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관 혼란의 시대 속에서…

김재열 목사

미주한인예수장로회 총회장, 뉴욕센트럴교회 담임

한밤중에 백화점에 도둑이 들었다. 밤새도록 휘젓고 다녔는데 가져간 상품은 하나도 없었다. 다만 모든 상품의 가격표들을 이리저리 바꿔 놓았을 뿐이었다. 500달러짜리 카메라에 5달러짜리 가격표를… 수천달러짜리 모터보트에 단 돈 100달러짜리 가격표를 바꿔치기해 놓았을 뿐이었다. 다음 날이 밝았을 때 여전히 평소처럼 그 백화점은 개점을 했고 고객들은 매장에서 평범하게 쇼핑들을 했다. 오전시간이 지날 때까지도 직원들도, 고객들도 달라진 점에 대해서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러나 그 중에는 엄청난 횡재를 한 고객도 있을 것이고, 바가지를 쓴 손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도무지 달라진 것에 대해서 눈치를 채지 못한 채 넘어갔다. 정말 이런 일이 있었나요? 묻는다면? 우리들은 보고 듣는 매일의 뉴스 속에서 얼마든지 가치 혼란의 뉴스들을 듣고 보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하고 싶다. 

온통 사회가 가치 혼란으로 뒤범벅이 되었다. 하루도 이런 류의 뉴스가 없는 날이 없다. 국가의 일급 정보를 단 돈 몇 천 달러에 팔아먹은 군사, 산업 스파이들의 뉴스가 우리들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고 있다. 5살 난 아들을 심하게 폭행해서 죽게 만든 계부의 뉴스를 듣지 못했는가? 그것도 젊은 아빠 게임하는데 방해했다는 이유로… 12살 난 딸을 잠자리 시중에 거역했다고 린치를 가해서 감옥에 간 짐승 같은 아빠의 뉴스를 보지 못했는가? 왜 세상이 이렇게도 가치관을 혼란스럽게 뒤집어 놓았을까?

이것뿐만 아니다. 수십년 엄청난 희생을 지불하면서 공들여 쌓아놓은 안정된 사회질서를 삽시간에 무너뜨리는 사이코 통치자들… 허황된 이론과 철학으로 수십억 지구인들을 비참한 절망으로 몰아놓은 엉터리 사상가들… 평화라는 이름으로 자신들의 이기적 욕심을 채우며 대물림을 하고 있는 인면수심의 독재자들이 여전히 내가 살고 있는 이 지구상에 존재하고 있지 않는가?

인생은 죽으면 그만이라는 허황된 유언비어를 만들어 인간 존엄의 가치를 싸구려 쓰레기로 만들어버린 비관주의자들… 인생은 허무한 것… 살아야 할 가치가 없는 세상… 죽으면 끝이라는 허무주의의 가격표들이 이곳저곳에 마구 붙어있다. 과연 인간은 이렇게도 헐값의 취급을 받고 살아야 할까? 절대로 아니다. 결코 싸구려가 아니다. 인간의 몸 덩어리 하나가 대수롭게 보이는가? 값을 정할 수 없는 대단한 고가품이다. 얼마나 고귀한 가치인가를 비교해보자! 

자동차 한대에 대략 13,000개의 부품이, 747제트 여객기 하나에 3백만 개의 부속품이 들어가고, 우주 왕복선에는 5백만 개의 부품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런데 하나님이 만드신 인체는 100조 개의 세포조직과 25조 개의 적혈구와 250만 개의 백혈구가 있으며 심장은 하루에 6,768리터의 피를 공급하기 위해 하루에 만 번 이상의 펌핑을 잠시도 쉬지 않고 있다. 허파는 2,340번의 호흡으로 120평방미터의 산소를 마시며 1.3kg의 수분을 섭취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혀에는 9천 개의 미각세포가 있어서 맛과 신선도를 즉시 감별해내는 기능을 갖췄고, 눈은 10만 가지의 색을 구분할 있지만 보통은 150가지를 구별해냄으로 원근과 입체의 모양을 인색하고 분별함으로 지각을 돕고 충돌을 피하게 만들고 있다고 한다. 인체의 핏줄은 총 길이가 12만Km로써 서울-부산 간의 거리를 133번, 지구를 3바퀴 돌 수 있다고 하니… 어찌 이런 몸이 싸구려일까? 75억의 인구 중에 같은 지문을 갖고 있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고 하니 내 몸은 유일무이한 최고의 걸작품이 아닌가? 이런 고가품도 호흡이 끊어지면 당일에 흙에 묻어버려야 하는 폐기물이 되겠지만… 눈에 보이지도 손에 잡히지도 않는 영혼의 생명의 가치는 또한 얼마나 고귀한 것인가?

나폴레옹의 사인이 있는 목걸이가 벼룩시장에서는 싸구려로 팔렸지만 고가품으로 둔갑을 했다고 한다. 아무리 흙으로 돌아갈 허무한 몸이지만 그러나 그 몸에 하나님의 독생자의 피가 묻은 인생은 가격을 매길 수 없는 최상, 최대, 최고의 고가품이 아닐 수가 없다. 얼마나 고귀한 것인가? 여기에 영원한 나라와 생명을 주신 하나님의 은혜와 구원의 특별한 가격표가 붙은 인생은 천하보다 귀한 존재임을 깨달아야 한다. 이 고귀한 몸과 생명으로 유일무이하신 하나님께만 영광스러운 참 가치관의 삶을 드려야 할 것이다.    

 jykim47@gmail.com

 

10/05/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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