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매교회
운전하며 가다가 한국 라디오방송을 켰습니다. 방송하는 내용이 바다낚시에 대한 소개였습니다. LA 근교에 자녀들과 함께 반나절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바다낚시가 있다고 출연자가 말하는 것을 들으면서 나도 한 번 바다낚시를 가야겠다는 도전을 받았습니다. 특별히 매주 화요일에는 반 값에 바다낚시를 할 수 있다는 소개에 기필코 해보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조카들을 데리고 바다낚시를 하기 위해서 데이나 포인트로 가서 배를 타고 출항하는데 설레임이 밀려왔습니다. 나는 낚시의 경험이 없어서 낙시대의 줄에 낚시 바늘과 추를 설치할 줄 몰라서 배에 오르자 마자 선원에게 부탁해서 낚시할 준비를 마치고, 탁 트인 바다의 물결을 치고 나가는 배의 선상에 서서 고기를 잡을 생각을 하니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선장이 배를 멈추고 낚시를 해도 된다는 안내 방송이 나오자 배 위에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낚시를 시작합니다. 조카들과 함께 낚시 바늘에 오징어 미끼를 끼우고 바다로 낚시줄을 던집니다. 잠시 뒤 고기가 미끼를 먹는 느낌이 오자 낚시줄을 감아서 올리자 30인치의 볼락이 올라옵니다. 조카들의 낚시대에도 고기들이 잡혀서 올라옵니다. 낚시를 하는 3시간 동안 지루하지 않게 고기들이 잡히어 주었습니다. 바다낚시의 재미와 즐거움을 아내에게도 경험하게 해 줄 겸 또다시 바다낚시를 가기로 계획하였습니다. 아내와 친구 목사님들과 같이 바다낚시를 하기 위해서 또다시 데이나 포인트로 향했습니다. 오늘 저녁 식사는 우리가 잡은 고기들로 풍성한 식탁이 될 것이라고 확신에 찬 말을 하며 배를 타고 나갑니다.
낚시를 할 장소에 이르자 희망을 가지고 낚시줄을 던집니다. 고기들이 미끼를 건드리는 반응이 전혀 없습니다. 1시간이 지나도 고기가 잘 잡히지 않자 선장이 배를 다른 곳으로 옮깁니다. 다른 장소로 옮겨 1시간이 지났는데 여전히 고기들이 잡히지 않습니다. 당황한 선원들은 작은 고기와 오징어 미끼를 바다에 뿌립니다. 그런데 어디에서 나타났는지 바다사자가 낚시 장소를 멤돌면서 미끼가 바다 속으로 내려 가기도 전에 다 먹어 치웁니다. 결국 선착장으로 되돌아 오는 동안 우리 일행은 집으로 가져 갈 수 없는 작은 볼락 한 마리씩만 잡은 것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일전에는 거짓말과 같이 낚시줄을 바다에 던지기만 해도 고기들을 잡아 올렸는데, 이번에는 함흥차사였습니다. 아내와 친구 목사님들에게 자랑하고 보여주고 싶었던 나의 계획은 산산히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우리는 인생이 내 생각과 계획대로만 진행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압니다. 모든 일이 내 의지대로만 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지만 우리의 삶은 때로는 나의 뜻대로 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나의 능력과 힘으로 모든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 인간의 교만에 지나지 않습니다.
우리의 삶은 고기가 잘 잡히는 날도 있고, 안 잡히는 날도 있습니다. 우리는 모든 일에 완벽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오직 자신이 계획하신 바대로 이루시는 분은 천지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 밖에 없습니다. 하나님은 오늘도 우리를 향한 뜻하신 바를 섭리 가운데 이루고 계십니다. 따라ㄴ서 우리가 인생의 고기를 잡지 못해도 실망하고 좌절할 필요가 없습니다.
내 인생은 하나님이 축복하여 주고 있는 삶이며 하나님의 놀라운 계획을 이루어가고 있는 여정이기 때문입니다.
yosupbois@gmail.com
03.18.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