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으로 온 세계가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도 예외는 아니다 연일 치솟는 확진자수는 단 며칠 사이에 온 국민을 불안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트럼프대통령의 특별행정명령은 자유롭게 교회에 모여 예배를 드리던 성도들의 발목을 잡았다. 큰 교회들은 모든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자연스럽게 동영상예배로 대치가 되었지만, 작은 교회들은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미국 내에선 청정지역으로 생각하는 하와이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주일 서둘러 동영상 실시간예배로 대체한 교회도 있고 부득불 예배를 드리지 못한 곳도 없지 않다. 본지는 하와이행복한교회 이남수 목사와 지면 인터뷰를 통해 상황을 알아보았다.
하와이 행복한 교회의 담임 이남수 목사는 불과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본인이 교인 없는 빈 예배당에서 혼자 카메라 앞에 서서 온라인으로 예배를 하게 되리라는 것은 꿈에도 생각해보지 않은 일이었다고 한다. 세상이 아무리 COVID-19 바이러스로 소란스러울지라도 자신의 교회 정도의 규모라면 현장예배를 준수한다 해도 별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미국의 청정지역이라는 하와이마저도 COVID-19 바이러스의 위협을 피해갈 수가 없었고, 게다가 10명 이상의 모임을 자제하라는 권고가 있던 지난 15일 주일날, 예배를 잘 마치고 뉴스를 지켜보던 이남수 목사는 갈등이 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 끝에 월요일 중직자 긴급 대책 회의를 소집하고 바로 있을 수요예배 모임부터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제일 걱정이 되는 것은 다음 주일(22일) 예배였다. 주일예배를 중단할 수는 없는 일이고 어떻게 해야 하나? 뉴스로만 전해 듣던 온라인예배로 전환해야 한다는 말인데 당장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한다는 말인가? 참으로 막막했다. 급하고 답답한 마음에 인터넷에서 실시간 예배 방송에 관한 방법을 열심히 검색해봤다. 그러나 이 목사의 실력으로는 도통 감이 잡히질 않았고 또 엄두조차 나질 않았다. 그는 급히 아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이 목사의 아들은 녹화예배가 아닌 유튜브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라이브 온라인예배를 추천했다. 기존 교회에 있는 방송실 컴퓨터와 오디오 믹서는 그대로 이용하기로 하고, 비디오 카메라($250)와 HDMI Capture Card($150)만 새로 구입하면 된다고 했다.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그리고 방송을 위한 프로그램은 인터넷에서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OBS Program을 사용하기로 했다. 이 목사는 이 공짜 프로그램(OBS PROGRAM)만 잘 이해하고 활용한다면 어떤 교회라도 돈 드리지 않고 훌륭한 실시간 온라인예배가 가능하리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 목사 역시 처음 시도하는 이 예배를 과연 성공적으로 잘해낼 수 있을까 일주일 내내 마음이 편칠 않았다. 그는 주일 전날인 토요일 예행연습을 해보기로 했다. 이 목사가 카메라 앞에 서고 아들은 방송실에서 이것저것을 만지다가 큐사인을 보낸다. 설교를 시작해 보라는 것이다. 아들의 큐사인을 받고 열심히 설교해보는데 컷 소리가 난다. 그렇게 초조한 마음으로 분주히 손을 놀리며 이것저것을 만지는 아들의 손을 바라보기를 약 20번을 반복했던 것 같다.
대형교회에는 전문 기술자가 있을 것이고 또 여러 사람의 조언도 들을 수 있어서 이런 방송쯤이야 일도 아니겠지만 이렇게 작은 교회에서 생방송이란 참으로 큰 도전이 아닐 수 없었다. 게다가 예배를 위해 피아노 반주자나 찬양 팀 역시 함께 할 수도 없는 처지다.
교인들에게는 미리 편지로, 메신저로 온라인 실시간 예배를 광고했다. 그리고 주일 당일 또 다시, 예배 시작 10분 전에 단체 카톡방으로 접속할 사이트를 알리며 기도로 준비시켰다.
그리고 주일 아침 정각 11시에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유튜브 온라인 예배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접속이 15명, 그리고 차츰 접속자가 늘어나면서 50여명에 이르는 것을 보았다. 그러나 그것에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최선을 다해 예배 순서를 인도해야 했기 때문이다. 예배를 인도하면서도 제발 중간에 별 탈이 없이 잘 진행되기를 기도했다.
찬송과 찬양은 반주자가 없기 때문에 목사 혼자 부르는 것보다는 인터넷 동영상을 이용했다. 목사의 얼굴만 단독으로 비춰지는 것보다는 중간 중간 파워 포인트 내용을 삽입해 보여주도록 했다. 긴장하며 불안하며 초조한 가운데 예배를 마치고 나니 교인들에게 위로와 감사, 그리고 너무 좋았었다는 카톡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몇몇 교인들은 울면서 예배를 드렸노라고 고백을 해오기도 했다.
이 목사는 온라인예배가 끝난 후 녹화된 예배장면을 여러 번 반복해서 돌려보았다. 사실 부끄러워 얼굴이 달아올랐다고 말한다. 그러나 한편으론 자신감도 생겼다. “처음이니까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주시겠지. 하나님께서도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드리고자 애썼던 목사와 온 교인들의 마음을 받아주셨을 거야....” 이 목사는 더 많은 기도와 함께 수요예배도 실시간 방송으로 진행할 것을 다짐했다.
<이성자 기자>
04.04.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