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6월9일 1685호 UPDATED 2018-06-05 오후 9:45:19 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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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에제르가 되다
한국 최초 건강장애 청소년 대안학교 ‘캔틴스쿨’
‘다락방’ 문제 해결로 급진전… 9월 장로교단 총회가 관건
캔틴스쿨(Canteen School)은 소아암 등 희귀난치병 질환으로 배움의 기회에서 소외된 청소년을 위한 국내 최초의 건강장애 청소년 대안학교다. 캔틴은 각각 암과 10대를 뜻하는 영어단어가 조합된 ‘캔서 틴에이저(cancer teenager)’의 줄임말이다. 건강장애란 암 등 만성질환으로 3개월 이상 장기입원이나 통원치료를 해 학교생활이나 학업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말한다.

학교는 서울 마포구 월드컵북로 주택가 속에 있다. 일반주택과 비슷해 보이지만 외벽에 흰색과 연두색 페인트가 곱게 칠해져 있어 눈에 띈다. 홍대 인근의 2층 단독주택을 리모델링해 학교로 꾸민 건 허인영(50·서울 희망감리교회) 교장의 아이디어다. 면역력이 취약한 이곳 학생들의 특성 상 사람이 붐비는 고층 건물보다 단독공간인 가정집이 이용하기 편하다고 봤다.

현재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건강지원국장을 맡고 있는 허 교장은 캔틴스쿨에선 비상근으로 일한다. 사회복지사인 그가 학교를 세운 건 한 건강장애 청소년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이 계기가 됐다. 당시 허 교장은 백혈병·소아암 환우 가족을 위해 협회가 운영하는 쉼터 ‘사랑의 보금자리’에서 일했다.

지난해 병원 치료를 마치고 엄마와 함께 쉼터에 들렀던 한 건강장애 청소년이 치료 후유증으로 청력을 잃은 것을 비관해 쉼터 건물에서 투신했다. 엄마가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일어난 일이었다. ‘평소 아이가 학교에 갈 수 없어 외로움에 시달렸다’는 이야기를 들은 그는 극단적 선택을 막지 못한 죄책감과 안타까움에 시달렸다. 이때를 회상하던 허 교장은 흐느끼며 말했다.

“친구와 통화하는 게 낙이었는데 귀가 안 들리니 그런 결정을 했다는 거예요. 집과 병원만 오가는 아이들을 위해 학교를 세우겠다는 생각을 이때 굳혔죠. 설령 내일 하늘나라에 가더라도 오늘을 즐겁고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는 친구 같은 학교를 만들자는 마음에서요.”

협회와 서울시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의 도움으로 지난 3월 문을 연 학교에는 입소문을 타고 경기도 수원, 평택, 일산 등 전국 각지의 건강장애 학생 16명이 입학했다. 치료비 부담이 큰 점을 감안해 학비는 받지 않는다. 항암치료를 받거나 후유증을 겪는 학생들의 체력을 고려해 수업은 일주일에 3일만 한다. 기초과목인 국어 영어 수학은 물론 악기배우기, 사진촬영, 목공, 요리 등 문화·예술·생활 강의도 진행한다. 장기 치료로 일상이 흐트러진 아이들의 건강과 스트레스 관리를 위해 산책과 등산, 요가 등 운동교실도 병행한다. 학교에 올 수 없을 정도로 몸이 아픈 학생을 위해서는 직접 교사가 방문하기도 한다.

기독교학교는 아니지만 목회자 사모인 허 교장은 학교 문을 열기 전에 개소예배를 드렸다. 학교가 아픈 아이들에게 생명의 근원이 되고, 다시 출발할 수 있는 회복의 자리가 돼 희망을 선물하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오늘 괜찮아도 내일 증세가 악화돼 죽음을 맞을 수도 있는 학생들에겐 특히 더 기도가 필요하다. 허 교장과 9명의 교사·강사들은 개교 5개월 만에 제자 한 명을 하늘나라로 보냈다.

허 교장은 “건강장애 청소년은 복지 사각지대에 갇힌 새로운 사회적 약자”라며 “예수님은 어린아이와 아픈 사람을 보살피라는 말씀을 항상 하셨다. 이들에게 돌봄을 제공하는 일에 기독교인들이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02-3144-2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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