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라 빛을 발하라

(이사야 61:1-3)

김종훈 목사 ( 뉴욕 예일장로교회)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이솝 우화 중에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이야기의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개미는 여름에 열심히 일을 하고 월동 준비를 잘해서 겨울을 잘 보낼 수 있었지만, 베짱이는 여름동안 열심히 놀다가 겨울에는 고생했다는 그런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를 현대적 느낌으로 좀 변경해서 나온 이야기가 있습니다. 개미가 여름 내내 고생하며 식량을 많이 쌓아 놓았지만, 그만 일을 너무 많이 하다가 허리를 다쳐 몸져누워서 그 쌓아놓은 것을 제대로 먹지를 못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베짱이는 열심히 노래연습을 해서 CD를 만들었는데 대박을 터트려 돈방석 위에 앉았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최근에 나온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개미가 몸져누웠다가 예수님을 만나 치유함을 받고 건강을 회복했습니다. 특유의 근면, 성실성과 함께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로 치유 받은 것을 감사하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살았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베짱이는 CD로 대박을 터트리고 돈을 많이 벌었지만, 그만 번 돈으로 유흥과 마약에 손을 대어서 돈을 다 탕진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저는 이 이야기 속에서 개미의 변화라는 것을 한번 생각해보았습니다.

21세기의 화두는 변화입니다. 교통의 발달과 함께 많은 사람들이 한 곳에 머물러 있지 않고 온 세계로 이동을 하며 살고 있습니다. 세계는 그야말로 여러 민족이 함께 살아가는 지구촌이 되었습니다. 그와 함께 기독교적인 관점에서 주목해야할 변화도 많이 일어났습니다. 지금까지 기독교 국가라고 생각해왔던 서구 교회들의 쇠퇴와 함께 20세기에 들어서면서 비서구 교회들의 폭발적인 성장을 보게 되었습니다.

종교개혁을 통해 독일교회의 부흥이 일어났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독일 무슬림은 가정 당 아이들을 9.8명을 낳는다고 합니다. 무슬림은 야곱처럼 4명의 부인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백인은 가정 당 약 1.9명의 자녀를 낳는다고 합니다. 독일서 사역하시는 어떤 선교사님은 이 사실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계셨습니다. 앞으로 25-30년이 지나면 무슬림과 백인의 수가 같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 다음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당연히 무슬림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입니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무슬림은 코란이냐 칼이냐를 선택하라고 하는 종교이기 때문입니다. 코란을 믿지 않으면 죽이는 것이 무슬림이므로 종교핍박시대가 예상된다는 것입니다.

영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15년 동안 영국의 6천개의 교회가 문을 닫았습니다. 그중 3천5백 개가 무슬림의 모스크로 바뀌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아직도 세계선교를 이끌고 있는 미국은 어떻습니까? 평등이라는 잣대 아래 신앙을 찾아 미국 대륙으로 건너온 청교도들의 “In God We Trust”라는 슬로건은 점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모든 종교가 평등하니 기독교만 특별히 강조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와 함께 계속되는 학교 총기사건, 동성 간 결혼의 합법화로 말미암은 전통적인 가정질서의 붕괴, 오락용 마리화나의 합법화 등은 우리와 우리 자녀들을 위협하고 있는 무서운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 우리 한국 사람들이 지금 온 세계에 흩어져 살고 있습니다. 지금은 디아스포라 시대라고 말합니다. ‘디아’(dia)라는 말은 ‘흩어지다’라는 뜻이고, ‘스포라’(spora)는 ‘씨앗’이라는 뜻입니다. 흩어진 씨앗, 마치 꽃씨가 바람을 따라 사방으로 흩어지는 것처럼 하나님은 한국 민족을 세계 각 나라로 흩어져 살게 하셨습니다. 사람들은 중국 사람들이 가장 많이 흩어졌다고 말하지만 중국인들은 차이나타운을 중심으로 많이 모여 있어서 그렇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흩어진 민족은 한국 민족이라고 합니다. 지금 한국 사람들은 170개국에 750만 명이 흩어져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해외에 있는 한인교회 수가 약 5천여 개가 된다고 합니다. 한국 사람들은 바람에 날리는 씨앗처럼 흩어지면 그 나라에서 가장 먼저 교회를 세웁니다. 특별한 민족입니다. 일본 사람들은 회사를 먼저 세우고, 중국 사람들은 식당을 세우지만, 한국 사람들은 먼저 교회를 세웁니다. 그리고 교회를 중심으로 살아갑니다. 지금 한국교회 만큼 새벽마다 일어나 하나님 앞에 기도하는 민족이 없습니다. 우리가 있는 곳에서 드려지는 모든 예배, 선포되는 모든 말씀, 올려지는 모든 찬송, 드려지는 모든 기도를 합하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영적 힘이 될 것입니다. 저는 하나님께서 이 디아스포라 시대의 주역으로 한국 사람을 쓰고 계신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님 앞에 아무나 쓰임 받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하나님은 한국 민족이 이렇게 쓰임을 받을 수 있도록 모든 조건을 역사적으로 형성시켜주셨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영적인 에너지뿐만이 아닙니다. 고난을 겪지 않은 민족이 고난당하는 민족을 향하여 나아갈 수 없습니다.

한국민족은 6.25 전쟁을 경험했고 보릿고개를 경험했습니다. 여러 가지 역사적인 수난을 겪은 민족이기에 수난 당하는 민족을 도울 수가 있습니다. 또 경제적으로 부가 따라가지 않으면 세계적인 선교강국으로 설수가 없습니다. 2013년은 한국전쟁 정전 60주년을 맞이하는 해였습니다. 전쟁직후에 GNP가 76불이던 나라가 전후 60주년을 맞이하면서 3만 불에 육박하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삼성과 LG는 이제 세계적인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조선 산업, 건설 산업, 철강 산업, 자동차 산업도 세계적인 수준입니다.

하나님께서 이런 특별하신 은혜는 주신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것은 우리가 이기주의적으로 우리만의 만족을 위해 물질을 축적하라고 주신 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오히려 어려움을 겪어 본 한국 민족이 어려움을 겪는 민족을 향하여 가진 것을 사용하라고 우리에게 주신 기회인줄 믿습니다.

특별히 우리에게는 귀한 자녀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정성껏 키운 자녀들은 영어와 다민족 문화 환경에 능통한 자들입니다. 우리의 자녀들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복음으로 바른 정체감을 가지고, 하나님이 우리민족을 어떻게 가난가운데 일으키셔서 이 시대에 디아스포라로 사용하시는가를 깨닫는다면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자녀들을 요셉처럼 축복의 통로로 사용하실 것이다.

저는 해외에 흩어져 있는 우리 한인교회들의 정체감을 여기에서 발견합니다. 세상에는 죽지 못해 사는 사람이 있습니다(survival life). 또한 성공을 위해 사는 사람도 있습니다(successful life). 그러나 의미 있는 삶을 위해 사는 사람이 있습니다(significant life). 이 의미 있는 삶을 향해 우리가 일어나 빛을 발할 때가 왔습니다.

이제는 한 지역에서만 아니라 우리 흩어져 있는 모든 지역의 교회와 선교지들이 함께 일어나 빛을 발할 때입니다. 나의 꿈과, 우리의 계획과, 모든 교회들의 비전을 하나님께 드릴 때입니다. 이곳에 하나님의 영광이 임할 것입니다. 하나님의 영광의 빛이 임하는 곳에 어둠은 물러가고 생명의 빛이 비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흩어진 우리 민족의 각성을 전 세계를 향한 복음의 확산으로 사용하실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통해 하나님의 나라(Kingdom of God)를 확장시켜 나가실 것입니다. 이제는 일어납시다. 그리고 빛을 발합시다. 여호와의 영광이 우리 위에 임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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