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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델스존 교향곡 5번 4악장

김성국 목사

발행인, 퀸즈장로교회 담임

가을이 깊어가는 10월이다. 10월의 가을은 예쁘다. 단풍이 그렇고 하늘도 그렇다. 그런데 왠지 외롭다. 지난 봄 그리고 여름에 내 주위를 떠난 것이 많아서인가, 우수수는 아니지만 간간히 떨어지는 나뭇잎 때문인가, 아니면 곧 맞다드릴 겨울이 부담스러워서인가. 그대에게 이 10월에 크게 가장 떠오르는 생각은 무엇인가. 대부분의 개신교도들은 10월을 종교개혁의 달로 기억한다. 로마 카톨릭을 향한 95개조의 반박문이 비텐베르크 성벽에 붙여진 날이 1517년 10월 31일이었으니 올해가 종교개혁 503주년 해이다. 그 날 이후 번진 종교개혁의 불길이 온 세상에 이르며 종교 뿐 아니라 수많은 영역을 바꾸게 될 줄을 루터 자신도 몰랐으리라. 거대한 변화가 일어난 그 수많은 영역 중의 하나는 음악분야이다. 루터 자신이 음악을 사랑하였고 음악에 깊은 조예를 가지고 있었다. 그가 만든 “내 주는 강한 성이요”는 그의 신앙고백이었고  지금까지 많은 자들에게 용기와 감동을 주고 있다. 종교개혁의 확산에 지대한 공을 끼친 구텐베르그의 인쇄술은 성경의 대량 인쇄와 출판, 보급을 가능하게 했을 뿐 아니라 점차 악보의 인쇄와 출판도 가능하게 하였는데 종교개혁의 신앙을 담은 음악들이 작곡되고 널리 퍼지게 되었다. 

멜란히톤은 루터의 종교개혁을 도왔던 당대의 탁월한 인물이다. 그를 중심으로 1530년 아우크스부르크 신앙고백서가 만들어져 그 당시 황제 칼 5세에게 제출되었다. 그 장소에 갈 수 없었던 루터는 자기의 종교개혁 사상이 담긴 이 고백서를 너무 좋아했다. 종교개혁 역사에 있어서 신앙고백서는 매우 중요하다. 벨직 신앙고백서가 그랬고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도 그러하며 도르트 신경,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등이 그러하다. 하지만 아우크스부르크 신앙고백서는 개신교의 공식적인 신앙고백서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나 1830년 이 고백서가 만들어진지 300주년을 기념하여 교향악이 작곡되었다. “멘델스존의 5번 교향악: 종교개혁”이 바로 그것이다, 멘델스존 가문은 유대인이었으나 그의 할아버지가 기독교로 개종하였다. 이 곡은 원래 멘델스존의 두 번째 교향곡이었는데 5번이란 이름을 갖게 되었다. 로마 카톨릭의 반대로 이 곡을 바로 연주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 교향곡의 4악장에는 “내 주는 강한 성이요”의 웅장한 선율이 흐른다. 이 가을 듣고 싶은 음악이 많으시리라. 멘델스존의 교향악 5번을 듣는 것은 어떠실까. 팬데믹이 끝나지 않아 슬픈 이 가을,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암울한 소식으로 수놓은 이 가을, 어디로 가야할지 방향을 잃은 이 가을, 무엇인 우선이고 무엇이 중요한지 가치를 분간할 수 없는 이 가을, 유혹의 소리가 커지고 타협의 마음의 흘러나는 이 가을, 누군가의 손을 잡을 수도 없는 이 가을. 맑은 가을 아래의 어울리지 않는 어둠을 몰아내며, 상큼한 가을과는 어울리지 않는 웅크림에서 우리를 일으킬 종교개혁의 아름다운 음악이 여기 있다. 멘델스존 교향곡 5번 4악장.

내 주는 강한 성이요 방패와 병기 되시니/ 큰 환난에서 우리를 구하여 내시리로다/ 옛 원수 마귀는 이때도 힘을 써/ 모략과 권세로 무기를 삼으니 천하에 누가 당하랴/ 내 힘만 의지할 때는 패할 수밖에 없도다/ 힘 있는 장수 나와서 날 대신하여 싸우네/ 이 장수 누군가 주 예수 그리스도 만군의 주로다/ 당할 자 누구랴 반드시 이기리로다/ 이 땅에 마귀 들끓어 우리를 삼키려 하나/ 겁내지 말고 섰거라 진리로 이기리로다/ 친척과 재물과 명예와 생명을 다 빼앗긴대도/ 진리는 살아서 그 나라 영원하리라 아멘. 

10.10.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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