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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삭 왓츠와 ‘주 달려 죽은 십자가’ (Isaac Watts and When I Survey the Wondrous Cross)

윤임상 교수

(월드미션대학교대학원)

페라프레이즈(Paraphrase)라는 음악기법이 있습니다. 이것은 기존하는 선율이나 가사를 변형하여 새롭게 음악에 접목시키는 창작기법입니다. 이것은 14-16세기에 걸쳐 교회음악에서 단성 성가의 선율을 자유롭게 변형하던 기술에서 출발하였습니다. 대표적인 작곡가는 죠스켕 데 쁘레(Josquin des Prez 1450-1455)로 그가 하나의 선율을 변형시켜 여러 성부에 대입시켜 음악을 확대시켜 나가게 되었습니다. 

한편, 교회음악 찬송역사에 있어 가사의 페라프레이즈 기법을 유용하게 사용하여 교회음악의 큰 변화를 주동했던 두 인물을 꼽으라면 종교개혁자 마틴 루터(Martin Luther1483-1546), 그리고 아이삭 왓츠(Isaac Watts 1674-1748)를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기존하는 시편의 내용을 바꾸어 그 당시의  언어로 재구성해서 찬송을 만들어 그것으로 종교개혁에, 그리고 영국 찬송가역사에 새로운 변화를 일으킨 계기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이 글을 통해서는 아이삭 왓츠의 페라프레이즈 기법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해가고자 합니다.  

 

복음메시지를 당시 언어로 만든 페라프레이즈 기법 사용 

750편 복음찬송 작사...미국 대각성 부흥운동에 큰 영향 

 

아이삭 왓츠는 영국의 신학자이자 찬송작가로서 1674년 영국 사우셈프턴에서 태어났습니다. 당시 회중교회 장로인 그의 아버지는 국교인 성공회를 따르지 않는 이유로 두 번이나 감옥에 투옥되었습니다. 이런 신앙배경 속에서 자란 왓츠는  영국 스토크 뉴잉톤(Stoke Newington)에 있는 아카데미(당시 영국 국교인 성공회에 반대하는 하나의 독립교단, nonconformist academy at Stoke Newington)에서 4년 동안 신학을 공부했습니다. 

전통에 따르면 그의 나이 20세에 다시 사우셈프턴에 있는 부모 곁으로 돌아온 그가 어느 주일날  제네바 시편가를 부르는 당시 교회예배의 전통에 대해 몇 가지 이유를 가지고 논박하며 아버지에게 불평을 털어놓았습니다. 그 때는 영국 국교인 성공회 교단을 제외한 모든 개신교 교회들은 칼빈의 운율 시편가인 제네바 시편가(Genevan Psalter)만이 예배에서 찬송으로 불려졌습니다. 

왓츠가 제시한 문제점을 세 가지로 요약해볼 수 있습니다. 첫째, 구약의 문화 속에서 만들어진 시편을 문자 그대로 찬양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둘째, 찬송가는 단순히 먼 과거의 사건을 회상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의 언어로 바꾸어 생각과 감정을 바로 표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시편의 내용 속에서는 예수그리스도 복음의 언어가 직설적으로 표현되어 있지 않다는 주장하며 문제점들을 제시한 것입니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그는 시편뿐 아니라 복음서, 서신서에 나오는 복음에 관한 메시지들을 그 당시 언어로 페라프레이즈하여 가사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을 통해 그는 구약의 내용을 기초로 해서 예수그리스도의 복음을 조명하여 아들의 관점에서 아버지 하나님을 바라볼 수 있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리스도의 임재를 표현하게 하였습니다.  

왓츠는 그의 생애 동안 750편의 복음찬송을 만들면서 영국찬송의 아버지라는 칭호를 받으며 영국 교회예배에 새로운 찬송시대의 장을 열게 되었습니다. 이뿐 아니라 그의 찬송이 미국에서 1720-1890년 3차에 걸쳐 전개되었던 대각성 부흥운동(The Great Awaking Movements)의 시기에 전파되어 주된 찬송들로 불려지면서 미국의 복음찬송을 만드는 촉매제 역할을 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왓츠가 쓴 “주 달려 죽은 십자가(When I Survey the Wondrous Cros)”는 그가  쓴 찬송 중 가장 훌륭한 찬송 중 하나로 널리 인정받고 있습니다. 1707년 만든 이 작품은’ Crucifixion to the World by Christ of Christ’라는 제목으로, 갈라디아서 6:14 “그러나 내게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 결코 자랑할 것이 없으니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세상이 나를 대하여 십자가에 못 박히고 내가 또한 세상을 대하여 그러하니라” 를 중심으로 해서 쓰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 곡이 같은 해에 왓츠 최초의 영국찬송가 모음집인”Hymns and Spiritual Songs”으로 출판되었습니다. 이것이 1824년 미국 작곡가 로웰 메이슨(Lowell Mason, 1792-1872)에 의해 미국의 복음찬송으로 널리 알려지며 오늘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이 찬송 안에 담겨진 중심 내용은 ‘십자가의 도’입니다.

지난 2003년에 뉴욕에 있는 교회 The Church of Holy Cross에 두 번이나 도둑에 털린 일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헌금함이 털렸고 두 번째는 예수님의 동상이 도둑맞았습니다. 120cm에 약 91kg 정도 무게의 큰 동상이었는데 그것을 훔쳐갔습니다. 그런데 벽에 있는 커다란 십자가는 그냥 두었습니다. 당시 교회건물을 관리하던 David James라는 분이 인터뷰를 하면서 이런 재미있는, 그러나 의미 있는 말을 했습니다. “도둑이 십자가는 두고 예수님만 훔쳐갔습니다. 예수님을 원한다면 십자가도 가져가야 하는 것을 몰랐나 봅니다.”

잠시의 일들이었지만 예수님의 제자들은 대부분 그리스도의 십자가 처형 이후 모두 다 흩어져 자신들의 길을 갔습니다. 당시 제자들도 기적을 일으키며 능력을 행사하던 예수님은 취하고 모욕과 고통의 십자가는 버리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진정으로 예수님을 원한다면 십자가도 가져가야 하는데 말입니다.

예수님의 사랑을 이해하려면 고통의 십자가의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순종과 헌신을 보이기 이전에 우리를 무조건 사랑하셔서 우리를 위해 십자가의 길을 가신 사랑의 하나님이십니다. 그렇기에 예수님을 원한다면 십자가도 가져가야 합니다. 우리를 위해 고난의 길을 가심으로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고 우리로 하나님의 자녀가 되게 하신 십자가를 두고 예수님을 섬기며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가 된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물질 만능의 시대, 모든 것이 점점 더 편안해져가는 이 시대에 우리를 유혹하는 큰 요소는 영광의 예수님을 원하지만 고통의 십자가는 점점 더 희미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위대한 찬송 작가 아이삭 왓츠는 결국 찬송을 통해 희미하게만 비추어졌던 복음의 핵심 예수그리스도를 선명하게 비추어 내며 그 안에서 십자가의 도를 발견하여 페라프레이즈 기법을 사용하여 찬송의 개혁을 일으킨 위대한 신학자요 찬송작가였습니다. 

올해 사순절을 지내며 그리스도 고난의 십자가를 나의 보석으로 밝게 비추어서 그 은혜를 선명히 드러내기를 다짐하는 감격의 시간들이 되고 싶습니다. 

03.19.2022

iyoon@wmu.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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