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석 목사 (나성세계로교회 담임)
미국에서 학교를 다녀본 사람이라면 홈커밍선데이(Home Coming Day)의 의미를 잘 알 것입니다. 자신이 다녔던 학교에서 졸업생들을 초청해 학교의 발전상을 소개하고 동문들에게 관심을 갖도록 하는 행사입니다. 저도 졸업한지 20년이 넘어서 이 행사에 참석해본 일이 있는데 당시 적지 않은 감회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같이 공부하던 친구들을 만나고 예전의 강의실을 둘러보면서 추억을 되새기는 기쁨은 무엇과도 비길 데가 없었습니다. 고향을 찾은 것, 같은 출신학교 동문이라는 소속감을 넉넉히 실감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교회를 가리켜서 영적 고향을 연상하는 영적 요람이라고 말합니다. 미국사람들을 보면 특별한 사정으로 살던 집을 떠나있을 때도 자신이 다니던 교회를 잊지 못합니다. 어디에 가서 살든지 영적 고향으로서의 홈 처치(Home Church)를 기억하게 된다는 말입니다. 이들의 문화와 환경이 우리와 다르기는 하지만 이처럼 교회에 대한 자세가 아주 다르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목사를 중심으로 교회를 옮겨 다니는 경우가 많은데 비해서 이들은 철저히 교회 중심으로 신앙생활을 합니다. 자신이 섬기는 홈 처치에 대한 애정이 그만큼 남다르다는 말입니다. 특별한 일이 아니라면 목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교회를 옮겨 다니는 일이 없습니다. 그러한 이유로 멀리 이사한 후에도 다니던 교회에 계속해서 헌금을 보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신의 유산을 교회에 헌납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얼마전 우리 교회가 설립 6주년을 맞았습니다. 앞으로는 설립 기념주일이라는 말 대신에 홈커밍선데이(Home Coming Sunday)로 불러보았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그간 우리 교회를 거쳐간 모든 사람들에게 있어서 그날 하루만이라도 다시 교회를 찾아오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계속 교회를 다니고 싶었지만 목사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떠나게 됐던 분들이 있다면 중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어떠한 사정으로 교회를 떠나게 됐든지 그분들에게 가슴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웰컴홈(Welcome Home!)을 외치고 싶은 마음입니다. 그리하여 우리 교회를 기억하는 모든 사람들이 영적 요람에서 마음껏 즐기며 기쁨을 누릴 수 있었으면 합니다.
주님이 피로 값 주고 세우신 우리 교회가 진정한 영적 요람을 이루고 성령으로 하나 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