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6월9일 1685호 UPDATED 2018-06-05 오후 9:45:19 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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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에제르가 되다
두 환자의 임종
채플린 임상목회 (17)
박동서 목사 (Texas Health Presbyterian병원 채플린)

지난 메모리얼데이에는 유난히 입원 환자들의 사망이 많았습니다. 주말에 새로 산 동티모르 산 원두로 갈아 만든 모닝커피 한 잔을 내려서 막 맛보려는 순간에 중환자실 전담 간호사의 문자 메시지와 비상 콜이 갑자기 쏟아져 들어왔습니다. 지난 두 주간 가끔씩 방문해서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60대 후반의 비슷한 연령을 가진 두 환자가 나란히 옆방에서 동시에 임종을 앞둔 상황을 맞게 된 것이었습니다. 한 분은 이미 4년여 간의 유방암 투병을 통해 지칠 대로 지쳐 있었던 분(J)이었고, 다른 한 분(S)은 불과 세 달 전에 췌장암 말기로 진단을 받고 본인과 가족들이 받은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이었습니다. J란 환자는 자신이 모태신앙 기독교인이라고 스스로 밝히면서 신학적 박식함을 자랑하곤 하였습니다. 난해한 성경구절을 예로 들면서 채플린 앞에서 자신이 얼마나 신학 서적을 많이 읽고 수많은 성경공부 코스를 수료했는지 우쭐해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간호사들에게 물어보면, 방문하는 친척이나 친구는커녕, 친 자식들마저도 전화연락조차 힘들다고 하소연을 할 정도였습니다. 본인 말로도 1-2년 이상 지속적으로 출석해본 교회가 없어서 교회 목사님이나 교우들의 심방도 전무한 상태였습니다. 환자가 입원한 방에는 그 흔한 위로 카드나 화환, 가족들이 가져온 사진 액자 하나도 없이 커튼이 닫혀진 어두컴컴한 병실에서 분노와 외로움으로 그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고 있었습니다.

반면에 S란 환자는 부부가 모두 신앙에는 관심도 없는 삶을 살아오다가 말기암이란 진단을 받고서야 가까운 친구의 권유로 교회 출석을 하고 지난 부활주일에는 세례까지 받게 될 정도로 인생의 마지막 시간을 믿음의 가족들과 지내오고 있었습니다. 그녀가 출석하는 작은 교회의 목사님은 채플린이 방문할 때마다 거의 매번 병실에 와서 환자와 가족들을 위로하고 기도해주고 있었습니다. 세 명의 손자 손녀는 교대로 와서 할머니를 기쁘게 해주었습니다. 환자는 처음에는 기적적인 치유만을 위해 신에게 의지해보려는 마음으로 교회도 가고 성경도 읽어보았지만, 이제는 영원한 천국의 삶이 기다리고 있고 사랑하는 가족들을 다시 만날 수 있는 믿음의 확신까지도 갖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물론 죽음이 아직은 두렵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남겨두고 떠난다는 사실에 고통스러워 했습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연락을 받고 지역 장기 기증 센터의 담당직원이 방문을 하면서 채플린도 함께 참석을 하게 되었습니다. 장기 기증은 절대로 환자뿐 아니라 가족들의 동의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기에, 대기 상태로 장기 기증만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 수많은 수혜자와 가족들을 대신해서 모든 병원들은 지역 장기 기증 센터와 긴밀히 협조해서 임종을 앞둔 환자와 그 가족들을 설득해서 기증 절차를 받게 됩니다. S 환자는 거의 모든 기증 가능한 장기와 피부까지 기증을 하고 심지어는 그 유족들마저 사망 시 장기 기증을 하겠다는 의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완강하게 거절하며 기증 의사가 없음을 주장하던 J 환자마저도 그 날 아침 채플린의 방문을 받고 마지막 임종 기도를 받은 후 간호사를 불러 장기 기증을 원한다고 해서 스태프 모두를 놀라게 하였습니다. 비록 일가친척 한 명도 없이 외롭게 세상을 하직했지만, 성령님은 그 영혼을 불쌍히 여기시고 마지막 그 닫혔던 마음 문을 열게 하신 것 같았습니다. (Texas Health Presbyterian 병원 채플린) tdspa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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