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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신경마비

이영직

 

단순 포진 바이러스감염이 주범

우리에게 구안괘사로 잘 알려진 안면신경마비(facial nerve paralysis)는 인종이나 성별, 나이에 관계없이 생기는 질환이다. 통계적으로 인구 10만명당 20-30명꼴로 발생한다.

 

-방송국에서 일하는 임 모씨는 어느 날 아침 일어나서 거울을 봤다가 자신의 오른쪽 얼굴이 일그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임씨는 일주일 전부터 직장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 늦게까지 일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전날 밤에는 귀 뒤쪽이 아팠다. 거울을 봤을 때 오른쪽 이마에 주름이 잡히지 않았고 눈이 감기지 않았다. 양치질을 하고 물로 헹굴 때 입가로 물이 흘러내렸다. 입이 왼쪽으로 돌아가 있었다. 아침을 먹을 때 음식이 뺨에 끼이는 것을 느꼈으며 음식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없었다. 임씨는 놀라서 급히 병원을 찾아갔고 안면 신경마비 때문이라는 설명을 듣고 치료받기 시작했다. 

 

일곱 번째 뇌신경인 안면신경은 중추신경에서 나와서 말초신경으로 나가는데 염증으로 안면신경이 손상되어서 생기는 질병이 안면신경마비다. 안면신경마비는 벨 마비(Bell’s palsy)라고도 하며 일반인들에게는 구안왜사라고도 알려져 있다. 이 질환은 뇌 혈류의 장애로 생기는 중풍과는 차이가 있다. 대부분은 염증이 가라앉고 눌린 신경부위가 교정되면 치료된다.

과거에는 안면신경마비의 원인을 몰랐으나 주로 단순 포진 바이러스에 의해서 발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단순 포진 바이러스는 헤르페스라고도 하는데 입 주위에 염증을 유발하고 이 바이러스가 안면신경을 공격해서 염증을 일으키면 신경전달에 영향을 미쳐서 안면신경이 지배하는 안면근육을 마비시키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진단을 위해서 특별한 검사를 할 필요는 없지만 심하게 안면마비가 온 경우나 치료에도 회복이 안 되는 경우는 정밀 검사를 해서 구조적으로 안면 신경마비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치료는 초기에 약물치료를 해서 염증을 가라앉히고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일주일 동안 스테로이드제와 항 바이러스제를 사용한다.

안면신경마비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를 보면 마비가 심하지 않은 환자는 90% 이상이 완치됐지만 마비가 심한 환자는 약 60%만 완치되었고 전체적으로 환자의 약 85%가 3주 이내에 증상이 호전된 것을 볼 수 있다. 다시 말하면 마비가 심하게 올수록 예후가 좋지 않으며 3주 안에 회복되지 않으면 후유증이 올 수도 있다. 그 예로 입이 떨리면서 눈을 깜빡거리거나 웃을 때 눈이 감긴다든지 침이 나올 때 눈물이 흐르는 것 등이다. 

 

03.14.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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