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두려워하는 날에는”

시편 56편 1-13절
이길호 목사

(뉴욕 성실장로교회 원로)

로빈슨 크루소(Robinson Crusoe)가 무인도에서 살 때에 가장 무섭고 두려운 일은 맹수와 혹은 열악한 자연 환경보다는 해변의 모래사장에 자기 발걸음 이외에 다른 사람의 발자국을 발견했을 때 제일 두려워했다고 합니다.

이 말은 사람이 짐승보다 자연 재해보다 더욱 두렵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사람 없이 살 수 없는 모순적이고, 역설적인 인간관계를 암시합니다.

알베르 까뮈의 “페스트”라는 소설이 있습니다. 해안에 위치한 조용한 도시, ‘오랑’이라 불리는 곳에 페스트가 번져가면서 일어나는 사건과 이 사건 속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인간의 모습들을 묘사합니다.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내건, 피눈물 나는 노력으로 어느 날 페스트 재앙이 물러갔습니다. 오랑시는 기쁨의 축제를 벌입니다. 폐쇄되었던 오랑시의 문이 열리고 시민들이 환호하며 축하합니다. 매우 기뻐합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며 의사 리외가 이렇게 말합니다.

“페스트균은 결코 죽지도 않고 사라져 버리지도 않으며, 가구 등 속에 숨어 있다가 언젠가는  저 쥐들을 잠에서 일깨워 어느 행복한 도시를 공격하게 될 것이다.”

여기에 인간의 실존의 두려움이 내재되어 있습니다. 인간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끊임없는 두려움과 공포 속에 살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 인간은 두려움과 더불어 두려움과 함께 살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오늘 시편 56편 저자는 다윗인데, 다윗은 몹시 두려워 한 상태에서 하나님께 부르짖고 있습니다. 다윗이 평안하게 왕궁에 앉아 화려한 생활을 하면서 이 시편을 기록한 것은 아닙니다. 다윗이 사울의 칼날을 피하여 블레셋으로 도망하여 블레셋 왕 아기스 앞에서 미친척합니다. 죽음을 앞에 둔 큰 두려움 속에서 하나님께 나아가면서 이 시를 지었습니다.

여러분, 우리의 인생에는 항상 두려움이 있습니다. 우리를 두렵게 하고 무섭게 하는 존재가 있습니다. 이 세상에 사는 날 동안 항상 두려움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인생의 두려움을 어떻게 직면하는가? 입니다. 항상 우리 앞에 존재하는 두려움을 어떻게 극복하는가? 입니다.

성도들은 두려운 일을 만날 때마다 하나님을 의지하는 믿음으로 잘 극복해야합니다. 그러면 구체적으로 두려움을 만날 때 우리의 신앙의 자세는 어떠해야 할까요?

 

I. 두려움 속에서 하나님을 의지해야 합니다.

 

“하나님이여 내게 은혜를 베푸소서 사람이 나를 삼키려고 종일 치며 압제하나이다. 내 원수가 종일 나를 삼키려 하며 나를 교만하게 치는 자들이 많사오니 내가 두려워하는 날에는 내가 주를 의지하리이다”(1-3절).

만약 여러분들이 극심한 고난에 처해 있다고 해도 만약 그 고난이 시간적으로 금방 지나간다고 하면 견딜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들의 고난이 끝이 없이 계속된다면 아마 견디기 어려울 것입니다. 낙심하고 좌절할 가능성이 많이 있습니다.

사울의 칼날을 피하여 오늘은 이곳 내일을 저곳으로 피하면서 매우 탈진된 상태에 살고 있었습니다. 다윗이 직면한 고난과 무서움의 특징은 “종일”(All day long)입니다.

“하나님이여 내게 은혜를 베푸소서 사람이 나를 삼키려고 종일 치며 압제하나이다. 내 원수가 종일 나를 삼키려 하며.”  

다윗의 인생의 고난은 끝이 없습니다. 이러한 계속적인 두려움 속에서 다윗은 “내가 두려워하는 날에는 내가 주를 의지하리이다” 고백합니다.

이러한 계속적인 극심한 고난과 두려움 속에서 다윗의 하나님을 의지합니다. 4절, “내가 하나님을 의지하고 그 말씀을 찬송하올지라 내가 하나님을 의지하였은즉 두려워하지 아니하리니 혈육을 가진 사람이 내게 어찌하리이까?”

다윗의 믿음의 대상은(the object of David’s faith) 하나님이며, 다윗의 믿음의 내용(the content of David's faith)은 자기에게 약속하신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II. 두려움 속에서 우리는 하나님께서 우리가 당하는 두려움을 다 알고 계심을 기억해야합니다.

 

8절, “나의 유리함을 주께서 계수하셨사오니 나의 눈물을 주의 병에 담으소서 이것이 주의 책에 기록되지 아니하였나이까” 10절 “내가 하나님을 의지하여 그의 말씀을 찬송하며 여호와를 의지하여 그의 말씀을 찬송하리이다” 11절 “내가 하나님을 의지하였은즉 두려워하지 아니하리니 사람이 내게 어찌하리이까”

다윗은 자기의 눈물을 병에 담아 달라고 기도했습니다(8절). 다윗은 “주님, 내눈의 모든 눈물을 기억하시지요?” 기도했습니다.

눈물은 인생의 고통과 고난과 두려움 그리고 가슴에 맺힌 한, 등을 한마디로 표현하는 은유적인 표현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자기의 고난을 구체적으로 다 알고 계심을 믿고, 자기의 눈물을 닦아 주실 줄 믿었습니다. 주님께서는 우리의 연약함을 다 아십니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계실 때에 우리의 슬픔과 연약함을 친히 체험하셨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아픔과 슬픔을 다 알고 계시는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께서 나의 눈물들을 하나님의 병에 담으시고, 나의 눈물의 원인들을 모두 책에 기록하셨습니다(You have collected all my tears in your bottle. You have recorded each one in your book).

우리가 두려움 속에서 기도할 때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눈물의 의미를 하나님께서 다 알고 그리고 우리의 인생을 복된 길로 인도해주심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III. 하나님의 은혜로 두려움을 극복하고 난 후에 우리는 서원을 갚아야 합니다.

 

12절, “하나님이여 내가 주께 서원함이 있사온즉 내가 감사제를 주께 드리리니” 13절, “주께서 내 생명을 사망에서 건지셨음이라 주께서 나로 하나님 앞, 생명의 빛에 다니게 하시려고 실족하지 아니하게 하지 아니하셨나이까”

다윗이 이 어려운 고난과 두려움을 다 극복하고 난후에 자기가 하나님께 서원한 것을 갚겠다고 합니다. 다윗은 자기를 온갖 종류의 두려움에서 건져주신 하나님께 “감사제”를 드리려고 합니다.

아마 다윗은 두려움을 이기고 난후에 하나님께 감사의 삶을 살았으리라 생각됩니다. 우리 성도들은 항상 우리를 구원해 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를 드려야합니다. 우리를 영원 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택하여 주셨고, 말씀과 성령으로 우리의 생활 속에서 구체적으로 인도해 주시는 하나님께 감사하며 살아야합니다.

진정한 그리스도인들은 늘 감사 찬송하며 살아야합니다. “내게 주신 모든 은혜를 무엇으로 보답할꼬?” 라는 마음으로 살아야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의 인생살이 속에서 두려운 존재가 끊임없이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천국에 갈 때까지 피할 길이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직면하고 극복해야하는가? 문제입니다.

1)두려움 속에서 전능하신 하나님만 의지해야 합니다.

2)두려움 속에서 내가 당하는 두려움의 문제를 하나님이 다 알고 계신다는 믿음으로 기도해야합니다.

3)두려움을 이기고 난후에 서원을 갚아야합니다. 특별히 감사의 삶을 살아야합니다.

“내가 두려워하는 날에는 내가 주를 의지하리이다” 이것이 우리 모두의 신앙고백이 되기를 바랍니다.

khl0206@gmail.com

 

03.07.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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