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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코로나 軍선교, 패러다임 전환...미시적 접근법 중점

관문선교 붕괴, 군내 분위기 변화, 패러다임 전환 목소리

한 때 선교의 ‘황금어장’이라고 불리며 다음세대를 키우는 귀한 터전이었던 군선교 현장이 지금은 빠르게 침체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활동이 크게 위축된 가운데 군선교도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표면적으로 보이는 세례숫자나 엄숙한 신앙만을 강조하는 거시적, 양적 측면에서 벗어나, 개별 군인들의 정서에 가깝게 다가가고 지속적인 신앙을 도모하는 미시적, 질적 측면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를 위해 국내 교회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16일 교계에 따르면 세례를 받는 군인들의 숫자가 지속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군선교 운동본부가 설립됐을 때인 1999년에 약 22만명에 달했던 세례 군인 수는 2011년부터 감소 추세를 보이기 시작해 2019년에는 약 12만3000명으로 축소됐다. 급기야 코로나 기간을 거치며 급격히 감소해 2020년 약 3만명, 지난해엔 약 2만명으로 줄었다.

현재 군인교회의 대면예배 상황도 녹록지 않다. 경기도 김포에 있는 한 군인교회의 경우 코로나 이전 450명 가량의 군인이 예배에 참석했지만, 지금은 불과 50명의 군인이 예배에 참석하고 있다. 강원도에 있는 또 다른 군인교회는 군인들의 대면예배 참석 규모가 코로나 이전에 비해 3분의 1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군인교회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봤을 때 대면예배에 참석하는 군인들의 수는 코로나 이전 대비 최대 65% 가량 감소했다”고 전했다.

군선교 상황이 악화된 이유는 우선 ‘관문선교’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관문선교는 각 군 훈련소, 사단급 신병교육대대, 육군사관학교 등 학교기관에서의 기초적인 선교를 의미한다. 여기서 대다수 무종교인인 훈련병과 간부후보생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세례를 줘서 파송하면, 실무 부대에서의 원만한 양육으로 이어져 큰 결실을 보곤 했다. 그러나 코로나 기간 중 관문선교 현장에서 종교활동이 상당히 제약을 받게 됐다. 그 결과 무종교 비율이 높은 장병들이 종교에 대한 이해 없이 자대에 배치받게 됐고, 대대급 교회를 섬기는 대다수 민간 성직자들의 부대 출입과 장병 접촉도 제한돼 자대에서 신앙생활을 시작하거나 유지하기 어렵게 됐다.

군대 내 분위기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군인들의 인권 신장과 더불어 ‘무종교도 종교’라는 가치관이 확산되면서 지휘관이나 상급자가 종교행사 참석 권장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자율에 맡기는 현상이 일반화됐다. 아울러 휴대폰 사용 및 외박 확대, 병영 부조리 감소 등 군인들의 스트레스 요인이 많이 사라지면서 교회로 발걸음을 옮기는 군인들이 크게 줄었다. 경북에서 군 생활을 하고 있는 한 장병은 “과거엔 교회 등 종교가 힘든 군 생활을 위로받을 수 있는 안식처로 여겨졌고,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며 “하지만 복지 향상이라는 대체할 공간이 마련되면서 이젠 쉽사리 종교를 찾지 않는다”고 말했다.

코로나 기간 중 커진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한 몫 했다는 분석이 있다. 일부 교회들이 정부의 방역지침을 어기고 대면모임과 예배를 강행해 물의를 일으킨 것을 지켜본 군인들 사이에서 기독교의 배타적, 독선적인 이미지가 강화되는 부작용이 초래됐다는 것이다.

최근 포스트코로나 시대가 다가오는 가운데 군 선교도 패러다임을 전환, 개선을 도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존에 표면적으로 보이는 세례수치나 엄숙한 신앙 등 거시적, 양적 측면에 치중했던 것에서 벗어나, 효율적인 양육과 신앙 지속이라는 미시적, 질적 측면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를 위해 군 선교 관계자들은 무엇보다 군인들과의 정서적 친밀감 조성에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여 년을 군선교사로 활동해온 김기문 목사는 “그냥 무게를 잡고 신앙과 성경만으로 간다면 요즘 MZ세대 군인들은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며 “이에 앞서 군인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제로 접근해 그들의 마음의 문을 열고, 이후 신앙적으로도 다가가 그들 내면 깊숙이 있는 ‘종교성’을 깨워야 한다”고 말했다.

해당 주제로는 단순 취미에서 미래 비전 등 다양하다. 특히 군인들은 전역 후 진로, 경제, 연애 문제 등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주제를 두고 서로 나누는 ‘공동체’를 만들어 정서적으로 밀착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관련 공동체는 군부대 내에 있는 여타 동아리처럼 만들거나 군인교회 내에 조성한다. 25사단에서 군선교를 하고 있는 최광수 군종목사는 “젊은 군인들은 그 어느 때보다 개인화가 돼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 그 안에는 어딘가에 소속돼 연대하고 위로받고 싶은 마음이 있다”며 “학습 위주가 아닌 나눔 위주의 공동체를 만들어 가까워지고, 주제와 관련된 강사들도 불러 전문적인 도움을 줌으로써 효율적인 양육을 도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 목사는 군인교회에 ‘TEE 공동체’라는 건강한 나눔공동체를 만들어 적잖은 선교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나아가 전역 후도 신경을 써야 한다. 보통 현역 군인들의 신앙은 전역 후에 지속되지 않는 경우가 흔했다. 이는 기존 선교 방식이 주로 현역 세례에만 집중한 반면 전역 후는 등한시했기 때문이다. 군인들의 지속적 신앙을 위해서는 거점, 결연교회를 많이 모집하고 이곳으로 연결되는 군인들을 크게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한 교계 관계자는 “군대에서 양육, 관리 후에 결연교회 등으로 연결하는 것이 향후 군선교의 중요한 부분”이라면서 “군인에 대한 사역 효과가 군 시절에만 그쳐서는 소용이 없고, 이들이 진정한 교인으로 거듭나 계속 신앙생활을 하도록 하는 게 필수”라고 전했다.

07.23.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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