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삭이 받은 백배의 축복(창세기 26:12-33)

이성모 목사(은평교회 담임, 한북기독교역사연구원장, 나누리 푸드뱅크 대표
이성모 목사

(은평교회 담임, 한북기독교역사연구원장, 나누리 푸드뱅크 대표)

창세기 26장에 등장하는 족장 이삭의 삶은 아브라함이나 야곱에 비해 두드러진 업적이 없습니다. 특별히 뭘 했다는 기록도 에피소드도 없습니다. 하지만 성경은 그를 믿음의 조상의 반열에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물론 이삭이 우물 파기로 성공한 사람이기도 하지만 더 중요한 사실은 이삭은 순종의 사람이었습니다.

성경에 가나안에 엄청난 규모의 흉년이 들어 모두가 떠나고 있는 것입니다. 이삭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삭의 최종 목적지는 애굽이었습니다. 이삭은 아버지 아브라함이 흉년을 피해서 애굽으로 내려간 것처럼 자신도 모든 일행을 이끌고 흉년을 피하여 애굽으로 내려가고 있습니다. 애굽은 긴 여정입니다. 그래서 중간에 블레셋 지역 그랄 땅에 잠시 머물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곳에서 하나님께서 이해할 수 없는 명령을 주십니다. 그것은 애굽으로 가지 말고 지금 거하는 그랄 땅에 머물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명령을 들은 이삭에게 문제가 생겼습니다. 

첫째 그랄은 블레셋 땅입니다.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습니다. 아무리 흉년이라지만 남의 땅에 들어가 그 땅을 점령하고 산다는 것은 전쟁을 선포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기 때문입니다. 둘째 그랄도 흉년의 영향권에 있어 물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삭의 가축 떼까지 와서 나눠 먹자고 하면 순순히 묵인할 그랄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셋째 지금 애굽에 가기만 한다면 풍부와 부요가 보장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삭은 하나님 말씀에 순종했습니다. 이삭은 순종의 사람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이삭에게 복을 주셔서 많은 재산을 주십니다. 이것으로 인해 블레셋인이 그를 시기하여 내쫓게 됩니다. 그러나 그 후로도 이삭이 파는 우물마다 물이 나오고 이 우물을 블레셋인이 약탈하는 일이 반복적으로 벌어집니다. 이 와중에 블레셋인들은 이삭이 하나님의 사람임을 알게 되어 그를 두려워 하게 됩니다. 이삭이 지는 것 같고 패배하는 것 같았지만 하나님은 항상 이삭의 편이었습니다. 이삭은 자기의 우물을 약탈해 가는 사람들과 싸우지 않았습니다. 

시편 37편 1, 2절에 ‘행악자를 인하여 불평하지 말며 불의를 행하는 자를 투기하지 말찌어다 저희는 풀과 같이 속히 베임을 볼 것이며 푸른 채소같이 쇠잔할 것임이로다’라고 했습니다. 하나님의 사람은 원망하거나 불평하지 않고 자신에게 악을 행하고 손해를 끼치고 자기를 모함하는 사람이 있을지라도 보복을 하지 않습니다. 행악자는 하나님이 다루신다고 하셨습니다. 이삭은 사람을 상대하지 않았습니다. 그의 관심은 하나님에게 있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영광을 보게 해 주신 것입니다.

23절을 보십시오. “이삭이 거기서부터 브엘세바로 올라갔더니” 이 구절은 짧지만 많은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브엘세바는 창세기 22장 19절에 나타나는 장소로 아브라함이 아들 이삭을 모리아 산에서 번제로 드리려고 했을 때 나오는 장소입니다. 그때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의 믿음을 보시고 아들 이삭을 죽이는 것을 막으시고 그 옆에 숫양을 예비해 두셨습니다. 그래서 이삭 대신에 양을 제물로 드리고 하나님의 부활을 경험했습니다. 그는 그 땅의 이름을 ‘여호와 이레’라고 하였습니다. ‘하나님이 준비하신다’는 뜻입니다. 아브라함이 이삭을 데리고 갔던 장소가 브엘세바입니다.

24절을 보면 이삭이 그랄에서 브엘세바로 떠나던 날, 바로 그 밤에 하나님이 나타나십니다. ‘나는 너의 아비 아브라함의 하나님이다. 두려워 말라’.이것이 하나님이 이삭에게 주었던 첫번째 메시지입니다. 이삭은 우물도 다 빼앗기고, 그랄에서의 부(富)도 내려놓고 브엘세바로 향했기 때문에 그때까지도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 안에 두려움이 있는 것을 알고 계십니다. 

그리고 이상한 사건이 하나 생겼습니다. 이삭이 그랄을 포기하고 이제 하나님의 약속의 땅으로 돌아온 그때, 놀랍게도 블레셋 왕 아비멜렉이 그 친구 아훗삿과 군대장관 비골을 대동하고 그를 방문한 것입니다. 

28~29절에 “그들이 가로되 여호와께서 너와 함께 계심을 우리가 분명히 보았으므로 우리의 사이 곧 우리와 너의 사이에 맹세를 세워 너와 계약을 맺으리라 말하였노라 너는 우리를 해하지 말라 이는 우리가 너를 범하지 아니하고 선한 일만 네게 행하며 너로 평안히 가게 하였음이니라 이제 너는 여호와께 복을 받은 자니라” 정말 뜻깊은 장면입니다. 이삭이 싸우고 대들어서 얻은 명예가 아니라 져주고, 포기하고, 당했는데 하나님이 이삭의 손을 들어서 승리를 안겨준 것입니다. 

-아멘-

ccc7296@naver.com

11.02.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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