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7월15일 1641호 UPDATED 2017-11-07 오후 9:31:12 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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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에제르가 되다
달변가가 대세
노창수 목사
(남가주사랑의교회)



몇 년 전 여러 목사님들과 함께 호남 지역에 유서 깊은 교회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그 교회 담임목사님께서 한 여 집사님에게 교회 역사를 설명하게 하셨습니다. 얌전한 외모와는 달리 구수하고 감칠맛 나는 전라도 사투리로 말을 시작한 집사님은 말솜씨가 매우 뛰어났습니다.
그 집사님의 설명은 조리 있고 재미까지 있어서 귀에 쏙쏙 들어왔습니다. 막힘없이 청산유수로 흐르는 그 집사님의 이야기에 모두가 흠뻑 빠져들었습니다. 그 집사님은 참석한 목사님들의 부러움을 살만한 달변가였습니다.

전에도 그랬었겠지만, 요즘은 말을 막힘이 없이 잘하는 사람이 ‘인기 짱’입니다. 정치인이든, 예능인이든, 직장인이나 사업가이든, 그리고 목사들까지도 말을 잘하는 달변(達辯)가가 대세입니다. 그 반면에 말주변이 없고 어눌한 사람, 말이 서투른 눌변(訥辯)가는 별로 환영을 받지 못하는 세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쉽게도 말의 내용보다 달변인지, 눌변인지에 따라 지지도가 결정되는 것 같습니다.


지난 6개월 사이에 미국과 한국의 대통령 후보자들의 TV토론에도 이런 현상을 볼 수 있었습니다. 어떤 후보자는 상대 후보자들의 인신공격에도 자신이 해야 할 말을 차분하고 조리 있게 설명하는 반면에, 어떤 후보자는 ‘한번 붙어보자’는 식의 거친 말투와 막말로 대응을 하였습니다. 또 어떤 후보는 달변으로 상대를 공격하는데 성공을 해서 호응을 얻었고, 어떤 후보는 좋은 생각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답변을 잘 못해서 지지층을 잃기도 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SNS에 바른 말을 하는 사람들의 글이 종종 올라옵니다. 그런 사람의 글에 네티즌들은 ‘라이크’(like)를 누르거나 동조하는 댓글을 남기곤 합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바른 말, 정의로운 말을 하는 사람들이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는 없어야 합니다. 자신의 생각을 남의 눈치 보지 않고 과감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민주주의의 꽃입니다. 하지만 ‘바른 말’이 곧 ‘옳은 말’ 일까요?


문제는 바른 말을 하는 사람들 중에는 ‘나는 솔직하다. 뒤끝이 없다. 나는 할 말을 해야 한다’고 하면서 은연중에 자기 의를 드러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자기 자신이 ‘바른 말’의 기준이 되어 남을 섣부르게 판단하고 정죄하기도 합니다. ‘듣기는 속히 하고 말하기는 더디 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기보다는 내 기분 내키는 대로 지혜롭지 못한 말을 합니다. 남에 대한 배려 없이 내 감정을 표현함으로 남을 어렵게 하고 아프게 합니다.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여러분은 말을 잘하십니까? 혹시 달변가입니까? 그런데 ‘말을 잘하는 사람’은 많지만 불행하게도 ‘잘 말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혹시 바른 말을 즐겨 하시나요? 그런데 바른 말을 하는 사람이 바른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아시지요? 오직 바른 행동을 하는 사람만이 바른 사람입니다.


좋은 나무가 좋은 열매를 맺듯이 세상 속의 크리스천들은 ‘말을 잘하는 사람’이 되기보다 ‘잘 말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바른 말을 하는 사람’보다 ‘바르게 행동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오직 잘 말하는 사람과 바르게 행동하는 사람만이 진정한 ‘달변가’ 입니다. 이런 ‘달변가가 대세’인 세상이면 얼마나 좋을까요?
“거짓 입술은 여호와께 미움을 받아도 진실하게 행하는 자는 그의 기뻐하심을 받느니라”(잠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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