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퀸즈장로교회 담임
“내 맘대로 산다” 아담 이후로 모든 인간의 슬로건이다. 사람들은 정말 자기 마음대로 산다. 몸에 문신을 끔찍하게 하면서 부모의 의견을 듣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내 몸이니 내가 알아서 하겠단다. 자기 몸이라면서 아무것이나 몸에 집어넣기도 하고, 이리 뒹굴 저리 뒹굴 아무렇게나 살기도 한다. 자기 몸의 만족을 위해서라면 그 누구의 눈치도 안 보고 산다. 세상을 사는 단 하나의 기준이 있다면 자기 기분이다. 아니다. 그렇게 살 수는 없다. 그렇게 살아서도 안 된다. “너희 몸은 너희가 하나님께로부터 받은바 너희 가운데 계신 성령의 전인 줄을 알지 못하느냐 너희는 너희 자신의 것이 아니라 값으로 산 것이 되었으니 그런즉 너희 몸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라” (고전6:19-20). 나의 몸은 나의 것이 아니다. 내 몸을 그 뜻대로 쓰실 수 있는 주인이 엄연히 계시다.
손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많다. 때릴 수도 있고 훔칠 수도 있다. 부술 수도 있고 손으로 욕할 수도 있다. 더러운 손으로 음식을 먹을 수 있다. 도박하는 것 자체가 나쁜데 도박하면서 손으로 상대방을 속일 수 있다. 심지어는 피를 흘리게도 하고 죽일 수도 있다. 끔찍한 일이다. 하지만 같은 손으로 완전히 다른 일을 할 수 있다. 무엇인가를 고칠 수도 있고, 창의적으로 새것을 만들 수도 있다. 누군가에게 무엇인가를 나눌 수도 있고, 아파하는 자의 상처를 어루만질 수 있고 힘든 자를 품을 수도 있다. 그러니 내 손이라고 내 맘대로 함부로 손을 쓰면 안 된다. 파괴하는 손이 아니라 건설하는 손이 되어야 한다. 화(禍)가 되는 손이 아니라 복(福)이 되는 손이 되어야 한다. “여호와께서 명령하사 네 창고와 네 손으로 하는 모든 일에 복을 내리시고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주시는 땅에서 네게 복을 주실 것이며”(신28:8). 내 손은 내 것이 아니다. 네 손에 복을 가득히 담아두실 내 손의 주인이 엄연히 계시다.
내 발로 어디든지 갈 수 있다. 1813년 스코틀랜드에서 태어나 1843년 주님에게로 간 29세의 청년 로버트 머레이 맥체인은 아무대로나 걸어 다니지 않았다. 올곧게 걸었다. 데이비드 브레이너가 인디언들에게 복음을 전했듯이 그는 유대인에게 복음을 전했다. 이 글은 예로부터 많은 사람이 음미했다. “눈 덮인 들판을 걸을 때에는 모름지기 함부로 걷지 마라. 오늘 아침 내가 남긴 발자취는 뒤에 오는 사람들에게 이정표가 되리니” 맥체인, 그가 앞서 걸어간 길은 훗날 많은 사람의 아름다운 이정표가 되었다. 그는 “다른 사람이 당신을 그리워할 수 있도록 살라”고 했는데 사람들이 그를 많이 그리워하리라고 생전에 생각했을까. “보내심을 받지 아니하였으면 어찌 전파하리요 기록된바 아름답도다 좋은 소식을 전하는 자들의 발이여 함과 같으니라”(롬10:15). 내 발은 내 것이 아니다. 복음을 들고 땅끝으로 가라시는 내 발의 주인이 계시다.
팬데믹 가운데도 왜 쇼핑몰은 꽉꽉 차고, 반면에 왜 교회는 텅텅 비는가? 교회에서 내 몸의 주인 되신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것보다, 내가 나의 주인이어서 쇼핑몰에서 나를 치장하고 채울 일에 더 관심이 많은 현시대의 실상이 아닐까. 내 맘대로 살지 않기 위해서는 몸의 훈련이 필요하다. 예배는 내 영을 위한 가장 고결한 자리이지만, 내 몸은 내 것이 아니라는 것을 훈련하는 가장 탁월한 자리이기도 하다.
03.26.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