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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당’ 대신 진지하게 미래의 짝 찾는다

BBC, 코로나시대가 변화시킨 MZ세대의 데이트 방식 소개

하드볼링(hardballing) 허튼짓 하지 않는 데이트 접근방식

격동 시기 보낸 후 통제력 갖게 되는 현상...자신 보호방법

 

 

데이트 앱에서 사람들은 누군가를 찾고 있다. 하지만 정확히 무엇을 기대하고 있을까? 그 질문에 대한 답은 매우 다양하리라고 본다. 미래의 동반자? 동화 같은 로맨스? 아니면 그저 썸 타기?

젊은 층 사이에서는 데이트를 하며 생길 수 있는 혼란과 오해를 없애는 움직임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이를 '하드볼링(hardballing)'이라고 하는데, 허튼짓을 하지 않는 데이트 접근 방식을 뜻한다. 첫 데이트 전에 의도와 기대를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다. BBC는 발렌타인데이를 지나며 젊은 세대의 달라진 데이트 방식 즉 밀당 대신 솔직하게 미래의 짝을 찾아나서고 있다고 보도한다('I'm not pushed' These days, the MZ generation's dating style).

팟캐스트 '매치메이커'와 '페어드바이더피플' 제작자인 락슈미 렌가라잔은 팬데믹이 이런 현상의 배경이 됐다고 했다.

"사람들은 속도를 늦추고 삶을 재정비하고 의미를 생각하게 됐습니다."

인생은 소중하고 짧다. 정의하기 어려운 관계로 낭비할 시간이 없다. 이제 팬데믹 속에서 맞는 두 번째 밸런타인데이가 지나갔다. 데이트 방식이 예전과 달라졌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미혼모의 외동딸로 자란 메리는 의사 결정을 할 때 재정적 안정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다. 25살 메리(가명)에게 케냐 나이로비에서 했던 데이트는 "힘들었던" 기억으로 남아있다.

테크 회사에서 제품 관리자로 일하고 있는 그는 BBC에 "그 남자는 내 직업적 성공에 만족하지 못하고 내가 위축되기를 바랐다"라고 말했다.

"만약 그 남자와 제 직업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면, 저는 분명 안정성을 따져볼 겁니다." 물론 메리가 늘 이랬던 건 아니다.

2년 동안 그는 학업 도중 만난 한 사업가와 연애를 했다. 그 남자를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삶도 내어줄 수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메리는 자신이 더 이상 "관계에서 큰 희생을 감내할 사람"이 아니라고 했다. 그 남자는 안정된 직업이 없었고 수입도 불규칙했다.

메리는 "직업 안정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다시는 사업가와 데이트하지 않겠다"고 했다. "저는 가난하게 자랐고 제 연인이 직업적으로나 재정적으로 스스로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을 절대 원하지 않아요."

미혼모의 외동딸로 자란 메리는 의사 결정을 할 때 재정적 안정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다. 앞으로 연인이 갖추어야 할 '4가지 기본'도 만들었다. 안정적인 직업, 믿음, 핵심 가치, 가족의 중요성이 여기에 해당한다.

"첫 데이트에서 남자들을 만나면 이 기본사안을 따져보기 때문에 데이트를 계속 진행할지 안 할지 알게 됩니다."

미국 워싱턴에 거주하는 오웬 무어 역시 데이트가 어렵다고 느꼈다. 그는 BBC에 "도시의 일시적인 특성 때문에 뿌리를 내리려는 사람들을 찾기가 정말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팬데믹 전에 오웬은 온라인 데이트를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이제는 조금 마음이 바뀌었지만 궁극적으로는 "가능한 한 빨리 앱에서 벗어나는 것"이 목표다.

27살로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는 무어는 "의도가 명확하고 정직한 데이트를 믿는다"면서도 "하지만 어떻게 해야 어색하지 않게 그런 데이트를 할 수 있는지 정말 고민이다"라고 했다.

하지만 누가 데이트가 쉽다고 했던가. 관계 전문가인 락슈미 렌가라잔은 사랑을 찾는 과정에서 요즘 세상에선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상대방이 설명 없이 갑자기 모든 연락을 끊어버리고 잠적하는 일도 그중 하나다.

렌가라잔은 "디지털 시대 버려지는 관계 문화에서 파생된 것"이라고 했다. 그는 현재 데이트 문화가 누군가를 천천히 알아가는 것보다 숫자 게임에 가깝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일회용 데이트 같은 문화를 맛본 후, 사람들은 이를 상쇄하는 방법을 알아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이런 스트레스와 걱정을 없애기 위한 보다 솔직한 접근법인 '하드볼링'이 나타나게 된 배경이다.

오웬은 "디지털 공간에서 사람들은 불편한 대화를 하기보다는 누군가를 그냥 무시하거나 쉽게 차단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나보다) 더 흥미롭고 더 관심이 가는 사람이 있어서 뒤처질 수 있다는 두려움도 있다"고 했다.

오웬에게 데이트란 '연결이 이어져 관계로 바뀔 수 있는지 보는 것'이다. 그는 "세상에는 회색이 많기에 모든 걸 흑과 백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미래의 짝에게 명확하게 갖고 있는 기대감이 있긴 하지만 거기에도 약간의 유연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고 해서, 두 번째 데이트가 없을 것이라곤 생각하진 않아요."

락슈미 렌가라잔은 하드볼링이란 결론적으로 격동의 몇 년을 보낸 후 사람들이 통제력을 갖게 되는 현상이라고 봤다. 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건 우리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이고, 진정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03.05.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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