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가 아니었나

장사라 사모

쫓기듯 사느라 뒤돌아 볼 여유 없이 일 년을 돌아 다시금 한 해의 끝자락에 서니 한 해의 못 다한 일들과 한숨 나는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마음속에 걱정할 일이 태산처럼 밀려와서 늘 무너진 마음으로 살면서 다른 사람의 잘됨이 오히려 울컥 질투와 부러움, 우울함과 한숨이 되어 살아갈 용기마저 잃었던 한 해가 아니었나. 여름이 오면 덥다고 투덜대고 겨울이 오면 춥다고 옷을 껴입고 하면서도 어떻게 우리 인생에 어김없이 여름이 오고 겨울이 오는 하나님의 경륜을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고 그저 오는 계절을 살아내기에 바빴던 한 해가 아니었나.

어쩌면 우리는 일초가 아깝다고 목숨을 내걸고 바쁘게 차를 몰로 다니면서도 정작 너무도 많은 시간을 TV앞에서 덧없이 시간을 보내고 살았던 한 해가 아니었나. 사람 사이에 부대끼며 살면서 내가 상처를 준 것은 또 받은 것은 무엇인가 늘 헤아려보며 부질없이 생각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다가 훌쩍 가버린 한 해가 아니었나. 

성전을 부지런히 밟고 다녔지만 입으로만 찬양과 경배를 드리며 늘 피곤한 육신과 영혼의 몸짓으로 삶을 통해 하나님을 높여드리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던 한 해가 아니었나. 하루의 삶에 조그만 파도가 출렁거려도 두려워 떨며 끊임없이 보채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순간보다 지는 순간이 허다하게 많았던 한 해가 아니었나.

이 세상을 살면서 가장 갖고 싶은 것이 무엇일까? 그것은 세상에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영혼의 평안이리라. 그래서 절벽이 앞을 막는 문제들 앞에서도 매서운 바람을 딛고 청청히 서있는 겨울나무처럼 고요하게 주님 앞에만 엎드리는 영혼의 자유함을 갖고 이 해를 마감하면 좋겠다. 

그렇다. 우리는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것이 천 가지인데도 무엇을 받았는지조차 인지하지 못하며 더 주실 것에만 혈안이 되어 사는 가련한 우리를 보고 가슴 아파 이 땅에 찾아오신 예수님! 절망의 어두운 길을 걸어갈 때 한 가닥 빛이 되어주셨고 행여 어려움이 몰려올까 늘 불안과 두려움에 떨며 사는 우리네 인생에 기쁨과 평화를 주시기 위해 오신 예수님! 그 예수님 때문에 우린 한 해의 기뻤던 일들도 슬펐던 일들도 또 수만 가지의 잘못 살았던 일들도 다 주님의 은혜였음을 고백하며 온 맘으로 그 주님을 맞이하는 한해의 마무리가 되면 좋겠다.

changsamo1020@gmail.com

12.26.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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