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각(錯覺)

김한맥 선교사

(문화동원연구소 대표)

사람은 변할까? 혹은 변할 수 있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 죄를 지을 수는 있었으나 그 죄를 해결할 능력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사람이 죄를 해결할 능력이 아주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죄의 삯이 사망이라고 하나님께서 말씀하시지 않으셨을 것이다. 스스로 지은 죄를 해결하고 창조되었던 모습으로 되돌아가는 누군가가 어쩌면 단 하나라도 있을 수 있는 까닭이다. 

성경은 동서고금을 망라한 이 세상에 의인은 없나니 단 하나도 없다고 천명한다. 죄인에서 자력으로는 의인이 될 수 없다는 분명한 선언인 것이다. 그러기에 사람은 결코 변하지 못하는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늘 변할 수 있다는 착각을 한다. 그 중의 하나가 교만(驕慢)이다. 

하나님의 도우심이 없이는 단 몇 분도 살아남을 수 없는 철저하게 무력한 존재이면서도 하늘을 향해 삿대질을 하기 일쑤다. 하나님을 믿느니 내 주먹을 믿겠다는 만용(蠻勇)은 무지와 교만의 극치다. 너 자신을 알라는 철학자의 지적마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미련이다. 하기야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자가 자신을 어찌 알겠냐마는 스스로 일어서고 스스로 먹고 스스로 말할 정도만 되어도 자아(自我)가 싹터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지기 시작한다. 자신을 알고 알아가는 것이 아니라 착각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 땅에 온 단 한 사람도 예외가 없이 모두가 죄인이기에 하나님은 독생자 예수를 그리스도로 이 땅에 보내셨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 이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는 자들이 성도(聖徒)다. 그래서 성도는 하나님도 마귀도 사람도 변하지 않음을 알아야 한다. 알아야 착각하지 않고 교만하지 않을 수 있다. 

성도가 바로 알아야 하는 것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죄인을 살리기 위해 이 땅에 오신 독생자 예수님조차 사람을 변화시키신다는 말씀을 하시지 않았다. 사람이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되는 비밀은 죽었다 다시 사는 것뿐이기에 이를 중생(重生) 즉 거듭남이라 말한다. 죄의 삯으로 멸망하지 않을 유일한 방법은 예수님과 함께 죽었다가 다시 사는 것뿐이다. 변하는 것이 아니다. 

사도 바울은 예수님을 대적하던 자였다. 그러던 그가 다메섹에서 변화되어 예수님을 전하며 증거하는 자가 되었다. 그렇다고 사람 즉 바울이 변한 것은 아니다. 죄인에서 의인이 된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바울보다 더 처절하게 예수님을 믿은 사람은 드물 것이다. 숱한 박해와 고난을 당하며 열세 권의 서신서를 썼을지라도 그가 변한 것은 아니었다.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는 말을 정치인이 모를 리는 것의 없을 것이다. 정치는 곧 권력이기에 작은 권력을 가졌을 때는 이 말을 되뇌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권력이 커질수록 이 권불십년이 자기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착각하는 듯하다. 대한민국의 역대 대통령들의 불행한 말년을 보면서 충분히 자각할 만도 하건만 불편부당하게 군림하려는 위정자(爲政者)들이 끊이질 않는다. 권력이 커지면 보이는 것도 들리는 것도 없는지 모르지만 삼척동자라도 알만한 것들을 왜 착각하는지 그 속을 알 수가 없다. 

위정자들이 일으키는 착각은 그들뿐만이 아니라 나라와 국민에게 불행한 결과가 된다. 그만큼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코로나19의 엄중한 상황에서 대한민국의 대선이 다가오고 있다. 내가 혹은 나만이 적임자라 자처하는 후보들이 수십 명에 이른다. 그러기에 걱정이 앞선다. 혹세무민(惑世誣民)하며 자신까지 속이는 후보가 권력을 잡으면 이나마의 대한민국은 거덜 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민들이 착각하지 않아야 한다. 나라 빚이 늘어나거나 말거나 선심으로 표를 얻겠다는 얄팍한 술수에 넘어가서는 안 될 것이다. 가당치 않은 공약(空約)에 속지도 말고 잘 생겨서 지지한다는 허탕에서 정신을 차려야 한다. 

착각하지 않을 바람은 오직 하나님이 주시는 지혜뿐이다. 사람은 그 누구라도 죄를 지을 수는 있으되 그 죄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착각하지 말고 바로 알아야 한다. 그 어떤 장밋빛 청사진도 하나님이 허락하시고 도우시지 않으면 허사일 뿐이다. “너의 행사를 여호와께 맡기라 그리하면 네가 경영하는 것이 이루어지리라”는 말씀을 듣고 그대로 행하는 후보가 선출되기를 바라는 것은 결코 착각이 되지 않을 것이다. 이 세상 만물의 주인이신 하나님이 친히 이 나라를 도우시며 이 국민을 이끄실 것을 알기 때문이다.

hanmackim@hanmail.net    

09.18.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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