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열린 플랫폼에서 다양하게 다시 생각하기


펜실베니아대학 와튼스쿨의 조직심리학 교수인 애덤 그랜트는 그의 책 싱크 어게인 (Think Again) 에서 지금도 여전히 컴퓨터 운영체계 윈도95를 쓰는 사람을 보고 비웃으면서도 1995년에 형성된 자신의 견해는 여전히 붙잡고 놓지 않는 것처럼 자신이 신봉하는 어떤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Grant 2021). 우리는 그랜트가 제안한 것처럼 팬데믹을 지나며 우리가 가지고 있었던 수많은 가정들에 대해 다시 생각하기 시작하였다. 코로나19가 평소에 감기에 강한 우리 나라에게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나, 독감보다 덜 치명적일 것이라 생각하거나, 열이 나고 기침을 하는 등의 증상이 있는 사람만이 바이러스를 전염시킬 것이라는 것 등의 가정들이다. 그러나 이제는 거의 모든 일상이 달라진 뉴노멀의 세상에 살게 되었다. 이런 환경에서 선교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기가 절실한 시기가 되었다. 영국의 저널리스트인 매슈 사이드는 그의 책 다이버시티 파워에서 동질집단의 위험성에 대해 지적하면서 미국 CIA가 911 테러 징후를 예견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가 문제해결과 혁신을 가로막은 동질집단으로 가득 찼었기 때문이라고 했다(Syed 2021). 복잡한 문제일수록 다양한 다른 사고의 사람들이 함께 일해야 한다고 말한다. 단순히 젠더, 인종, 나이, 종교 등을 넘어 관점과 통찰력, 경험, 사고방식 등의 차이를 두루 아우르는 집단지성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변화가 극심한 선교의 외부 환경과 내부 환경의 도전을 어떻게 잘 대처할 수 있을 것인가. 그 방안이 무엇인가 찾을 때 다양한 그룹의 사람들이 함께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할 것이다. 

열린 플랫폼에 모이는 사람들은 다양해야 한다. 선교의 전문가 뿐 아니라, 신학자, 목회자, 심리학자, IT 전문가, 미디어 전문가, 경제인, 경제학자, 안보전문가, 군인, 국제정치학자등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과 재정적인 후원과 기도후원으로 함께 하는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장을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심리학자들은 우크라이나와 같은 급변 사태가 일어난 지역 주민들을 위한 외상후스트레스장애들을 도울 수 있을 것이다. IT 전문가들은 4차 산업혁명시대의 기술적인 발전이 가져다줄 편리함을 어떻게 선교와 연계하여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인가 찾아내고, 보안 문제 등과 같이 발전과 함께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한 IT 분야의 대책을 도울 수 있을 것이다. 전 세계가 출렁이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전문가들이 많이 개발되어 선교적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한 일 가운데 하나이다. 우리는 우크라이나사태를 대하면서 왜 이런 일들을 예측하고 준비할 수 없었을까 질문하여 볼 필요가 있다. 100여 명에 달하는 우크라이나 주재 한인 선교사들 가운데 누구도 크림반도 합병 이후에 러시아의 이런 대규모 침략이 있을 것이란 예측이나, 대비하는 경고의 메시지를 발하거나 준비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물론 선교사들이 볼 수 있고 가질 수 있는 정보나 큰 그림의 한계가 명확하고 그 어떤 전문가도 쉽게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없지만 이런 국제 정치적이고 군사적인 변화를 감지하고 비상사태를 준비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선교전문가들은 다양한 전문가들과 막힘 없는 소통을 통하여 이해의 폭을 넓히고 선제적인 대책 마련을 위해 힘써야 할 것이다.

선교에 있어서 무엇을 다시 생각하고, 어떻게 하면 다시 생각할 수 있을 것인가. 가장 활발한 논의는 선교의 방법에 대한 것이다. 모든 활동이 제약된 환경 가운데 어떠한 선교 방법이 가능했는가 돌이켜 보고 가장 효과적이기보다는 가장 가능성이 있었던 방안이 떠오르고 있다. 무엇보다 인터넷과 IT 발달은 4차산업혁명을 선교의 모든 분야에서 실감나게하였다. 아프리카 케냐에 남아있던 선교사는 처음에는 너무나도 답답한 감금(?) 생활과도 같은 시간을 보냈지만 점점 줌을 통하여 수 백 킬로미터 떨어진 곳을 심방하고 사역을 이어갈 수 있었다며 오히려 몇 달에 한 번 갈 수 있었던 지역을 거의 매주 모임을 가지도록 가까워졌다고 하였다. 또한 이런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많은 고급 자원들이 지리적 한계를 뛰어넘어 섬길 수 있는 길도 있다. 한국의 기독의료인들이 온라인을 통하여 전문가 소견을 나누며 선교 현장에 남아있는 선교사들을 진료하고 도움을 주는 것을 넘어 현지인들의 진료를 도왔다. 평소에 교회 가까이 유입된 난민들을 돕던 시라큐스한인교회는 최근에 온라인 한글학교, 미술학교, 음악학교를 개설하고 지역 주민들뿐만 아니라 비슷한 시간대의 중남미 지역의 선교사 자녀들을 돕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도움을 주고 있다. 이것은 IT의 발전이 가져온 선교영역의 확장이라고 할 것이다. 

한계를 뛰어넘는 선교를 위해 다양한 사람들이 

자유롭게 막힘이 없이 소통할 수 있는 열린 대화의 장 필요

선교지 지도력 이양이 이루어지고 있다. 선교사들은 선교지에서 거주할 수 없게 되었고 비자발적 철수를 하게 되었는데 이 때에 나타난 현상은 현지인들에게 비자발적이지만 지도력을 이양하게 되었다. 즉, 현지 지도력이 개발이 된 선교사와 선교지는 사역들이 연속적으로 이루어 졌지만, 현지 지도력이 세워지지 않은 곳에서는 모든 것이 중단되는 사태가 일어났다. 잠시 중단되는 것인지 영구적인 단절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겠지만 많은 경우 현지 선교 상황은 선교사의 유무와 직접적인 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현지의 아직 준비되어지지 않았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에게 지도력의 이양 시기는 언제가 좋을 것인지도 다시 생각해 볼 영역이다.

선교의 대상과 자원 배분에 대한 논의이다. 선교자원의 90% 이상이 이미 복음을 들은 기독교인들(M0), 기독교인들과 같이 살거나 (M1), 근접문화권에 살고 있는 사람들 (M2)을 위해 사용된다는 보고는 오랜 동안 랄프 윈터를 통하여 도전되었고, 그후 10/40 창 아이디어를 통해 루이스 부시를 통하여 들어왔다. 아직도 획기적인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다. 더욱 팬데믹으로 인하여 외국인들의 거주와 이동에 대해 극히 민감한 각 국가들, 특히 선교사가 가장 필요한 나라들은 선교사의 이동과 거주를 제한하고 있다. 그렇다면 아직 남아있는 지역의 사람들, 선교사를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것은 어떻게 할 것인가. 선교사들은 어떤 사람들을 대상으로 사역을 할 것인가. 

유사문화권 사람들을 통해 복음을 전하도록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미얀마에 빨라웅 족이 있다. 금으로 장식을 하는 금빨라웅족과 은으로 주로 장식을 하는 은빨라웅족이 있는데 금빨라웅족은 우리 가운데 단 한 사람도 예수를 믿는 사람이 없다고 단언한 것을 들었다. 그렇다면 이들에게는 선교사가 다가갈 수 있는 길이 단 두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금빨라웅족 가운데 다른 도시로 나와서 살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과 다른 하나는 이들과 가까이 만날 수 있는 다른 종족 기독교인을 통하여 소통하는 길이다. 다른 종족으로는 가장 좋은 것은 버마종족 가운데 준비된 기독교인이 있다면 좋을 것이지만 미얀마에는 그렇게 준비된 기독인 버마종족은 많이 없다. 그래서 다음 가능성은 친족, 까친족, 까렌족이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준비된 사역자들이 많은 종족이 친족이었다. 그래서 친족의 사역자를 준비시켜 빨라웅지역으로 파송하고 그들이 다양한 방법의 섬김을 통해 현재는 소수의 교회들과 공동체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런 실례는 1996년부터 진행되어온 것으로 팬데믹 이전부터 지난 26년 동안 진행되어온 것이다. 그러나 이제 팬데믹과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면서 어떤 방법이 가능성이 있을지, 그리고 현재 기독인들이 된 빨라웅들의 현황은 어떤 것인지에 대한 정밀한 평가가 있어야 할 것이다. 이 과정 가운데 위에 언급한 다양한 전문가들의 고견이 첨가되었다면 어떤 방안이 마련되고 획기적인 복음의 침투가 가능하였을까 생각하면 아쉽기만 하다. 선교사들이 직접적 접근이 어려운 지역일 수 록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열린 플랫폼이 필요한 시기이다. 

또한, 선교의 주 대상을 어떻게 정해야 할 것인지 열린 대화가 필요하다. 개인적인 소명에 대해서 말하기보다는 교회 전체적으로 선교의 자원을 어떻게 분배하여야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이다. 문명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살아가는 경제적 빈곤과 풍요 속에서 복음의 빈곤에 대한 논의, 전쟁이나 자연재난으로 인한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물질 자원의 배분의 문제, 교만으로 가득한 불가지론자들인가 타종교에 심취한 전통종교인들이 우선 대상인가. 인권의 사각지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인가 누가 예수님이 가장 기다리시는 사람들인가. 잃어버린 어린 양 한 마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시점이다. 교회 안에 잃어버린 양들의 모습이 가족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오늘날에 더욱. 

dr.yongcho@gmail.com

10.01.2022

Leave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