

이는 오직 한 가지 “사역”이라는 단순목표이어야 한다. 여러 가지 목적을 가지고 현장에 가는 것은 단기선교의 근본 취지와 힘을 분산시키게 된다. 이 기간은 보통 2주 이상 2년 미만이며 많은 수의 대원보다는 소수일수록 효과적이다. 이때도 역시 독자적 사역보다 장기 선교사의 도움 하에 각자가 준비된 은사를 통해서 사역을 펼쳐야 한다. 주로 어린이 및 청소년 캠프, 연극, 기독교영화 상영, 노방전도, 간증 및 설교, 영어교육, 태권도 훈련, 의료봉사, 미용봉사, 우물 파주기, 집수리 등 다양하다.

단기선교가 효과적이려면 선교전략, 타문화 이해, 영적인 훈련, 자기 전문성 등 상당한 준비가 필요하다. 이는 중, 장기 선교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효용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일회성이 아니라 주기적이고 집중적인 사역이어야 한다. 지금까지 단기선교는 주로 '팀' 위주였다. 하지만 이제는 그동안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점점 '소수화', '전문화' ‘조직화’되는 추세이다. 이는 단기선교가 '왜(why)'에서 '어떻게(how)'의 개념으로 바뀌는 현상과 맥을 같이 한다.

선교여행(Mission Trip)과 단기선교(Short Term Mission)의 차이점

이는 그 초점이 “방문자인가 아니면 피선교지민인가? 복합목표인가, 단순목표인가? 대원이 다수인가, 소수인가? 일회성인가, 지속성인가? 단(短) 기간인가, 중(中) 기간인가?”에 따라 구별된다. 아무래도 단기선교는 선교지 탐방과 방문자의 훈련에 중심이 있고 단기선교는 사역에 중심이 있다. 지금까지 한국교회의 혼선은 선교여행과 단기선교에 대한 분명한 구분이 없었다. 이 분야에 선교신학도 미미했다. 이에 그간 유행처럼 교회나 단체가 여름철 10여 명씩 팀으로 선교지에 가는 것은 대부분 선교여행이었다. 이것을 단기선교로 오해하니 실망을 낳을 수밖에 없었다. 많은 문제도 야기됐다. 아무튼 단순여행(Traveling), 선교여행(Mission Trip), 단기선교(Short Term Mission), 장기선교(Long Term Mission) 모두가 귀하며 독자적 가치가 있다. 이것들은 나름대로 제 특성이 있으며 서로 연결고리가 있다. 이에 순차적으로 발전하면 더욱 이상적이다. 따라서 각자의 생각과 형편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맺는 말

선교여행(Mission Trip)인가 아니면 단기선교(Short Term Mission)인가? 중요한 것은 선교적 열심으로 사역지를 방문하는 개인이나 팀들은 처음부터 성격규정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성격 규정이 정해지면 현지 선교사과 긴밀한 네트워크 속에서 방문 목적에 맞는 실제적 준비를 해야 한다. 그리고 선교현장에서는 철저히 현지 사정을 숙지하고 있는 선교사의 도움과 지도 속에서 진행되어야 한다. 그렇지 아니할 때 위험에 처할 수 있으며 사역의 결과도 좋지 않다. 사역을 마치고 돌아와서도 현지 사역자와 계속 소통하며 선교적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

특히 선교지에서 미흡하고 자기 생각과 대치되는 것들이 있다면 쉽게 판단하고 퍼뜨리기보다 중보하며 선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힘써야 한다. 그렇지 아니할 때 선교사는 실족하거나 심한 상처를 입게 된다. 일반적으로 선교사에게 방문객은 위로자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무섭다. 그들은 한 번 방문으로 끝나지만 현지 선교사는 평생, 오는 이들을 맞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메일: jrsong00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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